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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

북한 미사일 도발로 본 두 가지 미사일 발사방식

핫 런칭과 콜드 런칭

지난 일요일인 12일, 북한이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다시 한 번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다음날인 13일 북한의 매체는 "능동구간 비행 시 탄도탄의 유도 및 조종특성, 대 출력 고체발동기들의 작업특성, 계단분리특성들을 재확인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북극성2호는 마치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듯 가스 압 분출로 공중에 사출된 후에 점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를 콜드 런칭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미사일의 두 가지 발사방식인 핫 런칭과 콜드 런칭에 대해 알아보자.

 

 

핫 런칭의 특징과 장단점
앞서 언급한 대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은 크게 핫 런칭(Hot Launching)과 콜드 런칭(Cold Launching)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핫 런칭에 대해 알아보겠다. ‘뜨겁게 발사 한다’는 뜻의 핫 런칭은 미사일이 발사 튜브 혹은 캐니스터(발사관)내에서 자체 로켓의 힘으로 사출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미사일 발사를 위해 발사대에 별도의 장치가 거의 필요 없다는 점이며, 혹시 미사일 로켓의 점화장치에 문제가 생겨도 미사일이 그대로 발사관 안에 들어 있을 뿐, 바깥으로 튀어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지대공미사일 같은 ‘포탑형’ 발사대는 대부분 이 핫 런칭 방식이며, 수직발사대에도 이 방식을 사용한다. 다만 수직발사대의 경우에는 바닥에 반사되어 다시 로켓에서 나온 화염이 미사일을 덮칠 수 있다. 그렇기에 화염이 빠져나갈 통로를 따로 만들어줘야 하며 그 통로는 높은 온도와 빠른 속도로 뿜어져 나오는 미사일 화염을 견디도록 특별한 소재를 써야 한다. 또한 화염이 화염배출구로 빠져나가지 않고 다른 옆의 미사일을 덮치는 경우에 대비하여 핫 런칭 미사일 발사대는 미사일 하부에 바깥쪽에서 열과 힘을 가해도 잘 깨지지 않는 고강도의 내열성 차단재를 사용하여 발사대기 중인 다른 미사일을 보호해야 한다. 사실 핫 런칭 방식이 구조적으로 간단하여 일견 비교적 값싼 시스템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화염배출시 생기는 배기가스와 화염에 대한 유동성을 정밀한 유체역학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산해 내야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팅 기술이 필요하며, 내부에 사용되는 내열성성 자재들도 매우 고가이므로, 특히 잠수함이나 함선에서 쓰이는 핫 런칭 방식은 결코 저비용의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다. 또한 지상에서 발사되는 핫 런칭 방식의 미사일의 경우 일단 한 번 사용한 발사관은 사실상 1회용에 가까워서 전체수명주기 비용으로 볼 때 상당히 비싼 시스템인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포탑형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호크 지대공 미사일. 전형적인 단순방식의 핫 런칭이다.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미국의 타이탄 ICBM. 보시는바와 같이 사일로 밖으로 대량의 화염이 뿜어져 나온다. 이 화염을 제어하는 기술이 쉽지않다.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되는 스탠다드 미사일. 역시 핫 런칭 방식으로 고도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콜드 런칭의 특징과 장단점
콜드 런칭은 미사일 발사 튜브 안의 사출장치가 미사일을 일단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구조이다. 이 사출장치는 보통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기 위해 화약 카트리지로 작동하며, 보병 휴대용 미사일들의 경우에는 아예 별도의 사출용 로켓 모터가 달려 있는 것들도 있다. 이렇게 콜드 런칭 방식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십 여 미터 가량 위로 튕겨져 나간 다음 로켓을 작동시켜 표적을 향해 날아간다. 잠수함의 경우 화약 카트리지가 아닌 공기압축방식으로 미사일을 수면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콜드 런칭 방식은 미사일이 발사관을 빠져 나온 다음에 작동하므로 발사관이 미사일 화염에 노출될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에 화염처리를 위한 특수 소재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또한 보병용 휴대용 미사일의 경우 발사된 미사일 화염이 보병을 덮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지상 발사대의 경우 로켓에서 뿜어져 나온 가스가 주변에 흙먼지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발사 위치가 노출될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핫 런칭과는 달리 별도의 화염방출 공간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스템의 체적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전체적으로 핫 런칭에 비해 기술적으로 접근이 평 이한 방법이다.
그러나 단점도 존재한다. 일단 미사일을 순간적으로 사출시키기 위한 구조가 들어가야 하므로 미사일 발사대의 내부 구조가 복잡해지며, 만에 하나 미사일 로켓 점화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도 미사일이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버린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콜드 런칭 방식 수직발사대의 경우에는 공중으로 십 여 미터 이상 튕겨져 올라간 미사일이 그대로 다시 발사대로 떨어지는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콜드 런칭은 비스듬한 각도로 발사된다.

 

 

신궁 대공미사일의 발사장면. 전형적인 콜드 런칭 방식이다. 사수에게 멀찍이 떨어져서 로켓부스터가 점화되는 모습이 잘 보인다. 

 

 

북한의 SLBM 발사모습. 콜드 런칭은 SLBM의 전형적인 발사방식인데, 수면을 뚫고 나와야 점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 북극성2형의 콜드 런칭?
사실 이번 북한의 북극성2형의 발사방식이 콜드 런칭이라는 것에 특이점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과거 러시아는 이동식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미사일발사대의 재사용을 고려해 콜드 런칭 방식을 애용해왔다. 특히 미국에 비해 슈퍼컴 기술이 부족했던 러시아는 미국과 같은 고가의 발사제어시스템을 구축하기 힘들었고, 따라서 더욱 콜드 런칭에 매달리게 된다. 하지만 사실 지상의 이동식 발사대에서 운용하는 ICBM의 경우 자칫 콜드 런칭이 실패 할 경우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러시아는 핫 런칭 방식의 발사시스템도 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기술을 그대로 받아들인 북한이 지상발사대에서 콜드 런칭의 방식을 쓴다는 것은 전혀 새로울 것이 아니다. 문제는 발사방식이 아니라 그들의 탄도미사일들을 어떻게 무력화 시키는가 이다.

 

글,사진 : 이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