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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공포의 두 글자 '작업'

 

군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작업 나갈 사람?”이다. 작업병을 뽑는다는 말이 나온 순간부터 생활관에는 보이지 않는 눈치 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모두 "제가 나가겠습니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은 쉬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군인에게는 피해 갈 수 없는 바로 ‘작업’이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얻는 것들 또한 적지 않다. 지금부터 우리는 장병들이 어떤 종류의 작업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일명 '삽질'로 불리는 가장 기본적인 평탄화 작업이다. 군대에는 하계, 추계진지공사라는 것이 있는데 해마다 2번씩 부대주변이나 초소를 정비하는 것이다. 흙을 이용해 언덕을 만들고, 이동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서 길을 내기도 하는 이 작업에는 가용인원은 전부 투입될 만큼 규모가 큰 작업이다.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작업에 투입되기 전 생활관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로 얼굴을 도배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처음 이등병 때는 열심히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온몸에 힘을 실어서 땅을 파지만, 요령을 터득한 뒤로는 적절한 힘과 손목을 사용하여 장시간 동안 효율적인 작업 능률을 보여준다. 단순 반복작업이고, 힘이 많이 요구되는 작업이니만큼, 끝나고 난 뒤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작업 중 하나이다. 

 

 다음은 취사지원이다. 일일 취사병 체험을 할 수 있는 이 작업은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사병들을 돕고자 하루 동안 그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본인의 특기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취사병처럼 요리를 하거나  음식에 직접적인 관여는 하지 않는다. 주로 설거지나, 물건을 옮기기, 비닐을 벗기는 등의 단순한 작업을 하는데, 쉬워 보이지만 부대에 있는 모든 병사가 먹는 엄청난 양이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끔 일을 마치면, 취사병들이 만들어주는 특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해서 뜻하지 않은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페인트작업은 앞에 소개한 작업들보단 힘들지 않고 어느 정도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정신없이 페인트를 칠하다 보면 피복에 페인트가 묻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상의는 활동복, 하의는 전투복을 착용하고 작업을 한다. 또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 페인트작업을 하게 되는 경우 부대에 비치된 작업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뒤에 들어간다. 그리고 페인트 냄새가 유독 강하기 때문에 시간을 정해놓고 교대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제설작업이야말로 진정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동원할 수 있는 방한도구는 총원되며 넉가래, 눈 삽, 빗자루를 이용해 눈을 제거한다. 제설작전이라고도 지칭하는 이 작업은 전시에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 눈이 많이 쌓였을 때는 넉가래를 들고 열을 맞춰 1차적으로 눈을 밀어낸다. 그리고 눈 삽을 든 인원이 투입되어 모아놓은 눈을 치운다. 다음은 빗자루로 눈을 넓게 퍼트림으로써 작업이 진행된다. 그리고 종종 작업을 끝낸 뒤 염화칼슘을 뿌리는 일도 있다. 간혹가다 폭설이 내릴 경우 눈을 맞으면서 제설작업을 할 때가 있는데, 한 번씩 밀고 쓸어도 뒤돌아보면 어느새 눈이 내려 원상태로 돌아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계속 제설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눈이 쌓여 결빙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결빙지역이 생기면 신속한 이동에 제한이 따르는데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제설작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무엇이든 옮겨 드립니다'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 또한 군대이다. 축구 골대부터 시작해서 들리는 것은 모두 옮길 수 있다. 그 크기와 무게에 따라 가용인원이 결정되며,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끝날 수 있는 작업이다. 단지 위험성이 좀 있는 작업이기 때문에 조심성이 필요하다. 무겁다고 손을 놓아버리거나, 방향이나 높이 같은 부분에 협동심이 맞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분리수거, 시멘트 작업, 세척작업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전역할 때가 되면 흔히 말하는 '일의 요령'이 생기는 것이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 군필자가 환영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 복무를 마친 후에도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우리의 장병들은 오늘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출처 : blog.naver.com/jimmy44, kookbang.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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