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Space

[최동철 국방광장] ‘레바논의 빛’ 동명부대를 다녀와서

[최동철 국방광장] ‘레바논의 빛’ 동명부대를 다녀와서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 땅, 내전 이전에는 동양의 스위스라고 불렸던 곳. 우리 자랑스러운 장병들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파병임무를 수행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10년 동안 국위 선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장병들의 활약상을 보기 위해 파병 교대진과 함께 전세기에 올랐다.


동명부대는 2007년 6월 창설돼 레바논에 파견된 유엔평화유지군 부대다. 1976년 일어난 내전으로 기독교, 이슬람민병대, 레바논군, 시리아군과 이스라엘군이 전쟁을 벌이자 유엔은 이를 막고자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을 창설했다. 18진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현재는 19진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책임지역 내 불법무기와 무장세력 유입에 대한 감시·정찰작전, 민군작전, 레바논군 지원과 협조체계 유지, 개인과 부대방호 태세를 유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동명부대는 UNIFIL 서부여단 예하 부대로 편성돼 티르지역 일대를 작전지역으로 한다. 이 지역을 수시로 감시·정찰하며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수많은 작전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최고의 부대다. 부대 명칭인 동명(東明)은 ‘동쪽에서 온 밝은 빛’이라는 뜻으로 ‘레바논의 평화를 위해 멀리 동쪽에서 온 부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명부대는 대한민국의 유엔평화유지군 파병역사상 최장기 파병기록을 가지고 있다. 동명부대 장병들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칭찬은 그 어느 유엔 파병부대도 따라올 수 없다. 주민들은 동명부대에 ‘신이 내린 선물’ ‘친숙한 이웃’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티르 시장과 오찬을 하면서 물어보니 “동명부대는 한마디로 최고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병들은 친한화를 위해 다양한 민군작전을 하고 있다. 한국어·컴퓨터 교실, 태권도·재봉 교실 등을 개설해 주 1회 방문교육을 하고, 마을을 순회하며 의료지원을 한다. 18진과 함께 ‘마켓 웍스(Market Walks)’라는 민군작전에 동행해봤다. 한국군에 대한 상인들의 인심이 너무 후했다. 선물을 주는가 하면 덤을 많이 주기도 했다. 그들의 표정에서 한국군을 신뢰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9진과의 임무 교대식이 열리던 날, 주민들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떠나는 장병들과 뜨거운 포옹으로 석별의 아쉬움을 나누었다.


이제 우리는 유엔군 일원으로 세계평화활동에 참여해 국위를 선양하는 선진국이 됐다. 동명부대는 레바논 평화유지활동뿐만 아니라 외교력 신장과 국격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8개월 동안 18진 단장 양전섭 대령을 비롯, 모두가 화합·단결해 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한 장병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 후임 19진 단장 진철호 대령과 장병들은 조국과 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복귀할 때까지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 귀환하길 바란다. 가능하다면 안전이 허락되는 범위 안에서 고대 유적지 탐방 등을 통해 견문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 다시 한번 해외 각지에서 파병임무를 수행하는 자랑스러운 장병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이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군사외교관으로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도록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