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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베를린 장벽 설치(1961)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베를린은 동·서 베를린으로 쪼개졌다. 비록 땅은 갈라졌지만 거기서 사는 사람들의 왕래는 자유로웠다. 그러나 1949년 동베를린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통제와 억압을 견뎌내지 못한 사람들의 탈출이 러시를 이루었다. 전문직 종사자나 숙련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해 20만 명 정도로 체제 유지가 힘들 정도였다.

 동독이 극단적인 대책을 고안했다. 동·서 베를린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와 거리에 철조망을 설치한 것. 1961년 오늘, 아침에 일어난 주민들은 밤새 벌어진 기막힌 광경에 깜짝 놀랐다. 탱크가 곳곳에 배치됐고, 군인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었다. 이제 도시가 완전히 반으로 갈라져 서로 오갈 수 없게 됐다. 동서냉전을 의미하는 ‘철의 장막’이었다.

 동독은 다시 철조망이 쳐진 곳에 장벽을 쌓았다. 1962년에는 장벽으로부터 100m 이내의 모든 건물을 철거했다. 아무도 다닐 수 없는 ‘죽음의 지대(Death Strip)’였다. 그래도 부족했던지 1975년까지 몇 차례 더 콘크리트로 장벽을 강화했다. 베를린을 동·서로 나눈 장벽은 43㎞, 서베를린 외곽을 둘러싼 장벽은 156㎞에 달했다. 감시탑은 116개소나 됐다. 1961년부터 1989년까지 5000여 명의 동독인이 탈출을 시도했다. 이 중 1000여 명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공고한 철의 장벽도 인간의 자유를 막지 못하고 1989년 11월 9일 마침내 시민들의 손에 의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