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맥박 힘차다, 대대로 내려온 뿌리 깊은 ‘강군의 魂’


신뢰와 혁신의 국군- 4대가 병역 이행한 이영일 가문


이옹의 아버지 故 이은상 씨 33세 늦은 나이에 6·25 참전

4대가 병역 이행 ‘마중물’로

 

60년 세월 병역 이행 우리家 군대 안 가려는 젊은이들에

‘군대=귀한 경험’ 알리고파

 

이영일 옹의 아버지 고 이은상(오른쪽) 씨가 1954년 군 복무 시절 찍은 사진. 이영일 옹 제공

 

 

 

4대가 병역을 이행한 이영일(왼쪽 다섯째) 옹의 가족이 육군2군단 헌병대에서 근무하는 손자 이진호(왼쪽 여섯째)일병의 부대를 방문해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영혜 씨 손녀, 영혜 씨, 영달 씨, 이 일병의 아버지 성규 씨, 이옹, 이 일병, 영란 씨, 영란 씨 아들, 영혜 씨 손자.


3대도 아닌 4대가 병역 의무를 마쳤다. 그래서 특별한 가문이라 생각했다. 감동적인 사연이 있거나 무슨 계기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국군의 날을 앞둔 지난 26일 만난 이영일(74) 옹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평범한 우리네 가족 이야기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조국을 사랑했고, 충실하게 군 복무를 이행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육군2군단 헌병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옹의 손자 이진호(21) 일병을 만나기 위해 가족과 친지들이 총출동했다. 5남 3녀 중 맏이인 이옹의 8남매 가운데 캐나다에 이민 간 남동생 윤영(60)·재영(57)·덕영(55) 씨와 작고한 2살 아래 여동생 영숙 씨를 뺀 4남매 영달(69)·영혜(65)·영란(63) 씨가 모두 모인 것.


이옹은 1964년 8월부터 1967년 2월까지 현재 수도군단의 전신인 6관구사령부 병기근무대에서 차량정비병으로 군 생활을 했다. 평소 투철한 책임감과 올바른 군인정신으로 맡은 바 임무수행을 성실히 해 당시 병사로서는 받기 어려운 상을 받기도 했다. 


“제17주년 국군의 날 행사를 위해 당시 서울 여의도에 신형 지프차 40대가 모였어요. 새 차라 고장 날 이유가 없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아 난처한 상황이 벌어졌죠. 민간인 정비공들이 와서 고치는데도 소용없더라고요. 그때 제가 병기학교에서 배운 걸 떠올리면서 보닛을 열어 전원을 공급하는 전선들을 서로 연결해보니 시동이 걸리더라고요.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이 만세를 불렀죠.” 


이옹은 이 일을 계기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한 공로로 1965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총본부 총지휘관 표창을 받았다.

그는 군대에서 배운 기술과 경험으로 전역 후 공업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살고 있다. 


이옹의 둘째 동생인 영달 씨는 1969년 공군에 입대, 1전투비행단에서 3년간 운전병으로 근무했다. 영달 씨도 운전병의 경험을 살려 현재까지 운수업을 하고 있다.


이옹은 “군대는 정말 인생사관학교다. 군대에서 배운 기술은 전역 후 우리 형제에게 인생의 발판을 마련해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영일(왼쪽) 옹의 아들이자 이진호 일병의 아버지 성규(가운데) 씨가 부모님과 함께 1992년 1월 육군훈련소에서 찍은 가족 기념사진. 이영일 옹 제공

이영일(왼쪽) 옹의 아들이자 이진호 일병의 아버지 성규(가운데) 씨가 부모님과 함께 1992년 1월 육군훈련소에서 찍은 가족 기념사진. 이영일 옹 제공

 

이옹의 외아들인 성규(46) 씨는 1991년 11월부터 1994년 3월까지 육군50사단 헌병대 특경대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아버지를 따라 헌병대 특임대에 지원한 손자 이 일병은 지난 1월 4일 입대해 현재 본부 인사행정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군대 이야기를 옛날이야기처럼 자주 들으면 자랐다고.


4대가 병역을 이행한 소감으로 이 일병은 “두 분의 증조할아버지, 다섯 할아버지, 아버지와 두 분의 작은아버지께 존경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4대가 병역을 이행한 집안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멋지게 군 생활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옹의 아버지 고(故) 이은상(1921~1999) 씨는 1953년 3월 서른셋 늦은 나이에 대형버스 운전면허가 있다는 이유로 6·25전쟁에 참전해 육군25사단에서 근무, 1954년 11월 일병으로 전역했다. 이옹의 작은아버지 고 이복상(1935~2013) 씨 또한 육군에 입대해 군 생활을 마쳤다. 이 밖에 동생 윤영 씨와 덕영 씨가 육군에서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고, 재영 씨는 공군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영달 씨의 두 아들 현규(37)·민규(36) 씨도 각각 카투사(주한미군부대 근무 한국군)와 육군학사장교로 병역을 이행, 4대 가족 11명이 30년 가까이 군 복무를 한 셈이다. 


영달 씨는 “큰아들 현규는 어학연수 한번 가지 않았는데 군 복무하면서 영어를 완벽하게 배웠고, 그곳에서 만난 좋은 선임이 멘토로서 인생의 길잡이 역할을 해줬다”면서 병역을 기피하는 일부 젊은이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4대가 병역을 이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옹의 아버지 이은상 씨가 늦은 나이에 입대했기 때문이다. 이옹은 아버지가 전역한 후 10년 뒤 군대에 갔다. 특히 이옹은 손자 입대를 계기로 아버지께서 참전용사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6·25 참전 국가유공자로 등록해 인정받았다. 


그는 “병역을 이행하는 것은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일이다. 많은 젊은이가 국가를 지키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번에 TV에서 우연히 군대 안 가려고 13번 연기한 사람을 봤어요. 아직도 많은 젊은이가 군대 가는 걸 기피하고 있잖아요. 오히려 군대 가면 ‘백 없느냐’ ‘바보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니까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60년 가까이 병역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군 생활 기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고, 군에서 배운 모든 좋은 경험이 평생 이어진다는 얘기들을 하고 싶네요.” 


이런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이 일병은 입대 전 ‘군대는 학교다. 밖에서는 돈 주고 배워야 할 것들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어치 이상의 것들을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를 숱하게 듣고 이를 명심하며 군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일병에게는 숙제이자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다.


“결혼 후에는 꼭 아들을 낳아 5대째 병역을 이행한 가문으로 애국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남은 군 생활도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성실히 복무하겠습니다. 충성!”


춘천에서 글=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사진 < 이경원 기자 >

 


 

병역명문가는?

2004년 시행…3대가 모두 현역 복무 마쳐야

 

 

병역명문가 인증패                                                                   병역명문가 증서

 

‘3대가 모두 현역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가문’을 뜻하는 병역명문가는 병무청에서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사업이다.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 그리고 3대 본인과 형제, 사촌 형제까지 모두가 현역병 또는 전투·의무·해양경찰, 경비교도대원, 의무소방원, 상근예비역 등으로 군 복무를 마친 집안을 말한다.

병역명문가 선정 기준은 점차 확대돼 2013년에는 학도병·유격군·노무자·경찰·종군기자 등 6·25전쟁에 참전한 비군인과 함께 3대째 남성이 없는 가문에서 여성 1명 이상이 현역으로 복무를 마친 경우도 포함되게 했다. 2014년에는 장교와 준·부사관 등 장기복무자 가운데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이들과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한 이들에 대한 선정기준이 개선됐다.

대상자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선정기준도엄격해졌다. 2014년부터 가문 3대 가운데 징병검사·입영 기피자, 병역 면탈자가 있을 경우 선정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해마다 진행되고 있는 병역명문가 선정은 1~2월 중 방문·우편·팩스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구비서류는 병역사항을 대조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이다. 이어 2~3월 중 외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병역명문가와 표창 대상 20가문을 선정한다. 표창심사심의위원회는 ▲병역이행 총 가족 수 ▲병 의무복무자 수 ▲총 복무기간 등 병역이행 세부 내역을 검토해 표창가문을 가려낸다.

병무청은 5~6월 표창가문의 대표와 가족들을 초청해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일반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의 경우 거주지 인근의 지방청별로 초청행사를 하고 있다.

병역명문가 선정 가문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제도 시행 첫해 40가문으로 시작된 병역명문가는 2008년 100가문을 넘어섰다. 선정기준이 개선된 2013년에 545가문이 선정돼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는 560가문, 2932명의 병역이행자가 병역명문가 영예를 안았다. 지금까지 총 3431가문, 1만6885명의 병역이행자가 명문가로 선정됐다.

병무청은 병역명문가 선양 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선정 가문이 가능한 한 우리 사회에서 우대받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표창가문 선정 시 대상 1가문에는 대통령 표창과 포상금 500만 원, 금상 2가문에는 국무총리 표창과 포상금 각 300만 원, 은상 5가문에는 국방부 장관 표창과 포상금 각 150만 원, 동상 12가문에는 병무청장 표창과 포상금 각 100만 원을 준다.

또한 모든 병역명문가에 증서와 인증패, 병역명문가증을 발급하고 있다. 병적증명서에 ‘병역명문가’ 표기, 병무청 홈페이지 ‘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 가문 내력 영구 게시, 6·25전쟁 기념식이나 국군의 날과 같은 주요 행사 초청 등 명예를 고양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아울러 51개 지방자치단체와 ‘병역명문가 우대 조례’를 제정해 자치단체 관할 편의시설 사용료·입장료·주차료 면제 등의 혜택을 마련했다.

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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