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100원, 수세미 넝쿨 덕에 무더위 ‘싹~’

● 더위 탈출 위한 軍 아이디어 ‘톡톡’


모종 심고 4개월 만에 휴식공간 탄생

그늘 안과 밖은 10도 이상 차이



 

육군28사단 통일대대 장병이 바깥보다 10도 이상 기온이 낮은 수세미 넝쿨 그늘 안에서 온도계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육군28사단 통일대대 장병들이 무성하게 자란 수세미 이파리가 만든 그늘 안에서 즐거운 휴식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천=한재호 기자



올여름 ‘살인 더위’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4일 질병관리본부(KCDC)의 온열질환자 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2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538명이나 됐다. 정부가 2011년 온열질환자 감시체계를 구축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뜨거운 태양이 전 국토를 달구는 현 상황에서 우리 군은 혹서기 대응 모드를 가동 중이다. 더위는 훈련과 병영생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하지만 덥다고 훈련을 게을리할 수는 없는 일. 각군은 비전투손실 최소화를 위해 부대 특성에 맞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 육군28사단 통일대대, 태양을 피하는 열쇠는 수세미 넝쿨 


섬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11일 육군28사단 통일대대를 찾았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야속할 정도로 무더웠다. 기세등등한 불볕더위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렸고 습도까지 높아 불쾌감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대대 생활관 앞에 설치된 ‘수세미 넝쿨벽’ 안에 들어서자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땀은 서서히 식었다. 건물 벽에 손을 대자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기자가 직접 온도계로 기온을 측정해본 결과 놀랍게도 수세미 넝쿨 그늘 안과 밖은 10도 이상 차이가 났다. 


대대는 생활관 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막기 위해 ‘수세미 넝쿨벽’을 설치했다. 아이디어는 대대장 이무이 중령 머리에서 나왔다. 올여름이 유난히 무더울 것으로 예상한 그는 지난 4월 대대 간부들과 함께 각 중대 생활관 앞에 수세미 모종을 심었다. 넝쿨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철제 펜스를 세우고 밧줄도 연결했다. 스프링클러 역할을 하는 물 호스도 설치해 지속적으로 수분을 공급했다. 관련 서적과 온라인 검색을 통해 수세미가 자라는 최적 온도를 찾았고 비닐을 씌워 재배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 


그 결과 4개월이 지난 지금, 무성하게 자란 수세미 이파리가 그늘을 만들었고 자연스레 장병들의 아늑한 휴식공간이 탄생했다. 장병들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시원한 이곳에서 책을 읽고 바둑도 두며 훈련에 지친 피로를 해소하고 있었다.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개당 100원에 구매한 수세미 모종이 올여름 무더위를 이겨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서지훈 병장은 “작년에는 생활관 안으로 뜨거운 바람과 햇빛이 들어와 창문을 열 엄두도 못 냈었다”며 “올해는 수세미 넝쿨 덕분에 창문을 활짝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훈련·휴양 접목… 전술 지형 숙지


# 육군2기갑여단 불사조대대, 훈련 패러다임 변화 


육군2기갑여단 불사조대대는 교육훈련 시간과 방법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장병들의 무더위 피로를 최소화하고 있다. 


대대는 주간에 이뤄지던 교육훈련을 야간훈련으로 전환하고 야간 전투기술을 숙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낮 기동을 피해 일사 노출을 최소화하고 암중 조종훈련 등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자신 있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있다. 마일즈 장비를 착용한 야간 도시지역 전투 및 국지도발 대비 훈련을 통해 전투감각을 익히기도 한다. 


또 대대는 훈련과 휴양을 접목한 신개념 훈련인 ‘전술집결지 점령 훈련’을 도입했다. 이 훈련은 완전군장을 갖추고 위장까지 완벽히 한 채로 절차에 따라 전술집결지를 점령한 장병들이 집결지 내에서 휴양을 즐기는 것이다. 장병들은 보물찾기와 물총 싸움을 하며 전시 싸워야 할 지형을 온몸으로 숙지하고 있다. 


최근 이 훈련에 참여한 한 소대장은 “소대원들과 즐겁게 게임을 하며 자연스럽게 전술 지형을 익힐 수 있었다”며 “전술집결지가 고생했던 훈련장소가 아닌 즐거운 추억의 장소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수훈련·전투수영으로 더위 사냥


# 해·공군 각급 부대에서도 폭염 극복 위한 노력 이어져


절정에 달한 폭염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우리 군의 노력은 해·공군 각급 부대에서도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해군은 물을 활용한 시원한 훈련을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실시, 전투력을 높이고 무더위도 이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군항에 정박한 함정들은 침수상황에 대비한 ‘방수훈련’과 유사시 생존성 강화를 위한 ‘전투수영’ 등의 훈련을 오는 8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공군은 불볕더위에 그대로 노출되기 쉬운 활주로 일대의 근무자를 위해 아이스(얼음) 조끼를 지급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에 힘쓰는 한편, ‘비행단 수영대회’ ‘수박 화채·팥빙수 근무지 배달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로 무더위와 싸우는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안승회 기자 < seung@dema.mil.kr >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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