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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해상무기

세종대왕 이지스함 - 전방위 표적 동시 탐지·추적 가능

 

 

이지스 체계를 갖춰 꿈의 구축함으로 불리는 세종대왕함. 세종대왕함은  수백km 이상 떨어져 있는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발견해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현존 최고의 방어력을 겸비한 함정으로 불린다.     

<정의훈 기자>


2007년 KDX-Ⅲ 세종대왕함이 진수됐을 때 국내 각종 언론은 꿈의 구축함인 이지스함을 세계 5번째로 갖게 됐다고 하며 그 성능과 제원을 소개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의 확보로 한국 해군은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 된 것이다. 세종대왕함은 수백㎞ 이상 떨어져 있는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발견해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현존하는 함정 가운데 방어력이 가장 뛰어나다.

 ‘이지스’는 배 이름이 아니라 전투체계 이름이다. 목표 탐색으로부터 요격하는 과정이 하나의 체계로 돼 있는 종합무기 시스템인 것이다. 세종대왕함의 이지스 시스템은 미국의 주력 이지스함에 뒤지지 않고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보다 시스템이 정교하고 많은 미사일을 가져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지스 전투체계의 핵심인 SPY-1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는 위상배열 안테나를 선체의 4면에 부착해 안테나 회전 없이 표적 탐지 및 추적이 가능하다.

 위상배열 레이더(phased-array radar)는 일반적인 기계식 레이더와 많은 차이점이 있다. 기계식 레이더는 안테나 모양에 따라 레이더 빔 형상이 결정되며, 표적탐지를 위해 안테나가 360도 회전해야 하고, 추적을 위해서는 표적 방향으로 추적 안테나가 기계적 구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SPY-1 레이더는 평면 안테나에 일정 간격으로 배열된 수천 개의 소자에서 레이더 전자파 위상을 조절해 펜슬빔 여러 개를 순차적으로 형성하므로 안테나의 기계적 구동 없이 전방위 공간을 탐지하며, 표적에 대한 탐지와 동시에 추적이 가능하다.

 표적에 대한 동시 탐지 및 추적 기능은 표적 지정, 무장 할당, 유도탄 발사 등의 신속한 지휘결심 및 무장통제 기능과 더불어 기존체계에 비해 체계 반응 시간을 현격하게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SPY-1 레이더는 대공 미사일의 중간 유도 통제 기능이 있어 다수의 위협 표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미 해군의 이지스 전투체계는 1983년 SPY-1A를 탑재한 이지스 베이스라인 1을 시작으로 SPY-1B를 탑재한 베이스라인 3을 거쳐, 빔 운용을 두 배로 향상시킨 SPY-1D(V)를 탑재한 베이스라인 7로 발전했다.

한편 4600톤급인 노르웨이 이지스함 탑재용으로 SPY-1D의 축소형인 SPY-1F를 개발했으며, 현재 초계함급 탑재를 위해 SPY-1K를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의 세종대왕함에는 가장 발전된 형태인 SPY-1D(V)가 탑재돼 있으며 차기 구축함 KDX-ⅡA에는 축소형을 고려하고 있다.

 이지스함의 무장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중요한 미사일이 수직발사체계를 사용함으로써 갑판의 공간을 적게 차지할 뿐만 아니라 미사일이 언제나 발사 대기 상태로 유지돼 표적에 대한 대응시간도 단축됐다. 세종대왕함의 수직발사체계에는 대함미사일 하푼 및 해성, 대지 순항미사일 천룡, 대공미사일 SM-2 Blk ⅢB, 대잠미사일 홍상어 등이 탑재된다. 미국의 이지스함에는 토마호크 대지 순항미사일, 하푼 대함미사일, ESSM(Evolved Sea Sparrow Missile) 대공미사일 등이 실리고 대탄도탄 방어미사일인 SM-3가 추가로 탑재된다. 원거리에서 SPY-1 레이더로 탄도탄을 식별한 후 비행궤도를 예측해 중간 비행단계인 대기권 밖에서 SM-3 미사일로 요격하는 중간단계 탄도탄 방어체계다. 세종대왕함이 대 탄도 요격미사일은 갖지 못했으나 지난해 북한의 위성 발사를 탐지, 추적해 그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 외에 5인치 함포를 주포로 하고 근접방어무기로 RAM 대공미사일과 골키퍼를 탑재하고 있으며, 대잠용으로 소나시스템과 어뢰발사관, 그리고 헬기 2대를 탑재한다.

세종대왕함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군함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박태유 박사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