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특수전사령부 3공수특전여단 ‘혹한기 훈련’ 르포
체감온도 영하 20도 눈덮인 겨울산
설상 위장 작전팀 은밀한 정찰 이어
헬기서 패스트 로프 강하 지상 투입
언덕 너머로 전술스키 요원들 ‘쌩쌩’
특전사 혹한기 훈련 강도 높기로 유명
워리어 플랫폼·드론 등 첨단 무장도
강원도 평창군 황병산 동계훈련장에서 진행된 육군3공수여단 혹한기 훈련 중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특전요원들이 패스트 로프 훈련을 하고 있다. 평창=한재호 기자
발을 동동 구를 정도의 혹한도 장병들의 패기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오직 임무만을 생각하며 흘린 장병들의 땀방울은 얼어붙은 얼음과 쌓인 눈을 녹였다. 바로 혹한기 훈련에 돌입한 우리 장병들의 모습이다. 겨울 훈련의 단골손님 ‘혹한기 훈련’이 올해도 어김없이 장병들을 찾아왔다. 장병들은 뜨거운 열정으로 동장군과 싸우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기자가 3일 찾아간 육군3공수여단 혹한기 훈련 현장 역시 ‘특전용사’들이 내뿜는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악조건 속에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특수작전 수행 능력을 연마 중인 특전용사들의 생생한 훈련현장의 모습을 전한다.
혹한을 녹이는 특전용사들의 뜨거운 땀방울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혹독한 추위 속에 오직 살을 에는 듯한 바람 소리만 가득한 강원도 평창군 황병산. 온 천지가 눈으로 뒤덮인 이곳에 설상 위장을 한 육군3공수여단 작전팀 10여 명이 은밀하고도 신속하게 숲 속을 나와 은거지(비트)로 들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형지물과 동화된 이들의 은거 지점 위에는 드론이 나타나 주변 정찰을 시도했다. 아군 헬기를 목표한 지점으로 유도하기 위한 사전 정찰이었다. 곡예를 하듯 사방을 정찰한 드론이 제자리로 복귀했고, ‘안전이 확보됐다’는 무전과 함께 팀원들이 UH-60 헬기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저 멀리 골짜기 사이로 헬기가 특유의 굉음과 함께 거센 눈보라를 몰고 왔다.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상황. 목표지점에 도착한 헬기가 공중에서 호버링(hovering)을 시작하자, 피아식별장비·개머리판·레이저 표적지시기·탄알집·확대경 등 워리어 플랫폼으로 무장한 10여 명의 특전용사들이 패스트 로프로 지상에 투입됐다. 재빠르게 눈 위에 안착한 특전사 요원들은 30㎏이 넘는 군장과 총기 등 각종 장비를 휴대한 채 사주경계를 하며 임무수행 지역으로 신속히 사라져 갔다.
그 순간 반대편 언덕에서는 완벽하게 설상 위장을 한 특전사 요원들이 바람같이 나타났다. 이들은 도저히 걸어서는 내려올 수 없을 것 같던 눈 덮인 언덕을 전술스키를 이용해 빠르게 하강하며 작전지역으로 이동했다.
설상위장을 한 특전요원들이 전술스키를 이용해 작전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평창=한재호 기자
워리어 플랫폼·드론…미래전투체계 검증
‘강도 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이날의 특전사 혹한기 전술훈련은 장면 장면마다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번 훈련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9박10일 일정으로 해발 1408m의 황병산 동계훈련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육·해·공군 전 부대를 막론하고 겨울철이 되면 각 군은 특성과 임무에 맞게 혹한기 전술훈련을 실시한다.
은거지 구축을 마친 특전요원들이 전방을 감시하고 있다. 평창=한재호 기자
이 중 특전사의 혹한기 훈련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특수작전 수행 능력을 연마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훈련 내용도 생존훈련부터 산악무장 정찰훈련, 산악·전술스키, 전술행군 등 동계 전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실전적인 과제들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육군 최초로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하고 혹한기 훈련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드론을 활용한 특수정찰 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래전투체계 검증이 병행돼 그 의미를 배가시켰다. 훈련에 참가한 김인수 중사는 “살을 에는 듯한 혹한 속에서 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강의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혹한기 훈련 기간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을 주관하고 있는 이재욱 대대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팀워크가 획기적으로 향상된 것은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팀원이 멀티 임무를 수행할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로서 국민이 가장 믿고 신뢰하는 세계 최정예 대체불가 특전부대가 되기 위해 새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우(맨 앞) 육군참모총장이 헬기에서 내려 육군3공수여단 특전용사들의 혹한기 훈련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평창=한재호 기자
김용우 육참총장 새해 첫 훈련 현장지도
한편 이날 훈련 현장에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최근 비행을 재개한 수리온을 타고 새해 첫 현장지도에 나섰다. 김 참모총장은 기록적인 한파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특전용사들을 격려하고 훈련에 동참하며 새해 결의를 다졌다. 김 참모총장은 현장지도에서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다양한 도전과 변화를 통해 작전수행체계를 변혁해야 한다”며 “그 선두에 우리 특전사 장병들이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김 참모총장은 “앞으로 육군의 전 제대와 전투원은 미래형 첨단 워리어 플랫폼을 갖춰 실시간 초연결·지능화된 첨단 과학군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방개혁을 선도하고 강력한 힘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든든히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창에서=국방일보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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