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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노들섬의 살신성인 이야기


살신성인(殺身成仁)을 무엇인지 보여준 이원등 상사를 잊지말자.

서울시민들이 하루에도 차를 타고 수없이 지나다니는 한강대교, 한강대교의 중간에 위치하는 노들섬에 한 동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그래서 노들섬에 있는 한 동상이 안고 있는 슬픈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노들섬은 여의도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한강대교가 통과하고 있고, 대부분은 모래와 갈대 숲으로 이뤄져 있다. 섬 명칭의 유래를 살펴보면, 노들은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 이라는 뜻이고 지금의 노량진 주변을 의미한다고 한다. 한편, 1995년 노들섬으로 개칭 이전에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었는데 한강대교가 건설된 1917년 당시 다리의 중앙에 있던 모래언덕에 둑을 쌓으면서 중지도(中之島)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었다. 현재 노들섬에 예술 센터를 건설하는 계획이 진행 중이라 섬에는 시민의 발길이 뚝 끊겨 있다. 단지 차량의 무리들이 한강대교를 건너가기 위한 경유지가 되어있었다.

한편, 노들섬은 9호선 노들역에서 한강 북쪽편으로 향하는 버스로 옮겨타면 노들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취재차 현장을 찾은 나는 노들섬을 찾았지만 인적이 없고 갈대숲이 우거져 있어 깜짝 놀랐다. 분명 노들섬에는 버스정류장이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적이 거의 없는 섬이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김씨표류기처럼 나는 노들섬을 거닐 뿐이었다. 노들섬 입구에는 하늘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어느 한 군인복장의 동상이 있다. 그의 주인공은 고(故) 이원등 상사이다. 
 

  고(故) 이원등 상사

그는 1966년 2월 4일 공수특전단 고공침투 낙하 조장으로 고공 강하 훈련 중 동료의 낙하산이 기능 고장을 일으키자 전우의 낙하산을 개방 시켜주고 자신은 차가운 한강 얼음위로 추락 순직한 군인이다. 우리는 이런 용기있는 사람을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고 칭한다. 안따까움 죽음을 위해서라도 그를 잊지는 말아야 한다. 그런데 많은 차량들이 다니는 길목에 세워진 동상이라 하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외로운 섬에 서 있는 동상과 다를 바 없다. 버스를 타고 한강대교를 지나가게 된다면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미소한번 지어봄이 어떠할까?

살신성인의 군인의 모습을 보여준 인물은?

한편, 이 기회를 통해 의(義)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투신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더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원등 상사 외에 대표적인 살신성인 정신의 호국인물로 고(故) 강재구 소령, 정경화 소령 등이 있다.
 

고(故) 강재구 소령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참 군인으로 그는 육군사관학교 16기로 임관하였고, 1965년 한국군의 월남파병이 결정되자 자원하여 수도사단(맹호부대) 제1연대 3대대 10중대장으로 부임했던 인물이다. 
 

 고(故) 강재구 소령, (전쟁기념관에 있는 흉상)


1965년 10월 4일, 강재구 중대는 월남파병을 눈앞에 두고 훈련을 총결산하는 수류탄 투척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때 병사 한 명이 수류탄 투척을 위해 안전핀을 뽑고 손을 뒤로 젖힌 순간,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수류탄을 손에서 놓쳐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병사의 훈련을 감독 중이던 강재구 대위는 순간 위기를 직감하고 땅에 떨어진 수류탄 위로 몸을 덮쳐 수많은 부하의 생명을 구하고 산화했다. 고인의 살신성인으로 주위에 있던 5명만이 부상을 입었을 뿐 나머지 부하들은 모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고인의 투철한 군인정신과 뜨거운 부하사랑은 파월장병뿐 아니라 전 군에 귀감이 되었고, 온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당시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계급 특진과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3대대는 ‘재구대대’로 명명되었으며 육군은 그의 투철한 군인정신과 부하사랑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1966년 ‘재구상’을 제정해 매년 모범중대장을 선발해 시상하고 있다. 또 모교 서울고교에는 기념비가, 육군사관학교에는 동상이 세워졌으며 고인이 산화한 강원도 홍천군 북방명 성동리에 위치한 ‘강재구기념관’에는 추모비가 세워져 고인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고 있다.

반면 화천의 전방부대 중대장으로 부하들을 구하고 산화한 고(故) 정경화 소령을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당시 중대장이었던 정경화 대위는 부대원 22명을 이끌고 지뢰 제거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6.25 한국전쟁 때 묻어놓은 지뢰의 안전핀이 부식돼 빠지면서 미쳐 피할 겨를도 없이 폭발할 위기에 놓여져 있었다. 그는 긴급한 상황에서 '피하라'라는 다급히 한마디 외치고 기꺼이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덮쳐 장렬히 산화했고, 중대원들 모두는 목숨을 건졌다.


이듬해부터 살아남은 부하 중대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중대장의 살신성인 정신을 추모하고 있다. 당시 단순 사고사로 처리되었으나 살아남은 부하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순직 15년 만에 소령으로 추서됐고, 그를 기리는 추모공원도 조성되었다. 29세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으나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고 그들의 영웅으로 남게 된 것이다.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준 고(故) 이원등 상사, 강재구 소령, 정경화 소령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인 것이다. 그들이 있기에 이 사회가 안녕을 누리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고통 없는 행복은 없다는 말도 있다. 그들의 희생은 참으로 안타깝지만, 그들로 인해 우리는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 이 기회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에게 감사함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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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박종근 기자 (국방홍보원 블로그 ‘어울림’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