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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헤위에르달, 뗏목타고 태평양 횡단 (1947.8.7)

  남태평양 한가운데 점점이 박혀 있는 환상의 군도 ‘폴리네시아’, 그 섬들의 원주민들은 어디서 왔을까. 노르웨이의 인류학자이자 탐험가였던 토르 헤위에르달(1914~2002)은 폴리네시아 문명을 연구하면서 이 질문을 수없이 던졌다. 그러던 중 그는 페루의 전승신화가 폴리네시아인들의 전승신화와 묘하게 닮았다는 점을 발견했다.

 페루 전승신화는 오늘날 티티카카 호수주변에 정체불명의 백인이 살았는데, 외부의 침략을 받아 바다 건너 멀리도망갔다는 이야기다. 폴리네시아 신화에는 자신들의 조상이 먼바다에서 건너온 백인이라는 내용을 담고있다. 그는 또 고구마를 두 지역 모두에서 ‘쿠마라’라고 부르는 것도 알았다.

 그는 이를 토대로 페루에 살던 백인들이 폴리네시아인들의 기원이라며 이주(移住)설을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천㎞나 되는 태평양을 옛날 항해술로는 건널수 없다는게 반대 학자들의 주장이었다. 발끈한 그는 자신의 주장을 직접 증명하기로 했다. 밀도가 낮은 발사나무로 ‘콘티키호’라는 뗏목을 만들고, 고구마와 대추야자를 식량으로 준비한뒤 페루를 출발해 옛날 방식 그대로 항해에 나섰다.

 1947년 오늘, 그는 5명의 동료와 함께 6980㎞를 항해한 끝에 폴리네시아 투아마투섬에 도착했다. 항해 101일만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그의 학설보다는 기적과도 같은 항해에 더욱 놀랄 뿐이었다. 그의 항해에도 불구하고 페루에서의 이주설은 아직 정통 학설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