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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그들만의 리그, ☆군대스리가☆

 

                                      - 독일 분대스리가를 모방한 '군대스리가'


농담삼아 하는 말로,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했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만큼 예비역에게는 군대에서 축구했던 기억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거겠지요.


저 또한 군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이 축구입니다. 규정된 시간의 체력단련이 끝나면 항상 소대원과 같이 축구를 합니다. 연병장에서 다 같이 축구를 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소대 단결력도 향상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 축구를 하고 나면, 사회에서의 축구와는 다른 군대 축구만의 특성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군대스리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에 대하여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개인 장점을 무시한 포지션 선정
경기 시작전, 11명의 포지션을 정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정해지는 포지션은 ‘스트라이커’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언제나 지휘관 혹은 최상급자의 몫입니다. 병장은 공격수, 이등병은 수비수 처럼 말이죠. 저 또한 생도시절을 포함해 5년 넘게 군대에서 축구를 해보았지만 이 철칙이 깨지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2. 뛰어난 압박축구
우리도 깜짝 놀란 2002년 월드컵 4강, 그 비결 중 하나는 한국선수들의 뛰어난 압박이 있었다고 하지요. 히딩크가 구사했던 이 압박전술은 사실 군대스리가에서 오래전부터 구사했던 전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드 한 가운데 볼을 잡는 순간 빠르게 5~6명이 둘러쌉니다. 그리고 볼을 뺏기 위에 8~10개의 다리가 들어옵니다. 이 때 볼을 차내거나 패스를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철저하게 흙바닥을 뒹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전술을 비하하는 사람은 개떼축구, 혹은 동네축구라고 하지만, 이 전술은 확실한 군대스리가의 최고의 특징일 것입니다.


3. 저렴한 몸값 그리고 철저한 프로정신
스페인 프리메라리그에서 뛰고 있는 메시와 호날두의 몸값은 수백억을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군대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60만의 국군회원들의 몸값은 생각보다 저렴합니다. 군대스리가 회원 중 하나인 김정우 선수가 남아공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보여줄 때, 그의 저렴한 몸값에 외국의 축구클럽이 너도나도 영입경쟁에 뛰어들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상주 상무는 이적은 없다며 단칼에 거절했던 일화가 있습니다. 이 저렴한 몸값에도 불구하고 군대스리가는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축구의 승부가 곧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는 만큼 축구를 지고 이기고는 생사가 달린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만일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 더 나아가 포상 휴가가 걸려있다면 곧 그것은 전쟁과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국방홍보원 '어울림' 블로그 기자 한철희(cp161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