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현장 르포] “한 시라도 빨리…” 재건의 희망을 복구하다


“억수로 고맙십니더. 군인들 아니었으면 엄두도 못 냈을끼라예. 역시 국민의 군대 아입니꺼.”


 

육군특수전사령부

아파트 주민 생활 정상화를 위해

 

육군특수전사령부 장병들이 울산 울주군 한 아파트단지 앞마당에서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태풍 ‘차바’가 남부지방을 할퀴고 간 지 사흘째인 7일 오후 5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반천동 한 아파트 단지.


오락가락 내리는 빗속에서도 아파트 주민과 자원봉사자, 육군특수전사령부 장병 등이 힘을 모아 피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파트 지하를 가득 채우고 있던 빗물이 조금씩 빠지면서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되긴 했지만, 더디게 진행되던 작업은 이날 오후 특전사 장병들이 투입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었다.


아파트 입구 쪽의 장병들은 양손에 양동이를 들고 연방 지하를 오르내리며 물을 퍼내고 있었고, 건너편 상가 쪽의 장병들은 지하 슈퍼마켓에서 침수로 못 쓰게 된 물건들을 꺼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후 슈퍼마켓에서 거둔 폐기물만도 어림잡아 수백 포대가 넘었다. 장병들의 작업으로 물이 빠진 지하주차장에선 토사를 뒤집어쓴 차량이 견인차에 매달려 나왔다. 


특전사 장병들의 노력으로 복구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1000여 가구가 사는 아파트 앞마당이 조금씩 정리되자 잠시 후 아파트 단지에 “지금부터 음식물 쓰레기 수거가 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3일 만의 일이다. 하지만 아직 지하의 물이 다 빠지지 않아 단전·단수 상태가 이어졌다.


이날 장병들은 주민들이 한시라도 빨리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애초 계획보다 복구작업을 1시간30분가량 연장해 오후 6시30분이 돼서야 현장에서 철수했다.


13공수특전여단 조대현 소령은 “적에게는 공포를, 국민에게는 희망을 주는 특전사는 국민이 고통받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즉시 달려가는 최강의 부대”라며 “뉴스를 통해 접한 모습보다 훨씬 처참한 현장을 보고는 복구작업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없다는 마음에 전 장병이 힘을 모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문수야구장에서 숙영하며 지원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장병들이 8일 오전 태화강 둔치에서 토사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울산 문수야구장 1층 복도. 복구작업을 마친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장병 300여 명이 전투식량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8시30분 출동명령을 받고 포항을 출발, 단숨에 울산까지 달려온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장병들은 이날 오후 내내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토사 제거, 배수로 정비 등의 복구작업을 마치고 숙영지인 이곳에 모인 것. 계속된 복구작업에 피곤할 만도 했지만, 장병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정희찬 일병은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원으로서 국민의 아픔을 한시라도 빨리 치유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복구작업을 했다”며 “주변의 주민들이나 같이 복구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건네는 ‘역시 해병대’라는 말 한마디에 더욱 힘을 내게 된다”고 말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장병들은 안전·위생 점검을 마치고 야전 깔개를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깔고 침낭 속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오영록 중위는 “생각보다 복구작업이 쉽진 않지만 열흘 정도면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복구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문수야구장에서 숙영하며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육군2작전사령부

현장지휘소에선 복구작업 계획을



육군2작전사 현장지휘소에서 8일 오전 7시 회의가 열리고 있다.


 

 

 

다음 날 오전 7시 문수야구장 앞 육군2작전사령부 현장지휘소에선 현장지휘단장인 2작전사 교훈참모 주관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밤새 내린 강우량과 기상예보에서부터 작업 진척도, 병력 투입현황 등이 꼼꼼하게 점검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하루 세 차례 이상씩 복구작업과 관련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2작전사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복구작업 투입 직전인 오전 6시대 진행되는 첫 회의는 당일 복구작업에 대한 점검을, 오전 8시대에는 2작전사령부와의 화상회의가, 오후 2시대에는 울산광역시장을 비롯한 자치단체장과 육군53사단장을 비롯한 복구작업 참가 부대 지휘관, 2작전사 현장지휘단이 모두 모여 향후 복구작업 계획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린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수시로 현장상황실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종합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하기 위한 회의도 수시로 열리고 있었다.

 


육군201특공여단

태화시장 지하상가 복구 총력

 

 

육군201특공여단 장병들의 복구작업으로 울산 태화시장의 겉모습이 빠르게 원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나흘째 복구작업은 오전 7시30분에 시작됐다.


피해가 심했던 태화시장 인근 태화초등학교에 집결한 육군201특공여단 장병들은 대대별로 줄지어 복구 현장으로 이동했다.


복구작업이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지상의 겉모습은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물이 빠지지 않은 지하상가 복구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장병들은 10~20여 명씩 조를 이뤄 지하로 들어가 남아있는 지하상가의 물과 진흙을 퍼내고 집기류와 떨어진 내장재 등을 지상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장병들과 함께 지하에서 복구작업을 하던 상인 최숙자 씨는 “처음에는 너무 막막해서 이걸 어떻게 하나 생각했었는데 장병들이 오고 나서부터는 희망이 보인다”며 “그동안 낸 세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글·사진=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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