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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65년...참전국 주한대사를 만나다 <2>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

“65년 전엔 강력한 혈맹… 지금은 특별 동반자”

그 후 65년...참전국 주한대사를 만나다 <2>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가 6·25 전쟁과 양국의 발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도인들의 안보의식은 어떤가요?” 기자가 물었다. “한국인들은 인디아 게이트를 알고 있나요?”

비크람 도라이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사진)가 되물었다. 델리대학교에서 역사학 석사 학위를 받은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1992년 외무부에 입사하기 전 1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질문 그 자체를 넘어 행간의 의미를 읽고 양국의 공통점과 지향점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강한 국방력, 강한 안보의식에 기반

 인디아 게이트는 수도 뉴델리 중심부에 있는 42m 높이의 참전기념비다. 이 곳에는 인도군 참전용사 9만여 명의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다.

이들은 실제로 지켜지지 않았던 영국의 독립 약속을 믿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 용감히 싸우다 전사했다.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인디아 게이트를 언급한 것에 대해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한 강한 안보의식과 애국심이야말로 양국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6·25 당시 인도는 한국에 특별한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파병은 같은 식민지배의 고통에 대한 정서가 반영된 것입니다.”

1950년 극심한 빈곤과 변혁을 겪고 있던 신생 독립국 인도는 한국을 위해 기꺼이 의료지원부대를 파병했다.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이것이 “전쟁의 끝을 촉진하기 위한 일, 사람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는 6·25전쟁을 가장 슬픈 역사의 장(Chapter)으로 기억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인도는 1973년 남북한 동시수교 이후 표면적으로는 남북문제에 중립을 지켜왔다.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인도는 동북아 안보환경을 불안하게 만드는 어떠한 활동도 지지하지 않는다”“특히 대량살상무기와 그 확산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IT 강국 인도가 바라보는 한국

  인도는 지난해 세계은행의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일본보다 앞선 세계 3위를 달성했다. 이뿐만 아니다. 대표적 IT 산업단지인 실리콘밸리나 국제적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에서 일하는 연구원 중 상당수가 인도인들이다.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이런 발전의 원동력에 대해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과 수학과 과학을 중시하는 전통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1980년대는 IT 분야에 제약이 많지 않았다며 “산업의 혁신이 제반 규제를 선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인도는 공통점이 많다.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뤘다는 점, 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등이다.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그 이유를 문화적 유사성에서 찾는다.

“가족과 사회적 질서에 대한 존중, 교육에 대한 열정, 저축을 미덕으로 여기는 전통 등 양국은 유사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인도인들의 인식에 대해 “좋은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고 답했다. 많은 인도인이 한국 글로벌 기업의 기술력과 자국 내 활동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사는 “당신이 인도에 가면 삼성·LG를 외치며 반갑게 인사하는 인도인들을 만날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위대한 국가의 증거…강한 국방력과 올바른 지혜

  국은 지난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경제·문화 전반에서 협력 확대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양국이 상호호혜적 관계를 한층 발전시킬 막대한 잠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1970년대 친선 사절 수준에서 현재 인도와 한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가 됐다”“특히 국방 분야와 전략적 안보정책 분야에서 아직 협력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는 양국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협력의 습관’이 굳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양국 정부, 교육기관, 미디어, 기업이 자주 만나 대화하고 상호 교류와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긴밀한 노력이 상호호혜적 이익을 창출할 것이며 우리의 파트너십을 전진시켜 나갈 것”이라고 힘있게 말했다. 끝으로 도라이스와미 대사는 “위대한(Great) 국가의 증거”에 대해 설명했다.

“자국의 국민과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힘, 그리고 이 힘을 올바른 곳에 사용할 수 있는 지혜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그는 “위대한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대한민국 장병들의 안전과 성공을 기원한다”며 인사를 전했다.

 

경제·IT·안보 분야 포괄적 협력 가속

 

   #65년 전…독립 3년 맞은 신생국가의 참전

 1947년 영국으로부터 막 독립한 인도는 극심한 빈곤과 변혁을 겪고 있었지만 유엔의 요청에 따라 과감히 의료지원부대 파견을 결정했다. “○○전투에서 적을 격퇴했다”와 같은 화려한 공적은 없다. 그러나 627명의 인도 의료지원부대는 수준 높은 의술로 유엔군과 한국군 부상자를 진료하는 한편 민간인 부상자 진료 및 구호활동도 병행했다.
 형적인 농업국이었던 인도는 1950년대부터 경제발전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IT 분야를 중심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룩했다. 인도는 표면적으로는 비동맹 중립 정책에 따라 남북한 등거리 외교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상회담 등 양국 교류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와의 실질적 협력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후 65년…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한민국과 인도는 지난달 방한한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인도 수출액은 114억 달러로 2010년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 이전인 2009년보다 59.5%나 늘었다. 무역흑자는 39억 달러에서 75억 달러로 93.9%나 급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 1월 인도를 방문해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위산업의 인도 진출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파리카르 인도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통해 포괄적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양국은 IT 강국으로서 사이버 안보 분야와 PKO 활동에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