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치 않은 레이더 피하기

 

그런데 아주 빠르게 하늘높이 날거나, 아니면 지면에 붙어 초 저공으로 날거나 하는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레이더를 피할 수 있냐고 하면 또 그게 아니었다. 웬만큼 방공망 먹어주는 나라들은 하나씩 갖고 있는 조기경보기란 놈은 초 저공 항공기의 입지를 대폭 축소시켜 버렸고, 설상가상으로 레이더에 룩다운 능력(즉 레이더의 전파방향을 아래 방향으로 투사 시켜 하방의 물체를 탐지하는 능력)이 부여되자 항공기의 초 저공 침투는 더 이상 효과적인 전략 수단이 될 수 없었다. 초 고공·고속 침투 역시 비용 대 효과 면에서 극히 비경제적이었다. 지난번에 언급한 발키리의 경우 기체 가격만 해도 천문학적이었고, 여기에 운용유지비를 계산 해 보니 이건 미 공군조차 감당키 힘든 수준 이었다. 결국 발키리는 시제품 두 대 만들고 계획 자체가 취소되어 버렸다. 초 저공침투를 전문으로 하는 토네이도 역시 걸프전에서 활약 하였지만 적지 않은 수 가 이라크군의 저공 방공망에 격추되어 그 능력을 의심 받았다.
독자 여러분들 뭐 느끼는 것이 없으신가?

그렇다. 단순 물리학적으로 레이더의 덫을 피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레이더 좀 피해보려 했다가 집안 살림 거덜 나거나 아니면 피한다고 피했는데 여전히 야무지게 얻어맞고 있는 중이거나 둘 중 하나다. 바로 이런 딜레마를 극복 해 보려는 노력에서 스텔스 항공기는 출발한다.

 

XB-70 발키리의 모습(중간의 거대한 기체).

50년대의 설계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제작비와 유지비 때문에 시제품 두 대가 만들어지고 끝난 비운의 폭격기다.

사진은 시제품 중의 한 대로써 이 촬영 직후 오른쪽의 F-104와 충돌해 결국 추락하고 말았다.

 

스텔스기의 탄생

 

미국의 항공기 제작 업체인 록히드마틴사 내에는 『스컹크웍스』라는 좀 별난 항공기 제작 팀이 있다. 이 팀의 성격은 그들이 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로 요약 할 수 있다.

 

‘시간과 예산만 주어진다면 자유의 여신상도 곡예비행을 시킬 수 있다.’

 

더군다나 컴퓨터가 흔치 않던 시절, 이들은 거의 수작업으로 F-104나 U-2, SR-71같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항공기를 설계해 냈다. 한 마디로 스컹크웍스의 팀원들은 '외계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스컹크웍스팀의 작품들.

SR-71, F-117 등 혁신적인 항공기들은

대부분 이 팀의 손을 거쳐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팀이 1960년대 말에 한권의 논문을 입수하게 된다. 소련의 표토르 우핌체프라는 과학자가 쓴 논문인데 그 제목은 다음과 같다.

'Method of edge waves in the physical theory of diffraction'

'물리적 반사 이론에 의한 전자파 예각 파동 방법'이라는 긴 이름이다.
논문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전파를 흡수하는 어떤 특정물질과 레이더 반사 각도를 고려 한 설계로 기존의 레이더 전파를 난반사 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정작 이 논문은 소련 학계 내에서 ‘말도 안 된다’는 비난을 받으며 사라졌지만, 이 논문을 검토 한 스컹크웍스 팀은 무릎을 친다.

 

‘카하~ 우리가 찾던 개념이다!’

 

소련에게 U-2를 격추당한 굴욕을 맛보았던 스컹크웍스팀은 그동안 레이더를 무력화 시킬 혁신적 항공기의 설계에 골몰하던 중, CIA에 의해 입수된 이 논문을 바탕으로 스텔스 항공기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고, 1977년 최초의 스텔스 항공기를 비행시키는데 성공한다. 이윽고 1981년, F-117의 프로토 타입이 비행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군사용 스텔스 항공기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다.

 

 

 

 

 

 

 

 

 

 

 

표토르 우핌체프 교수.

그의 이론은 조국 소련에서는 철저히 외면 받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에서 꽃이 피게 된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F-22나 F-35 등의 스텔스기와 비교하면 F-117은 매우 기괴한 형태를 하고 있다. 부드러운 곡선은 전혀 없이 미묘한 형태의 각진 구조물로 되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삼각형에 가깝고 꼬리날개도 뭔가 어색하다. 사실 여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시에는 컴퓨터는 커녕 전자계산기도 귀한 시절이라 컴퓨터 CAD/CAM 기술(쉽게 말해 컴퓨터로 그림을 그려 설계하는 기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적 레이더의 전자파를 난반사시키기 위해 전파반사각도와 면적을 계산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의 스텔스 항공기와는 그 형태가 너무 달랐다.

 

 

수많은 환상을 창조해낸 F-117. 이제는 퇴역했지만 이놈의 전설은 아직 살아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생겨난다. 당시 F-117은 뉴멕시코州의 비밀공군기지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 지역에서 UFO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끊이지를 않았다. 전 세계에서 UFO 사냥꾼들이 모여들었고, 극적인 사진이나 비디오도 꽤 많이 찍혔다. 후에 UFO가 아닌 F-117로 밝혀졌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근거 있는 미스터리 취급을 받으며 음모론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심지어 미국의 유명 TV 드라마 X-File의 한 에피소드로 다루어지기도 했다.

 

 

멀더 형님마저 F-117에 낚이신 바 있다

옆의 스컬리 누님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고 계시다.

 

아무튼 전파를 난반사시키는 외형 설계에 전파를 흡수하는 특수하고도 값비싼 도료를 입히자 비로써 F-117은 군사 작전이 가능한 항공기로 탄생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주의할 점. 스텔스 설계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외형 설계이다. 전파흡수 도료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더 쉽게 말해 전파흡수 도료가 없어도 스텔스 항공기는 어느 정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일반 항공기에 전파흡수 도료를 입혀봤자 별 효과가 없다.

 

 

 

 

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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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하철 2015.09.11 0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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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삼류강사 2018.09.10 2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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