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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해상무기

러 전략 핵잠수함 타이푼 - 수중배수량 2만6500톤 …세계에서 가장 커

 

 

▲ 러시아에서 운용 중인 전략원자력잠수함 타이푼.  수중배수량이 2만6500톤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이다. 필자 제공


잠수함을 운용하는 군의 입장에서 원자력 잠수함은 꿈의 잠수함이다. 연료보급이 사실상 필요 없고 디젤엔진과 달리 배터리 충전을 위해 부상할 필요도 없으며, 원자력 엔진의 강력한 파워로 인해 선체를 크게 키웠지만 속도는 더 빨라졌다. 바닷물을 분해해 물과 공기를 만들기 때문에 내부에는 샤워장과 세탁소까지 갖추고 있으며 선체의 대형화로 거주 공간 여유와 함께 무장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잠수함의 발전추세를 대형화·고속화·은밀화·자동화·무장의 다양화라고 한다면 원자력 잠수함은 이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은 미국의 노틸러스함이다. 제너럴 일렉트릭 사가 건조해 1954년 1월에 진수했다. 길이 97m, 배수량 3180톤으로 장시간 잠수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잠수함이었다. 가압수형(加壓水型)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증기로 터빈을 돌려 동력을 공급받아 움직이며, 1만5000마력으로 잠수상태에서 20노트 이상의 속력으로 항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속력을 거의 변함없이 유지할 수도 있었다. 1958년에는 북극점에 도달, 북극해의 얼음 밑 잠항(潛航) 횡단기록을 세워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원자력 잠수함은 추진에너지를 원자력으로 하기에 핵잠수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원자력잠수함(SSBN)과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공격원자력잠수함(SSN)으로 구분된다. 핵무기를 탑재한 재래식 잠수함(SSB)도 있다.

 전략원자력잠수함은 과거 미·소 간의 ‘상호확증파괴’(MAD)로 불리는 핵 억지전략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선제공격을 받더라도 충분한 보복공격용 핵미사일을 보존할 수 있다면 어느 일방이 선제공격을 할 수 없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전략탄도탄 탑재를 위해서 배수량이 크다. 중국의 전략원자력잠수함은 만톤 이하지만 일반적으로 1만~2만 톤이다. 러시아의 타이푼급은 수중배수량이 2만6500톤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이다.

 공격원자력잠수함 개발의 시초는 미국 항모전단을 공격하는 소련의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해 건조됐다. 전략원자력잠수함과 함정 공격, 재래식 크루즈미사일을 사용한 전략거점 타격, 함대 호위임무 등을 수행한다. 잠항심도·수중 속력 등 잠수함전에서의 높은 효용성으로 모든 핵잠수함 보유국이 전략원자력잠수함과 함께 공격원자력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배수량은 만톤 이하가 대부분이며 프랑스 루비급은 2400톤으로 디젤 잠수함과 거의 같은 크기다.

 현재 세계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 중인 국가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 6개국이다. 미국·영국·프랑스는 원자력 잠수함만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재래식 잠수함을 수출하지만 직접 운용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전략원자력잠수함 오하이오급 14척과 공격원자력잠수함 시울프급 등 56척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전략원자력잠수함으로는 타이푼급·보레이급 등 16척이 있으며 공격원자력잠수함은 26척이 있다. 영국은 전략원자력잠수함 4척과 공격원자력잠수함 10척을, 프랑스는 전략원자력잠수함 14척과 공격원자력잠수함 6척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도 전략원자력잠수함 5척, 공격원자력잠수함 5척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2009년 7월 자체 제작한 첫 핵추진 잠수함 ‘아리한트’의 진수식을 갖고 시험운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1982년 핵잠수함 개발에 착수한 지 27년 만이며 29억 달러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배수량은 6000톤이며 85메가와트의 원자로를 탑재, 수중 최대속력은 24노트다.

 브라질은 20년 동안 중단했던 원자력 잠수함 건조사업을 재개한다고 2007년에 선언했다. 일본도 핵잠수함 보유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거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가능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요 검토요소는 개발·획득 비용, 개발기간, 독자개발을 위한 기술적 가능성, 산업기반, 교육훈련 등과 함께 국제조약·선언 등 정치 외교적인 문제들이다.

<박태유 박사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