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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K9 자주포나 국군 장병들 누구나 하나씩 들고 있는 K2 소총 등 아무리 성능이 좋은 무기라도 탄약이 없으면 값비싼 쇳덩어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탄약은 군대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군수물자 중 하나이자, 가장 많이 필요한 군수물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군대의 전쟁수행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탄약은 전쟁에 대비해 많은 양을 오랜 기간 보관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보관되는 탄약에는 정해진 유통기한이 없다. 보관 상태에 따라 수명이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우유나 과자처럼 정해진 유통기한이 있다면 일정 기간 보관했다 그 기간이 지나면 일괄 폐기 처분할 수 있겠지만 탄약은 그럴 수 없다. 워낙에 많은 양을 보관해야 하는 탄약의 특성상 한꺼번에 많은 양을 폐기하고, 그만큼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오래된 탄약을 그냥 보관하기에는 폭발위험도 있고 보관비용이나 신뢰성도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오래 보관된 탄약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용할 수 없어 폐기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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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된 화약 위험성 예방
일정 기간 이상 저장된 탄약을 검사해서 더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을 저장 탄약 신뢰성 평가(ASRP: Ammunition Stockpile Reliability Program)라고 한다. 즉 ASRP는 장기간 저장된 탄약의 사용 가능성, 안전성, 성능 등을 평가하는 종합 평가 시스템이다. 이 결과를 이용해 탄약을 계속 저장할 것인지, 제한해서 사용할 것인지, 우선해서 사용할 것인지, 폐기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절차를 거쳐 군이 저장·운영하고 있는 탄약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이 없으면 오래 보관되면서 자칫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탄약을 전장에 들고 나갈 위험도 있고 변성된 화약의 잘못된 화학작용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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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등 종합 평가로 폐기 여부 결정
이처럼 중요한 업무인 ASRP를 주관하는 기관이 바로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 신뢰성시험센터다. 기품원은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변질 우려 제품을 선정한다. 선정된 제품은 우선 비기능시험을 거치게 된다. 물론 이 과정도 기품원이 수행한다. 탄약의 주민등록번호 격인 로트(LOT)별로, 또는 저장위치별로 시료를 채취해 육안 검사를 하고 시료를 시험장으로 운송하는 것까지가 비기능시험의 과정이다.
그다음으로 기능시험과 저장분석시험이 이어진다. 발사시험·지상연소시험 등의 기능시험은 기품원, 국방과학연구소(ADD), 방산업체 등에서 진행된다. 또 추진제 내 안정제 함량분석이나 수분·총휘발 분석 등의 저장분석시험은 기품원에서 진행된다. 기품원은 이런 과정을 거쳐 시험이 완료된 저장탄약의 시험결과에 대한 종합분석과 심의를 통해 결과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보고서를 근거로 국방부는 저장 탄약의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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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862억 국방예산 절감 효과
이 같은 ASRP로 국방예산 절감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능 및 저장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저장 탄약에 대해서 수명을 연장해 계속 저장·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불필요한 추가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품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ASRP로 얻은 경제효과는 862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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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탄약 성능개량·신뢰감 향상 기대
더불어 국산 탄약 품질향상과 성능개량도 기대할 수 있다. ASRP로 얻은 정보를 개발·품질보증 부서에 환류해 탄약 수명유지에 필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軍)에 신뢰감을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ASRP로 제품의 신뢰성이 검증된 제품을 사용해 전투를 수행한 경우 그렇지 못한 제품을 사용한 경우에 비해 전투의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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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릿골 전천후시험장 추가 운영
1999년부터 ASRP 업무를 주관해온 기품원은 이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강원도 인제군에 서화시험장을 개장했고 2015년에는 서화시험장 인근에 다릿골 전천후시험장을 추가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개장한 다릿골 전천후시험장은 신뢰성 평가 및 방탄성능시험을 할 수 있도록 최신장비와 안정성을 구비한 군내 유일의 최첨단 시험장이다. 이 시험장은 사격으로 인한 화재 위험을 방지하고, 사용된 탄을 전량 회수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사격시험장으로 꾸며졌다.
기품원은 2013년 11월부터 장비 및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약 18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이 시험장을 완공, 서화시험장과 함께 운용함으로써 시험대상 및 로트의 증가로 인한 시험능력의 포화와 기상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한계를 극복했다.
이외에도 다릿골 전천후시험장에는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국제규격의 방탄성능시험 시설이 있어 방탄복, 방탄헬멧 등 각종 방탄성능시험의 모든 시험평가 기능을 독자적으로 종합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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