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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장소를 침몰 장소로…필승전통 계승한다”

“도발 장소를 침몰 장소로…필승전통 계승한다”

 

해군 전 부대, 제1연평해전 16주년 전승 기념행사 개최

정호섭 해참총장 “적 도발하면 처절하고 단호히 응징” 강조

 


 

제1연평해전 승전 16주년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와 해군2함대 주요 지휘관·참모들이 전승 기념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적에게 두려움·공포 심어준 ‘승전’

 1999년 6월 15일 오전 6시10분. 북한 경비정 7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북한은 이보다 9일 전인 6일 새벽부터 매일 경비정 3~10척을 동원해 남하·침범을 자행하며 우리 함정에 충돌공격을 시도했다.
 적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던 우리 해군은 당황하지 않고 고속정(PKM) 4개 편대로 차단기동에 나섰다.
 오전 9시7분. 북한 경비정 6척이 우리 고속정을 향해 돌격했다. 아군 고속정은 적의 공격을 회피한 후 고속 포위 기동하며 ‘함미 충돌에 의한 밀어내기 작전’을 펼쳤다.
 오전 9시28분. 북한의 중형 경비정(PC-381)이 아군 고속정 참수리-325정과 328정에 선제 기습사격을 했다. 우리 해군은 즉각 응전 태세에 들어갔다. 아군 함정 12척은 북한 경비정 10척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아군 초계함(PCC)과 고속정의 포구를 벗어난 76·40㎜ 포탄이 북한 경비정에 연달아 명중했다.
 오전 9시42분. 귀청을 울리는 포성이 멎었다. 북한 함정들은 검은 연기에 휩싸인 채 줄행랑을 쳤다. 북한은 함정 1척 격침, 5척 대파, 4척 중파라는 참패를 당했다. 사상자도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우리 해군은 함정 2척이 일부 파손되고, 참수리-325정 안지영(대위·당시 계급) 정장 등 9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6·25전쟁 이후 남북 해군이 최대 규모로 맞붙은 제1연평해전은 14분 만에 우리 해군의 압도적인 승리로 종결됐다.
 이 같은 결과는 죽음을 불사한 해군 장병들의 투혼, 지휘관부터 병사에 이르기까지 필승의 신념으로 똘똘 뭉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1연평해전은 특히 적에게 ‘도발하면 곧 죽음’이라는 두려움과 공포심을 심어줬으며, NLL은 어떠한 이유로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우리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승전이었다.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이 행사 종료후 제1연평해전 전승기념비에 새겨진 상황 요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승전 의미 되새기고, 정신무장 다지고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15일 오전 10시. 제1연평해전의 주역들이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세워진 전승비 앞에 모였다.
 당시 해군작전사령관 서영길 예비역 중장과 2함대사령관 박정성 예비역 제독 등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 14명은 이날 2함대에서 개최된 전승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박헌수(소장) 사령관 주관으로 열린 행사에는 2함대 장병·군무원 300여 명도 동참했다.
 장병들은 이 자리에서 “조국의 바다와 NLL 우리가 사수한다” “적 도발 장소가 침몰 장소가 되도록 현장에서 격멸한다”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단결해 필승전통을 계승한다”는 결의문을 낭독하며 서해 NLL 수호 의지를 다졌다.
 제1연평해전 때 참수리-338정 정장으로 참전했던 박노호(중령) 제주함장은 “포연이 자욱한 바다에서 전투를 치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6년이 흘렀다”며 “당시 우리 장병들은 NLL을 지키겠다는 불굴의 전투의지로 적의 도발을 격멸했다”고 회상했다.
 박 함장은 또 “북한은 상상하지 못한 방법들로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장병들은 자율과 책임이 조화를 이룬 병영문화 속에서 고도의 전술전기를 체득함으로써 언제, 어디에서 적이 도발해도 즉각 수장시킬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구비했다”고 말했다.
 해군본부와 예하 각급부대 장병들도 전투복을 착용하고, 전승 시간에 맞춰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정호섭 참모총장은 계룡대 대강당에서 거행된 기념식에서 제1연평해전은 철저한 준비와 지휘부의 단호한 결단, 현장부대의 용맹함이 만들어낸 쾌거라고 치하했다. 정 총장은 또 해군 전 장병이 승리의 교훈을 바탕으로 대비태세를 더욱 튼튼히 확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총장은 “적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신형 고속함정 전력화, 동해상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우리 도서와 함정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적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고, 적의 입장에서 우리의 대응전술을 수립함으로써 도발을 강력히 억제하고, 만약 도발하면 처절하고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 전 부대는 행사 후 적 도발 격멸 결의문을 낭독하며 전의를 고양했다. 이어 전승기념 6.15㎞ 전투뜀걸음, 특별 초빙강연 등으로 제1연평해전 승전 16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정신무장을 새롭게 다졌다. 

 

 

 15일 오전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제1연평해전 승전 1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장병들이 함대 안보공원에 세워진 전승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서해수호 의지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