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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봇이 다소 소극적이라면 더 공격적인 놈들도 있다. 팩봇과 마찬가지로 EOD 제거뿐만 아니라 공격임무에 투입되는 “탤론(Talon)”이라는 로봇은 역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바 있다. 이라크에서 활약한 EOD 요원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하트 로커’에 등장한 로봇도 이 탤론이다. 특히 탤론에 경기관총에서부터 유탄기관포까지 다양한 화기를 장착한 ‘스워즈(SWORDS)’는 이라크에서 데뷔했는데, 미군은 꽤 만족해했다고 한다. 최근엔 거의 모든 병사들이 휴대할 수 있는 정찰용 로봇도 개발되었다. 앞서 언급한 아이로봇사의 ‘퍼스트룩(FirstLook)’이란 로봇은 불과 길이 25cm, 폭 22cm, 무게가 2.4kg에 불과하며, 내구성이 매우 좋아 병사들이 건물의 창문으로 가볍게 던져넣으면 건물 내부를 스스로 움직이며 정찰활동을 할 수 있는 로봇이다. 그런데 팩봇이나 탤론 등 미군이 현재 활용하고 있는 지상용 무인로봇의 성격을 보면 분명한 점이 있다. 바로 게릴라가 준동하는 마을이나 도시의 건물 수색이나 EOD의 처리에 특화되어있다는 점이다. 미군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엇에 가장 고생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스라엘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지상 무인병기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이나 팔레스타인 국경지대 등을 정찰할 수 있는 무인 감시차량을 운용 중에 있다. 이 무인차량은 국경선이나 기지를 침투하는 적을 감시하고 경보를 할 수 있는 로봇이다. 전자광학 카메라와 저격수 위치 탐지장비 등을 갖추고 있고, 대전차 미사일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보병이 간편하게 운용할 수 있는 ‘바이퍼(Viper)’라 불리 우는 초소형 정찰로봇도 운용중이다. 독일은 이미 미국과 유사한 폭발물 처리로봇을 주동이나 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초소형 정찰로봇 코브라 Mk2는 초소형 정찰로봇 분야에서 가장 다양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길이와 폭이 40㎝, 무게가 6㎏을 넘지 않지만 정찰에 필요한 적외선 카메라는 물론 폭발물 제거용 물대포도 실을 수 있다. 10인치 크기의 태블릿PC를 사용해서 250m 떨어진 곳까지 무선조종이 가능해 조작도 쉽다는 게 장점이다. 영국은 폭발물처리 로봇 ‘바이슨’ 등을 개발해 운용 중이며 수출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터키등도 군사용 로봇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외로 최근 러시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미국 등 서방에 비해 전자기술이 뒤처지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지상전투용 무인무기체계를 적극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총과 30㎜ 유탄 발사기로 무장한 ‘플랏포르마-M’은 정찰 또는 순찰, 경비 용도로 주로 쓰이지만 화력 지원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비슷한 전투로봇인 ‘볼크-2’역시 기관총과 중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고 시속 35㎞로 이동하며 전투가 가능하다. 열 영상카메라와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갖춰 야간에도 정확하게 사격할 수 있다. ‘스트렐로크’라 불리는 소형 전투로봇은 무게가 50㎏에 불과해 건물이 밀집된 시가지 지역에서 특수부대 등 군인들을 보호하며 공격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속도는 사람과 비슷한 시속 4㎞이지만 무한궤도를 장착해 계단을 올라갈 수 있고 대테러 작전용으로도 쓸 수 있다.
미군 같은 경우 수송이나 의료같은 비전투부문에서의 로봇개발도 적극적이다. 애초에 미군은 바퀴가 달린 수송용 로봇을 개발했으나, 전장상황에서 장륜식 장비는 종종 장애물을 극복하기 어렵고, 특히 특수부대와 함께 작전을 할 경우, 산악이나 험지를 돌파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미군은 견마형 수송로봇을 개발하게 되었고, 최근 구글에 합병된 ‘보스톤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에서 개발된 ‘Bigdog’ 이라는 로봇은 40kg의 짐을 싣고 사람이 가는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Spot’은 Bigdog보다 소형화됐음에도 훨씬 많은 화물을 안정되게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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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공격용 무인장비 개발은 우리나라도 활발한 편이다. 지난 에어쇼 등의 전시장에서 발견한 WIA의 GADRV X1무인정찰차량이라든가 로템에서 공개한 다목적무인차량은 현재 국내무인장비개발수준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왕 나온 김에 국산장비 얘기를 하나 더 하자. 155마일 휴전선을 경계해야하는 한국군은 지난 반세기동안 필연적으로 막대한 수의 병력을 유지해야만 했다. 사실 경계임무는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투입병력 대비 효과의 비효율성은 두말 할 나위 없고, 최근의 저 출산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현재 몇몇 업체에서 내놓은 무인경계시스템은 이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국내 D사의 “이지스” 시리즈는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 의해 운용되어진바 있고, 성능이 향상된 무인경계시스템들이 곧 휴전선에 시험 배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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