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력 배가·수색정찰임무 수행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보여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차 제작 기술과 독일 전차군단의 활약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도 독일의 전차 제작 기술이나 독일이 만든 전차에는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뒤따라 다닌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한 전차만 만들 것 같은 독일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갑차량, 비젤(Wiesel)도 만들었다는 것이다.

 독일, 정확히는 구서독이 개발해 실전배치한 비젤은 부대 특성상 중장비 운용이 불가능한 공수부대의 부족한 화력을 보완하고 기동력을 배가해 수색 및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형 장갑차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장갑차라는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 비젤은 길이 3.32m, 폭 1.82m, 높이 1.9m로 경차로 불리는 소형 승용차보다 작다. 전투중량은 약 3t에 형식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한 번 주유로 약 200㎞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대속도는 시속 75㎞다.

 크기가 워낙 작다 보니 장갑차로서의 기본적인 외형과 주행 성능만 갖췄을 뿐 가장 중요한 덕목인 방어력은 7.62㎜ 기관총탄과 유탄 파편을 겨우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방어력을 희생한 대신 가벼워진 무게 덕분에 비젤은 C-130 수송기로는 4대, C-160 수송기로는 3대, CH-53 헬기로는 2대를 동시에 공수할 수 있다. 맨몸으로 적진에 침투하는 공수부대에 작고 빠르며 강력한 화력 지원이 가능한 비젤의 효용 가치는 이러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뿐만 아니라 비젤은 다양한 파생형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용도로 운용되고 있다.

 비젤은 크게 비젤 1과 비젤 2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젤 1은 20㎜ 기관포를 탑재하는 Mk20A1, TOW/HOT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하는 TOW A1 등이 있으며 1989년부터 1992년까지 모두 343대가 생산됐다. 비젤 2는 엔진을 109마력으로 강화하고 기동성을 향상시킨 개량형으로 공수부대와 신속대응군 지원, 지휘 통제·감시, 병력 및 탄약 수송, 대공방어, 120㎜ 박격포 탑재 화력지원 차량 등이 있으며 179대가 도입 중이다. 특히 ASRAD(Advanced Short Range Air Defence) 시스템이 장착된 비젤 2 대공방어차량은 적의 대공공격에 취약한 공수부대에 강력한 대공방어능력을 제공한다.

 비젤의 개발은 19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의 포르쉐(Porsche)가 개발을 담당했으며 최초의 시제차량은 1975년 6대가 제작됐다.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효용 가치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개발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1984년 312대의 도입이 결정됐고 1년 후에는 31대의 추가 생산이 결정됐다. 전반적인 작전 능력은 여느 장갑차와 비교할 수 없지만 독일은 비젤을 신속대응 및 단기작전용으로 운용하며 이러한 단점을 상쇄하고 있다. 오히려 전면전의 위협은 감소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크고 작은 분쟁으로 인한 독일연방군의 평화유지 활동 참여가 빈번해지면서 비젤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계동혁 전사 연구가>

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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