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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로 풀어쓴 북한사<1>‘남북 분단 69년’ 북한의 대남전략은 불변

‘남북 분단 69년’ 북한의 대남전략은 불변
이야기로 풀어쓴 북한사 <1>연재를 시작하며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30분쯤 북한이 대연평도를 향해 포격을 가한 사건이다.필자제공

 

숱한 대남도발…확고한 안보 뒷받침만이 평화통일 논할 수 있어

 

북한·북한군의 양면성 바로 보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 됐으면…

 

북한은 우리에게 낯선 땅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친근하지도 않다. 한때는 ‘정보’ 분야에 종사하는 일부 사람만이 북한 소식을 접했던 시절이 있었다. 북한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려는 이들에게도 북한은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날마다 신문과 방송에서 북한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2만6000여 명의 탈북 새터민들은 북한 소식의 새로운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는 북한을 잘 알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북한은 6·25 남침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2953건의 대남 군사도발을 감행했다. 정전협정 위반 건수는 1994년까지 42만5271건에 달한다. 지금까지 북한의 대남도발은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자행됐다. 육상에서는 무장공비 남파, 땅굴, 비무장지대 총격, 군사분계선 월선 등을, 해상에서는 북방한계선(NLL) 침범, 선박 포격, 어선 납치 등을, 공중에서는 항공기 납치 및 폭파, 영공침범 등을 저지르며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대남도발을 감행했다. 여기에 대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있다.

 

최근에만도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과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NLL에서의 도발은 1·2차 연평해전으로 이어졌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06년 이후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의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이버 공격과 무인기를 이용한 우리 군사시설물 탐지 등 도발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은 우리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남북이 분단된 지 69년이 지났다. 그동안 남한에는 다양한 북한의 ‘이미지(像)’가 생겨났다.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의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보고 재단하려 한다. 북한을 다양한 모습으로 이해하려는 것은 일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북한의 대남전략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북관계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는 공존과 통일의 대상이요, 다른 하나는 도발의 주체라는 것이다. 북한의 노동당 규약은 여전히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며…최종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는 것”이라고 명문화하고 있다. 노동당의 이 같은 대남적화 목표는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북한의 대남전술은 변할지라도 전략은 결코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북한의 실체와 본질을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북한을 낭만적인 통일의 대상으로, 대화와 협력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편향성은 지양해야 될 것이다. 나아가 대화와 협력의 대상이자 도발의 주체라는 북한의 양면성을 명확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확고한 안보가 뒷받침될 때만이 평화와 통일을 논할 수 있다는 역사의 진리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에 연재하는 ‘이야기로 풀어 쓴 북한사’는 북한과 북한군을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내용의 핵심은 도발의 주체와 대화의 상대라는 북한의 양면성을 함께 살펴보려는 데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북한의 본질을 바로 알고, 이해할 때, 북한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앞으로 북한과 북한군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새로운 자료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단편적인 지식의 전달이나 사전적인 해설보다는 분석적인 글을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 사진설명 : 1968년 1월 21일 북한은 청와대 기습을 기도해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을 경악시켰다. 당시 사건의 핵심인 김신조가 체포된 장면.필자제공 

먼저 북한이 자행했던 1968년 1·21 청와대 기습 미수 사건과 푸에블로호 피랍 사건의 숨겨진 비화, 1969년 미 해군 EC-121 정찰기 격추 사건의 배경과 진실, 1976년 8·18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한미 양국의 반발에 김일성의 유감 표명 등 과거 도발 사례 속에 숨겨졌던 내용들을 하나씩 살펴볼 것이다.


또한 베트남전쟁을 포함해 북한군의 해외 파병 사례, 혈맹이라 하지만 사실은 ‘불편한 동거’로 일컬어지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 북한의 뉴욕대표부 개설 과정, 1969년부터 전개되는 북한의 이른바 ‘인민외교’ 등 대외관계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다. 특히 북한군 총정치국 설치의 배경이 됐던 김일성의 위기의식과 북한에서 절대비밀로 분류되는 전시사업세칙의 내용, 그리고 군사정전위원회에 나왔던 북한군 대표들의 면면도 살펴보고, 북한이 자랑하는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에 대해서도 그 진실을 파헤쳐 볼 것이다.

 

이외에도 1956년 8월 종파사건 같은 북한정치사의 갈등, 북한 소설 속에 비친 미국과의 전쟁 시나리오, 북한의 과학기술, 조선노동당사(史)에 나오는 흥미 있는 내용도 소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는 북한문헌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루고자 한다.

 

아무쪼록 국방일보 지면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로 풀어 쓴 북한사’ 시리즈가 국군장병과 독자 여러분들이 북한을 바로 알고,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신재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북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