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호위함을 포함한 구축함급 이상의 대형함정에서 사용하는 5인치 함포. 필자 제공


 

 군함의 탄생과 함께 함포는 군함의 가장 중요한 무기로 발전돼 왔다.

 가능한 한 멀리서 강력한 화력을 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함거포주의 개념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주포의 구경은 12∼15인치 함포를 탑재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세계 최대였던 일본 전함 야마토나 무사시는 18인치(46㎝) 주포를 장비해 사정거리가 40㎞ 이상에 달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군함에 탑재하는 무기체계가 다양해졌고 정밀도나 화력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무기체계들이 개발됐다. 특히 유도무기는 사정거리, 정밀도, 파괴력 측면에서 함포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유하게 돼 함포의 중요성이 감소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포가 갖는 여러 가지 장점으로 함포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즉, 좁은 공간에 탑재가 용이하며 유도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1회용이 아니라 반복해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며 포탄의 크기는 미사일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많은 양을 탑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근거리 교전능력, 신속한 대응능력 및 집중공격 능력을 보유할 뿐만 아니라 전자교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근의 함포는 일부 호위함을 포함한 구축함급 이상의 대형함정에서 5인치(127㎜)가, 호위함급 이하에서는 76㎜가 주포로 탑재되며, 중소구경의 부포는 주로 대공용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대함 미사일의 최종 방어용으로 쓰이는 근접방어무기체계(CIWS·Close-In Weapon System)는 네덜란드의 골키퍼와 미국의 팔랑스로 표준화됐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함정사진에서 볼 수 있는 함포는 갑판 위의 상부구조물이다. 여기에는 포탄을 발사하기 위한 포신장치, 포가, 유압구동장치가 있다. 그러나 갑판 아래에 더 큰 하부구조물을 갖고 있어 5인치의 경우 전체 무게는 30톤 내외다. 마치 빙산이 바다 아래에 더 큰 몸체를 숨기고 있듯이 갑판 아래에 포대 작동에 필요한 각종 전원공급 및 신호를 처리하는 함포제어부와 급탄장치가 있고 그 아래층에 양탄장치가 있다.

 함포의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는 발사속도, 사거리, 명중률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주어진 대응시간 내에 표적과의 교전 횟수를 높이기 위해 중소구경포 위주로 발사율 향상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탄환의 포구초속이 크면 표적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아지게 되므로 표적에 대한 명중확률 및 파괴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사거리 또한 늘어나게 된다. 이를 위한 탄환 및 포신장치의 개량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함포의 구경표시는 5〃/54로 한다. 5〃는 함포의 포문 직경이 5인치라는 의미이고, 54는 포신의 길이가 5인치의 54배라는 뜻이다. 포신이 길면 원거리를 사격할 수 있으며 포구 초속이 빠르므로 관통력도 크다.

 5〃/54 함포를 5〃/62로 포신 길이를 늘려 포구초속을 높이는 포 자체의 개량과 함께 미국 Raytheon사에서는 포탄과 유도탄의 장점을 결합한 ERGM(Extended Range Guided Munition)탄 개발을 시도했다. 개발비용 증가, 기대성능 미흡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함포에서 발사해 미사일처럼 자체의 추진로켓, 레이저 시이커(Seeker) 및 핀(Fin) 제어부를 갖고 원거리를 비행하면서 레이저에 의해 유도되는 반능동 방식의 유도포탄이다.

<박태유 박사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Posted by 람람's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