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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만나는 첫 스승, 훈련소 조교

그것이 알고 싶다. 

날 선 눈매…맹수 같은 야성… 보기만 해도 ‘벌벌’

기찬 진짜 사나이 조련기 센 호랑이 선생님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오는 15일은 제35회 스승의 날입니다. 해마다 이날이면 ‘스승의 은혜’의 노랫말이 입안을 맴도는 독자들이 많으실 텐데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난 많은 스승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하는 가르침을 주신 모든 스승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훈련소에 입대하는 이들에게 군대에서 처음 만나는 스승은 바로 훈련소 조교(분대장)일 것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이번 주는 군에서 만나는 첫 스승인 이들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육군훈련소 조교(분대장)들이 훈련병들 앞에서 제식 시범을 보이며 교육하고 있다. 논산=한재호 기자


훈련소 입소 첫날, 훈련병들이 가장 처음 만나는 사람이 바로 조교입니다. 빳빳하게 날이 선 붉은색 군모를 쓴 날카로운 눈매의 이들의 모습은 모든 게 어색한 훈련병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맹수와 같은 야성과 엄격함으로 정예신병 양성에 힘쓰는 훈련소 조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육군은 전문특기병 모집을 통해 훈련소조교병(특기번호 111292)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지원자격은 ▲18세 이상 28세 이하인 사람 중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소지한 사람(동등 이상 학력 포함) 신체등위 1~2급 현역병 입영 대상자(신장 170cm 이상, 체중 56kg 이상, 교정시력 0.8 이상) 등입니다. 징역 또는 금고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은 사람이나 수사 및 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은 지원이 제한됩니다.

선발 절차는 1차로 서류전형(병무청)을 거치며, 2차 체력 측정 및 인성·지능 검사, 그리고 면접(육군훈련소)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체력 측정은 1.5km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팔굽혀 펴기 등을 통해 이뤄집니다. 최종 합격자로 선정되면 일반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훈련소에 입영, 5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육군훈련소로 배치됩니다.

 


해군·해병대의 경우 일반 병 신분의 조교는 없고 훈련교관(A.D.I: Assistant Drill Instructor)과 소대장(D.I: Drill Instructor)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부사관입니다. 다만 각 함대 화생방 훈련장이나 사격장 등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 신분 조교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관련 모집계열 및 병종에서 지원이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화생방 조교의 경우 화학 병종에서 모집하는 식입니다.

공군은 ‘일반’ 직종 훈련병 중에서 조교(분대장) 지원을 받습니다. 조교 공석이 있을 경우 별도 선발이 이뤄지는 방식이라 육군처럼 입대 전 지원은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공군 조교는 훈련병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훈육 조교’, 각종 훈련에서 관련 지식을 가르치고 시범을 보이는 ‘훈련(교육) 조교’로 나뉩니다.

훈련소 조교의 일과는 군별, 부대별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평일의 경우 훈련병들보다 30분 먼저 기상합니다. 이후 아침점호를 받고 뜀걸음 등 체력 단련을 한 뒤 훈련병 아침 식사 통제를 합니다. 오후에도 일정에 따라 교육 훈련 통제가 이뤄집니다. 저녁에는 저녁 식사 통제와 교육, 청소 지도, 저녁점호가 이뤄집니다. 훈련병이 모두 잠든 10시 이후 조교들은 다음 날 일과를 준비한 뒤 취침합니다. 주말에는 훈련병들의 개인정비 및 종교 활동 통제 등을 진행하게 됩니다.

훈련소 조교는 훈련병보다 먼저 기상하고 늦게 잠들며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빠듯한 훈련 일정에 몸은 고되지만 나날이 성장하는 훈련병들을 보면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읍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군에서 만나는 첫 스승, 훈련소 조교들에게 깊은 감사와 성원을 보냅니다.

 

붉은 군모는 왜 쓰는 걸까?

‘권위’ 세워 훈련병 압도‘카리스마 성대’ 연습도

 

 

고대 그리스에도 훈련병과 조교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테네 청년들은 18세가 넘으면 입대해 2년간의 군사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들을 ‘에페보스(Ephebos)’라 불렀으며 이들의 체육 교관이 바로 ‘파이도트리베스(Paidotribes)’입니다. 당시 파이도트리베스는 오늘날 조교들의 붉은 군모 대신 자주색 망토를 입었다고 합니다.

훈련소 조교들이 붉은 군모를 착용하는 것은 ‘권위’를 세우기 위함입니다. 조교들에게 있어 권위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조교의 권위가 무너지는 순간 훈련병들의 훈련 수준 또한 함께 추락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훈련소 조교들은 제식이나 복장을 완벽히 갖추고 훈련병들에게 더욱 위압적으로 보이려 애를 씁니다. 조교에게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조교들은 성대를 틔우기 위해 별도의 발성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각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조교가 되려면 엄청난 분량의 교범을 완벽히 숙지해야 합니다. 이 또한 조교의 권위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훈련병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다 실수라도 하면 큰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교들은 훈련병보다도 훨씬 많은 연습과 훈련을 거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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