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들의 희생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 육군25사단, 영국군 전적비서 ‘6·25전쟁 임진강전투 상기행사’
6·25전쟁 당시 英연방 참전용사 전적지에 다시 모여 62년 전 격전의 현장서 산화한 전우들 추모식 개최
<23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 ‘6·25전쟁 임진강 전투 상기행사’에 참석한 영연방 참전용사들이 백파이프 음악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참전용사들은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자유 대한민국의 발전을 기원했다. 파주=정의훈 기자>
<23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 ‘6·25전쟁 임진강전투 상기행사’에서 한 영연방 참전용사가 기념비를 바라보며 옛 생각에 잠겨 있다. 정의훈 기자>
“62년 전 역전의 노병들이 다시 대한민국을 찾았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에 총성이 멎은 지 60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6·25전쟁 중 이역만리 타국의 자유를 위해 고귀한 피를 흘린 영연방(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참전용사들이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예전의 전적지에 다시 모였다.
23일 영국 무관부가 주관하고 육군25사단이 협조해 경기 파주시 적성면 영국군 전적비에서 열린 ‘임진강전투 상기 행사’는 혈맹으로 맺어진 이들과의 인연을 후대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
행사는 영연방 참전용사를 비롯한 유가족 300여 명과 지역 기관장 및 주민을 포함해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2년 전 격전의 현장에서 고인을 위한 추모식으로 시작됐다.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 진행된 추모행사에서 참전 노병들은 전적비 인근을 둘러보며 그날을 회상하고 전사한 전우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참전용사들이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에게 수여하는 장학금 전달식도 함께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장학금 전달식은 1976년부터 글러스터 여단 참전용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매년 지역학교(경기세무·예림디자인고)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모범학생 20명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3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그간 혜택을 받은 학생이 700명이 넘어섰고 액수로는 1억4000여만 원에 달한다.
51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중공군의 공격에 맞서 4일간 임진강을 사수해 낸 대표적인 고립방어 전투인 임진강 전투는 영국군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 연대 제1대대(글로스터 대대) 장병 652명이 설마리 235고지와 임진강 일대에서 벌인 전투다.
당시 수도 서울을 빼앗기 위해 춘계 대공세를 감행한 중공군 3개 사단 4만2000여 명에게 포위된 글로스터 대대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적을 저지해 남하하는 중공군의 공세를 4일간 차단함으로써 한국군과 유엔군이 수도권 북방에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줬다.
이 전투에서 글로스터 대대 장병 620여 명이 죽거나 포로가 되는 큰 희생을 치렀으며, 사용된 포탄은 2만3000여 발로 82년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투의 두 배에 달했다.
영국 정부는 생존한 글러스터 대대원 6명에게 영국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크로스(Victoria Cross)를 수여한 바 있다.
25사단은 68년 설마리 전적비를 세운 이후 75년부터 매년 영연방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사단은 또 2011년부터 글로스터셔 연대 출신 기업가와 참전용사들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글로스터시 군인박물관 내 6·25 박물관을 위해 자발적으로 700만 원을 모아 지난해 행사 때 전달했다. 그리고 올해는 파주시민 1000여 명이 모금에 동참해 1억5600만 원의 성금을 지난 3월 12일 파주시장이 글로스터시를 방문해 기탁한 바 있다.
파주시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설마리 전적비 근처에 글로스터 대대 추모공원을 조성해 참전용사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참전용사 회장 토마스 데이비드 호그(87·아일랜드) 씨는 “포신이 벌겋게 달아오른 박격포를 쏘아대며 밀려오는 중공군을 막았다”며 “나는 살았지만 함께하지 못한 전우를 생각하면 착잡하고,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한국의 평화와 번영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군은 6·25전쟁 당시 미군 다음으로 많은 병력과 장비를 지원해 줬으며 5만6000여 명이 참전해 4908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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