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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육상무기

군인의 물건 군수품 돋보기 <15>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

토종이 만든 명품, 세계 시장으로 ‘찰떡 동행’

 

K9, 사거리 40·최대시속 67㎞… 첫 실전배치 연평도

K10, 분당 10발 이상 탄약 자동 이송 포병 운용 혁신

 

자주포는 별도의 차량으로 움직여서 사격하는 견인포와 달리 스스로 움직이는 화포를 말한다. 유도탄을 제외하고 가장 사거리가 긴 지상화력으로 뛰어난 기동력과 막강한 화력은 적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만큼 세계 각국은 우수한 자주포를 보유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K55 자주포에 이어 K9 자주포를 개발하는 등 우수한 자주포를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80년대 후반 자주포는 최대 사거리를 40㎞ 이상으로 무장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였다. 북한도 40㎞급의 170㎜ 자주포를 독자 개발해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우리 국군은 자주포 보유 숫자 및 화력에서 열세에 있었다. 따라서 21세기 포병의 전투 개념인 사거리, 발사속도, 기동성, 생존성이 향상된 자주포의 개발이 요구됐다.
이에 정부 주도하에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삼성테크윈이 공동으로 K9의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ADD가 사업관리·기본설계·시험평가·종합군수 지원요소 측면을 주관하고, 삼성테크윈이 상세설계 및 시제 제작을 맡았다.

  

 ● 개발, 10년에 걸친 고난의 세월

 삼성테크윈이 ADD와 K9의 기초연구에 착수한 것은 1989년.
 1990년부터 1993년까지를 탐색 개발기간으로 정하고 목표 사거리 달성과 사격절차 자동화를 위한 핵심기술의 실험개발과 체계 적용성을 연구했다.
 삼성테크윈은 국산화율 확대를 목표로 경제성 등을 고려해 엔진과 변속기, 위치 확인장치 등은 해외에서 도입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ADD가 주관이 돼 삼성테크윈은 물론 부품 개발을 담당한 협력사와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특히 전문계열화를 통해 포신, 엔진, 차체 등을 개발했으며 삼성테크윈이 이를 납품받아 총괄 조립했다.
 1997년 9월부터 1998년 8월까지 1년 동안 육군교육사령부·ADD·삼성테크윈의 기술시험, 야전군 운영시험, 환경시험 등의 K9 실용시제 시험평가가 이어졌다.
 악천후의 기상조건, 비포장도로 등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 주행함으로써 내구도를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마침내 1998년 10월에 장비의 결함이나 안전사고 없이 4100여 발의 사격시험, 1만3800㎞의 주행시험을 완벽히 수행함으로써 장비의 우수성을 입증하며 군으로부터 최종 전투장비 사용가 판정을 획득했다.
 10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순수 국산기술로 완성시킨 제품으로 국산화율은 87%에 달했다.
 

 

 

 ● 명품 자주포 K9 탄생

 K9은 독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사거리 40㎞의 155㎜ 신형 자주포로 탄약, 장약 및 군수지원 요소와 함께 패키지로 개발된 세계 최초의 자주포다.
 사거리 40㎞인 K9은 사거리 24㎞인 기존의 K55에 비해 포탄 발사력을 높이고 포신도 2m 늘려 8m로 확장했으며, 새로 장착한 신형 장사정탄을 활용하도록 하는 등 사거리를 대폭 향상시켰다.
 자동사격장치와 자동송탄장치를 구비하고 있어 표적위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사격 제원을 산출, 포를 목표방향으로 지향시키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또 탄약을 자동으로 이송·장전함으로써 30초 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으며, 3분간 분당 6~8발의 사격이 가능해 기존의 K55에 비해 3배의 화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최대 시속 67㎞로 이동할 수 있어 사격 후 신속한 진지 변환이 가능하고 장갑 강판을 보강해 방호력도 대폭 향상됐다.


 ● 실전 배치, 국방력 강화에 기여

 1998년 12월 22일 삼성테크윈은 국방부와 신형 자주포의 공급계약을 체결, 1999년부터 국군에 양산 배치했다. K9의 생산은 1단계(1998. 12~ 1999. 3)와 2단계(1999. 4~2000. 3)로 진행됐다.
 1999년 12월 17일 꿈에 그리던 K9 신형 155㎜ 자주포를 출고했다.
 최고 속도 67㎞와 360도 제자리 선회가 가능하고 60% 경사의 등판능력과 2.8m 참호를 통과할 수 있는 능력, 0.75m의 수직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기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였다.
 영하 32도와 영상 50도에서는 물론 시간당 120㎜의 폭우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천후 자주포가 국내 독자기술로 탄생한 것이다.
 사거리, 발포 속도 면에서 미국의 M109 A6(팔라딘)이나 영국의 AS90(브레이브하트)보다 우수하고, 독일의 PzH2000 자주포와는 동등 이상의 수준인 최첨단 지상화력장비 K9이 최초로 배치된 곳은 육군이 아닌 연평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였다.
 K9 초도 생산이 한창 이뤄지고 있던 1999년 6월 제1연평해전에서 패배한 북한군부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자 군 수뇌부가 육군이 획득하려던 K9을 연평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에 전환 배치한 것이다. 
  연평도에서 북한의 해주까지는 약 32㎞로 K9의 최대사거리 40㎞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K9 자주포 포탄 사격 모습


 ●터키 수출, 세계 시장에서 호평

 K9은 전력화 전부터 수출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2000년 5월 4일 국방부와 터키의 지상군사령부는 ‘터키 자주포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1년까지 300여 문의 터키 자주포 양산에 소요되는 K9 국산 자주포의 부품을 터키 현지 조립생산 방식으로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수출대금은 약 10억 달러(당시 환율로 1조3000억 원)로 국내 방산수출 사상 최대 규모이자 전년도 방산물자 수출총액인 5500만 달러의 18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또 국내기술로 독자 개발한 방산기술에 대한 외국과의 최초 협력사업으로 향후 수출 확대 전망을 밝게 했다.

 

K9 자주포에 탄약 보급중인 K10 탄약운반 장갑차.


 ●찰떡궁합, K10 탄약운반장갑차

 삼성테크윈은 분당 10발 이상의 탄약 이송 능력을 갖춘 자동화 장비인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개발해 K9 자주포와 패키지로 공급하고 있다.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탄약 집적소에 쌓여 있는 탄약이나 트럭 위의 탄약을 적재해 사격진지로 이동시켜 K9 자주포에 보급하는 자동화 로봇형 장비다.
 K10은 한 번에 104발의 탄약과 504개의 장약을 차체 내에 적재할 수 있으며 포탄을 공급하는 탄약적재장치는 비탈진 곳은 물론 평탄하지 않은 곳에서도 포탄을 공급할 수 있다.
 또 자동제어 시스템에 의해 탄약 재고관리, 자체 고장탐지 및 진단, 신속 정확한 적재·보급이 가능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적용된 완전 자동화 제어 시스템은 우수한 성능으로 포병 운용 개념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군의 전투력 향상이라는 목적 외에도 뛰어난 경쟁력을 지닌 수출상품으로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는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