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G연습에 대해 알아보자
북한의 도발로 8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경한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중요한 군사훈련을 진행중이다. 보통 UFG라 불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그것이다. 사실 UFG 연습은 실제 전투장비가 총 동원되는 훈련이 아닌 시뮬레이션 훈련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매번 UFG 연습 때 마다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는데, 오늘은 UFG 연습에 대해 알아보자.
UFG 연습은 한·미 연합군의 유사시 종합상황대처 능력을 평가하는 시뮬레이션 성격이 강하다.
UFG 연습의 역사
6·25 전쟁 이후, 한국과 미국은 합동으로 다양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왔다. 여기엔 물론 군사 장비를 동원한 전형적인 훈련이 주를 이루어왔다. 하지만 1954년, 유엔사의 주관 하에 실시된 ‘포커스렌즈’ 훈련은 약간 그 내용이 달랐다. 이 훈련은 이름 그대로 포커스렌즈를 통해 전장상황을 파악하는 훈련이었다.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전투 부대 뿐만 아니라 지원부대의 효율적 운용을 상정한 훈련으로써,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전장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매우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훈련이었다. 더욱이 1968년, 대규모의 북한무장공비가 남침해 청와대 코앞까지 온 사건은 한국군에게 충격이었다. 이를 계기로 정부차원의 군사훈련이었던 ‘을지연습’을 포커스렌즈 훈련과 통합해 새로 다듬게 된다. 바로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의 탄생이었다.
사살된 동료 무장공비를 바라보는 유일한 무장공비 생존자 김신조. 잦은 무장공비의 침투는 군 및 민관 합동작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에서는 전쟁발발초기, 정부의 위기관리 및 한·미 연합위기관리 절차와 함께 작전단계별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 실시되었다. 시, 군, 구 이상 모든 행정기관과 한국군의 군단, 함대사령부, 비행단 이상 부대가 참여하며, 미군 측에서는 주한미군사령부, 미8군사령부 예하부대가 동원되는 고도화된 훈련이었다. 그리고 이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은 2008년부터 시작된 전시작전통제권전환에 따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으로 진화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초창기 을지포커스 훈련 당시에도 컴퓨터를 통한 전장관리 및 시뮬레이션 훈련이 실시되었다.
UFG 연습의 내용
UFG 연습은 1988년부터는 컴퓨터와 워게임(War Game) 모델에 의한 도상지휘소 연습을 하고 있다. 이는 실제 병력과 전투장비가 아닌 컴퓨터로 전장 상황을 구현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이다. 훈련이 시작되면 각 시, 군, 구급 이상 행정기관과 주요 동원산업체들이 민간차원의 지원조직으로 동원된다. 군의 경우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및 함대사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 미군 및 계획된 전시증원 부대가 참가한다. 각 기관 및 조직은 긴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있어 상황 발생 시 전투조직과 지원조직으로 역할 분담을 해 다양한 시나리오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진다. 북한군의 전면적 남침을 상정해 각 전투부대는 적의 공격을 방어해내며 적의 공격을 흡수해 내고, 주한미군의 지원 등을 바탕으로 반격작전을 실시하는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이와 동시에 민·관 지원조직은 후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난 상황과 북한 비정규전 부대의 테러활동에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을 진행한다. 즉, UFG 연습에 동원된 모든 기관과 조직들은 유기적인 협조아래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은 단순히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변수를 적용하도록 하는데 있다. 이는 예측이 가능한 상황뿐만 아니라 돌발변수까지 상정한 훈련으로써, 유관기관들은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현재 UFG 연습에서는 한·미 연합의 종합상황통제와 시뮬레이션 훈련이 매우 효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왜 북한은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일까?
과거부터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히스테리 반응은 유명하다. 특히 1976년부터 1993년까지 행해져왔던 ‘팀 스피릿’훈련은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훈련이었다. 1960년대 내내, 북한의 빈번한 무장공비 침투와 무력도발로 인해 한국은 매우 불안한 상태였고, 1968년 1.21사태와 ‘푸에불러호’사건은 한·미로 하여금 새롭고도 강력한 군사훈련의 필요성을 느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미군은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일어날 경우, 한국군과 협력해서 북한군을 격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본토와 해외기지에 배치하고 있는 육·해·공군부대를 가급적 신속히 한국에 투입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투입된 부대들이 한국군과 유기적인 협동체제하에 효율적으로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훈련을 본격 실시하게 된다. 미군의 입장에서도 대규모 군사훈련이 별로 없던 시절, 팀 스피릿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새로 개발한 전술이나 전투기술의 훈련 및 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훈련의 절정기 무렵에는 무려 20만의 한·미 연합군이 동원되었고, 훈련기간만 3개월에 달했다. 북한군에게는 그야말로 ‘헬 게이트’가 열린 것이었다. 훈련이 있을 때 마다 북한군은 준전시상태에서 바짝 긴장했고, 한 북한군 귀순 병사는 팀 스피릿 훈련 일정이 다가오는 2, 3월이 북한군에게 있어서 가장 괴로운 시기였고, 이 훈련을 한 번 거를 때마다 휴가 받은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술회했다.
과거 팀스피릿 훈련은 서방 최대 규모의 훈련이었다.
그런데, UFG 연습은 과거 팀스피릿과 같은 대규모 군사훈련이 아닌데도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해서도 반발과 비난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여타 다른 군사훈련들보다 비난의 강도가 훨씬 높은 편이다.
그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바로 UFG 연습이 전면전쟁을 가정한 훈련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유명한 아나운서 아줌마는 UFG 훈련을 '남조선 괴뢰와 미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 북침 연습'이라고 매우 격앙된 목소리로 비난하곤 했다. 사실 UFG 연습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제 군사동원 훈련은 최소화 된 반면, 시뮬레이션이 주가 되는 훈련이다. 더욱이 이 훈련은 이미 40년이 넘도록 실시되었던 것인데, 북한은 정교하고 고도화된 이 시뮬레이션 훈련을 어떻게 보면 실질적 위험으로 판단한 듯하다.
UFG 연습은 군과 민관 합동 훈련으로 종합적 상황대처능력이 필수적이다.
이상으로 UFG 연습에 대해 알아보았다. UFG 연습에 대한 북한의 거듭되는 반발과 비난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의 전쟁 음모'로 몰아세우려는 기존의 틀에 박힌 외침에 불과하다. 아마도 스스로 초래한 한반도의 위기상황에서 내부 체제를 단속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실제로 두려움도 없을 수 없다. 더욱이 상대가 이정도 훈련을 하면 자기들도 그럴 듯한 훈련을 한 번 해야 하는데, 미사일과 핵개발 실험하느라 탈탈 털었으니.....
전쟁 발발 시 한국과 미군의 공조, 그리고 한국의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된 모습은 북한으로써는 상상도 하기 싫은 장면 일게다. 그런 면에서는 뭐....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지도 않다.
너희들 혹시 진짜 지린거니? 긴장 풀어.
사진,기사 : 이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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