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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해상무기

[‘2016 환태평양훈련’ 동행 취재] 세종대왕함, 적 모의 대함미사일 2기 향해 SM-Ⅱ 미사일 발사

자동교전모드로 다중위협 첫 동시 대응

 

201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 중인 우리 해군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이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다중위협에 대응해 이지스 전투체계의 자동교전 모드로 SM-Ⅱ 미사일 2발을 동시에 발사하고 있다. 해군 제공

 

SPY-1D 레이더, 적 유도탄 포착

자동교전 기능으로 타격 가능 신호

유도탄 2발 차례로 태평양 상공에 ‘신의 방패’ 이지스 전투체계 검증

北 2발 이상 미사일 위협 문제없어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 중인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우리 해군 사상 처음으로 이지스 전투체계의 자동교전 기능을 활용해 적의 다중위협(모의 대함미사일 2발)에 동시 대응하는 훈련을 했다.

이지스 전투체계의 자동교전 기능이란 적의 항공기와 유도탄 등 다양한 위협을 ‘신의 방패’라고 불리는 이지스 전투체계의 핵심인 SPY-1D 레이더로 탐지·추적하고 전투체계가 위협순위를 실시간으로 평가해 운용요원의 결심 없이 자동으로 대응하는 기능이다.

지난 2010년부터 세종대왕함급 이지스 구축함이 림팩에 참가해 왔지만, 이번처럼 2개 이상의 표적에 대해 동시에 자동교전 모드로 SM-Ⅱ 미사일을 발사해 대응하는 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지스 구축함이 림팩에 처음으로 참가한 지난 2010년에는 단일 표적을 이지스 전투체계가 탐지·추적해 위협순위를 평가하면 운용요원이 결심해 SM-Ⅱ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동교전 모드로 훈련했다.

이어 지난 2014년에는 처음으로 2발의 모의 대함유도탄의 다중위협에 대응하는 훈련을 했지만 1발은 자동교전 모드로, 다른 한 발은 수동교전 모드로 대응했었다.

훈련은 이날 오전 10시쯤 “현 시각 적 도발징후가 포착됨. 함 총원은 최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긴박한 함내 안내방송으로 시작됐다.

순간 세종대왕함의 두뇌 격인 전투지휘실(CCC: Combat Command Center) 내부는 푸른색의 약한 조명 탓인지, 아니면 상황이 주는 압박감 때문인지 긴장이 흘러넘쳤다.

“총원 전투배치!”

CCC에서 내린 함장의 전투배치 명령이 옆자리의 전술통제관(TAO)으로, 다시 함교의 조타사로 이어지면서 함정 내에 모두 전파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별로 전투배치를 마쳤다는 보고가 CCC로 전해졌다.

전투배치가 완료되자 다시 함내 방송으로 “함 구호 제창!”이라는 명령이 하달됐고 세종대왕함 장병들은 한목소리로 “세계 최고의 세종대왕함을 위하여!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다.

그러는 사이 CCC 정면의 대형 화면에는 SPY-1D 레이더가 탐지해낸 유도탄 2발이 긴 항적을 그리며 다가오는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났고, “적 유도탄 2기 접촉”이라는 전탐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CCC 내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갈랐다.

이어진 “적 유도탄이 지속 접근 중에 있습니다”라는 보고와 함께 저고도 유도탄 2발이 동시에 세종대왕함을 향해 음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날아왔다.

적의 유도탄이 세종대왕함의 SM-Ⅱ 미사일 사거리 안쪽으로 접근하자 그동안 이 유도탄을 탐지·식별·추적해온 이지스 전투체계가 자동으로 이 위협을 타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내보냈고, 전술통제관은 함장에게 “SM-Ⅱ로 자동 대응하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이에 함장이 자동 교전을 승인하자 적 유도탄의 항적을 분석한 이지스 전투체계가 SM-Ⅱ 미사일 발사 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동 교전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CCC 내의 긴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만에 하나 자동교전 기능이 어떤 이유에서든 정상적으로 적 유도탄을 격추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비해서였다.

CCC 내의 긴장감 넘치는 적막을 깬 건 사격통제사의 목소리였다.

 

SM-II미사일 발사 장면


“유도탄 발사 10초 전,… 5, 4, 3, 2, 1, 파이어! 1번 유도탄 발사! 파이어! 2번 유도탄 발사!”

순간 세종대왕함의 앞쪽과 뒤쪽 미사일 수직발사대에서는 엄청난 화염과 폭발음을 내뿜으며 SM-Ⅱ 미사일이 한 발씩 태평양 상공을 향해 솟구쳤다.

우리 해군이 이지스 구축함을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자동교전 모드로 동시다발적인 적의 위협을 탐지·추적·대응하는 순간이었다.

이를 통해 세종대왕함은 적의 어떠한 기습적인 유도탄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북한이 2발 이상의 대함미사일 등으로 위협을 해온다고 해도 자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지스 전투체계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우리 해군 림팩전대는 다음 달 4일까지 앞으로 3주간 연합 해상훈련을 하게 된다.

하와이=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