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온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오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롱패딩, 마스크, 핫팩, 뾱뾱이, 온수매트, 온풍기, 호빵 등이 바로 그것.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이라면, 이 단어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바로 혹.한.기.훈.련!

혹한기 훈련을 한마디로 정리 하자면, 동계작전시 생존과 전투능력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군대판 리얼 서바이벌이라 할 수 있다. 

예비역들의 기억 속에서는 ‘꽁꽁 언 땅을 파고 들어가 1주일을 살았네’, ‘얼어버린 강을 건너다가 얼음이 깨져 죽을뻔 했네’ 등등 갖가지 전설이 만들어 지는 훈련이기도 하다.

2019년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 장병들은 어떤 혹한기 훈련을 받고 있는지 알아 본다.



1. 차갑디 차가운 겨울 바다로 풍덩

해군 혹한기 훈련, 국방일보 DB


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낭만을 생각하며 해군에 입대하는 장병들이 있다.

그러나 겨울 파도를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해군 특수부대 SSU(심해잠수사 Sea Salvage & rescue Unit)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여름, 겨울을 가리지 않고 바다 밑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대.

어떤 상황에도 구조작전 임무를 수행 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이 부대의 혹한기 훈련의 시작은 겨울바다 맨몸 수영이다. 

침몰선박 탐색을 위한 스쿠바 다이빙, 해상 작전을 위한 고무보트 페달링, 맨몸구조 등 본격적인 혹한기 훈련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의 바로 겨울바다 맨몸 수영인 것이다. 

칼바람이 부는 바닷가에서 반바지 하나만을 입은 채 뜀걸을을 하고 나면, 갑작스런 저체온증을 피하기 위해 입수전 한차례 물대포를 맞고나면,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바다에 뛰어 든다.

한겨울 영하의 바다는 파도에 얼음을 품고 있는 것 만큼이나 살을 에인다.

온몸의 근육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고, 금방이라도 포기하고 싶지만, SSU 대원들은 붉어진 얼굴, 파랗게 질린 입술로 오히려 더 큰 소리로 군가를 부르며 훈련을 이어갔다.

수영을 마친 이효철 대위의 등에 물방울이 얼기 시작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듯 했다.

추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어 손과 발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지만 동료들과 함께해 극복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훈련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완벽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 이효철 대위


2. 설원에서 펼쳐지는 역대급 액션물(feat. 워리어플랫폼)

육군 3공수여단 혹한기훈련. 국방일보 DB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혹독한 추위, 살을 에는 듯한 바람 소리만 가득한 해발 1408m 평창군 황병산 일대에 육군 3공수여단이 나타났다. 특전사의 혹한기 훈련은 인간한계를 극복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특수작전 수행 능력을 연마한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특수’하다.

눈이 얼어붙은 높은 경사의 언덕을 올라 훈련 현장으로 향하면서 훈련은 이미 시작 된다.

눈보라를 일으키는 헬기에서 하강하는 패스트로프로 시작 된 훈련은, 흰 설상복을 입고, 30Kg이 넘는 군장을 맨 체 스키를 타며 진행 되는 설상 전투 훈련, 적과의 1대1 상황을 가정 한 실전 격투 훈련, 눈 덮인 숲 속에서 은밀하게 진행 되는 수색, 정찰, 매복 등 동계 전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그야말로 실전적인 과제들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훈련은 육군 최초 워리어 플랫폼 착용, 드론을 활용한 특수정찰 훈련 실시 등 미래전투체계에 대한 검증이 병행돼, 멀리서 보면 설원에서 펼쳐지는 역대급 액션영화와 같은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 되기도 했다. 


3. 야외숙영, 이 어려운 걸 해냅니다. 

육군36사단 태백산부대 혹한기 훈련, 국방일보 DB


대다수의 군필자들이 혹한기 훈련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것 때문일 것이다. 바로 야외숙영! 

영하의 기온, 엄청난 바람에 몇 분 서있는 것도 힘든데, 그 곳에 텐트 치고 훈련기간 동안  잠도 자야 한다. 여기에 운명의 장난처럼 야외숙영이 있는 날이면 기온이 갑자기 훅 떨어지며 강추위가 시작된다.

올해 역시 다양한 부대에서 혹한기 훈련의 일환으로 야외숙영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36사단 태백산부대는 강원도 정선군 백두대간 일대에서 야외숙영을 실시했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훈련코스와 방식에서 벗어나 야전성을 극대화한 설한지 경계, 매복, 수색, 정찰 등 실전적인 훈련을 진행했다. 

식사 또한 그동안 주먹밥, 도시락 등을 조달 해 해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야전 취사와 전투식량을 활용한 말 그대로 ‘야외숙영’을 진행 해 우리 장병들이 혹한의 환경 속에서 실질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 주력 했다.


4.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육군7공병여단 혹한기 훈련, 국방일보 DB


공병단은 부대의 주둔지 건설, 측량, 폭파 등의 임무를 맡고 있는 부대다.

전시상황에서는 부대가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주요 임무 중 하나. 

육군7공병여단은 이번 동계 혹한기 훈련의 하나로 문·부교 구축 훈련을 진행했다. 

문·부교 구축 훈련은 장병과 전차 등이 강을 건너 갈 수 있도록 강 위에 다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특히 겨울에 하는 문·부교 구축 훈련은 강물이 차갑고 거센 바람으로 유속이 빨라 다른 계절에 진행하는 것보다 난도가 훨씬 높다.

  *문교: 다리를 만들기 위해 만드는 뗏목, 부

    부교: 문교와 문교를 이어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 

뿐만 아니라 강에서 하는 작업인 만큼 가교 표면에 물이 묻을 수밖에 없는데, 겨울에는 이 물이 바로 얼어 버린다. 육군7공병여단 장병들은 표면이 얼어붙어 빙판같이 미끄러운 가교 위에서 연결쇠를 조이고 단단히 결합하며 다리를 만들었다. 

이윽고 연결 된 다리 위로 전차를 비롯한 육중한 무계의 각종 전술 차량들이 지나가는 것으로 훈련이 마무리 됐다.

심재춘 육군7공병여단 청룡대대장은 “신속한 도하지원은 기동부대의 작전 성공을 뒷받침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로, 이를 위해 실질적인 주특기훈련의 필요성을 늘 강조해왔다”며 “이번 훈련은 혹한의 악조건 속에서도 다리를 구축하는 공병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배양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에필로그

온몸에 핫팩을 다닥다닥 붙였던 기억, 얼어붙은 전투화를 신느라 등골이 오싹하다 못해 온몸이 고통스러웠던 그 경험, 겹겹이 껴입은 옷 때문에 용변 보기가 쉽지 않아 당황스러웠던 그 느낌. 혹은 이와 관련한 무용담을 들었던(현실은 들어야만 했던) 추억.... 다들 있을 것이다.


기억을 소환하거나 관련 얘기를 들으면 혹한기 훈련을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다.하지만 혹한기 훈련은 겨울철 우리나라 산악지역 등 기상상태를 고려했을 때 ‘확고한 국방태세를 유지해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꼭 해야 하는 훈련이다. 그러니 혹한기훈련의 힘든 경험을,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데 일조했다는 기억으로 바꿔보자. 


그리고 당신의 그 기억을 댓글로 남겨보는 건 어떨까. 예비 장병들을 위한 혹한기 꿀팁까지 적으면 완전 퍼펙트!


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