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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재능나눔 … 아이들 음악 열정 꽃피웠다

8년 재능나눔 … 아이들 음악 열정 꽃피웠다

칭찬합시다-최길호 상사·육군23사단 군악대

군악대 삼척고 관악부 군인 악장 선생님 군악 부사관 노하우로 지도 봉사 학생들 악기연주 실력 일취월장

 

<육군23사단 군악대 악장 최길호(오른쪽) 상사가 아바의 맘마미아 합주에 맞춰 삼척고등학교 관악부 학생들을 지휘하고 있다.>

 

강원도 삼척고등학교에서는 매주 수요일 군인 선생님이 관악 지휘를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육군23사단 군악대 악장 최길호 상사. 최 상사는 매주 수요일마다 삼척고등학교를 찾아 관악부원들의 악기연주와 음악이론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8년째 이어오고 있다.

 최 상사의 이러한 음악봉사는 2006년 초 삼척지역 내 음악 관련 단체 간 교류활동 중 만난 삼척고등학교 선생님과의 인연을 통해 처음 시작됐다. 학교 관악부에 전문적인 음악지도 선생님이 없어 체계적인 지도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은 최 상사는 사회에서 음악지도 경력이 있는 몇몇 군악대원과 함께 삼척고등학교 관악부로 직접 찾아가 연주 지도를 시작했다.

 최 상사는 처음 합주실에 들어가 보니 전문 지도교사 없이 선배가 후배를 지도하는 방식으로 음악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연주 수준이 매우 낮았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어디서부터 지도해야 할지 난감했다고 한다. 2006년 당시 삼척고등학교 관악부 학생들의 연주 실력은 간신히 팡파르와 같은 의식곡 몇 곡을 소화해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 상사는 고민 끝에 학생들에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평소 “음악을 할 때 즐겁지 않으면 절대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최 상사는 군악 부사관으로서 다져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음악연주 및 이론지도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점점 최 상사의 열정적인 지도를 받으며 음악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 그 결과 실력이 부쩍 늘어 유행곡 메들리와 간단한 경음악 협주가 가능하게 됐으며, 그해 8월 1일에 열린 ‘삼척 여름청정해변 축제’에서 23사단 군악대와 처음으로 협연까지 했다.

 이후 삼척고 관악부는 실력이 일취월장해 학교행사 연주뿐만 아니라 각종 음악관련 공연에서 종종 협연을 하며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12일에는 23사단 군악대가 주관한 ‘시민과 함께하는 군악연주회’에서 군악대와 멋진 호흡을 맞췄다. 1시간 반에 걸친 공연 동안 완벽한 하모니를 연출해 청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공연은 스승인 최 상사와 관악부 제자 15명이 함께 연주자로 나와 더욱 흥미를 끌었다.

 이러한 눈에 띄는 성과는 최 상사가 지난 30년 동안 쌓아 온 음악인으로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큰 역할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 3년 내내 관악부에서 색소폰을 연주한 최 상사는 악기연주에 만족하지 않고 숭실대학교에서 관악 지휘자 과정을 수료하며 조화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지휘자로서의 소양을 갖추게 됐다. 이러한 경력이 관악부 학생들의 악기연주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최 상사와 함께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사단 군악대 전강진 일병은 “학생을 지도할 때마다 악장님은 단순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생각보다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어 하신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세심하게 밀착 지도해 주는 악장님과 실력이 쑥쑥 늘어나는 학생들을 보면 옆에서 함께 지도하고 있는 나 역시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최 상사의 음악지도 때문인지 군악대 간부로 복무하고 싶어 하는 제자도 나타났다. 관악부에서 드럼 연주자로 활약 중인 3학년 이영무 군은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군악대와의 협연에서 큰 감동을 받고, 군악대원들이 음악으로 하나 되는 모습에 반해 졸업과 함께 군악 부사관에 지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최 상사는 삼척고등학교 관악부 학생을 지도하는 활동 외에도 삼척시 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매주 한 시간씩 노래도 불러 주고, 주특기 악기인 색소폰으로 신 나게 연주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음악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끊임없는 음악 관련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23사단 군악대의 든든한 기둥 최길호 상사. 그는 오늘도 군악대 합주실에서 대원들의 연주 연습을 위한 지휘에 온 힘을 쏟으며, 본연의 임무인 사단 장병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의 연주가 사단 장병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글 = 강호민 일병 육군23사단 군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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