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자료

저격능선전투 전적비를 다녀오다

제가 살고 있는 철원군 김화에는 유명한 전적비가 하나 있습니다. 김화지구에서 벌어진 저격능선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손꼽힙니다. 1952년 10월 14일에 벌어진 이 전투는 국군 제 2사단과 중공군 12군 및 15군의 예하 4개사단사이에 벌어진 전투입니다. 이 작은 고지에서 6주간 42회의 전투가 벌어졌으며 전사에는 혈전(血戰)중의 혈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전투로 인하여 국군은 2개 연대규모의 중공군을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고 평강-철원-김화를 잇는 철의 삼각지대를 온전히 확보 할 수 있었습니다.


- 저격능선을 휘감고 있는 남대천, 피의 전장이었다고 하기에는 지금은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저격능선이라 불리는 이유는 1951년 미 25사단이 고지를 점령할 때 중공군의 저격병에 많은 피해를 입어 스나이퍼 리지(Sniper Ridge)라고 했을 때부터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 저격능선 고지를 올라가면 전적비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매년 10월 14일에는 이곳에서는 위령제가 행해진다고 합니다.

- 전적비 양 옆에는 포를 전시해 놓았습니다. 포 머리는 북한의 오성산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국군의 호국혼(魂)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백병전도 수차례 벌어진 만큼 치열한 전투현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다슬기 축제로 유명해졌습니다. 방문했던 날도 많은 관광객들이 고지 아래서 즐기고 있었습니다.

외롭게 서있는 전적비를 보면서 치열했던 전장을 머리속으로 그려봅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주위 환경도 달라졌겠지만 전적비는 피의 전장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의 오성산을 바라보면서 서있는 전적비는 마치 호국혼의 상징과 같았습니다. 전적비와 같이 북한을 바라보면서 왠지 마음이 쓸쓸해져 갔습니다.

전적비를 방문하고 나서 와수리로 갔습니다. 중부전선에 위치해 있는 와수리는 김화읍의 중심지 이기도 합니다. 또한 외출, 외박나온 군인들과 면회객들의 쉼터이기도 하지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와수 5일장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한탄강이 가로지르는 이곳 철원은 비옥한 평야지대입니다. 북한도 이 평야지대를 차지하기 위해 끈질기게 공격하였고 그 결과 백마고지 전투, 저격능선 전투 등 수많은 전투가 있었습니다. 철원군의 대표적 특산물은 '철원 오대쌀'이 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왠지 시골의 5일장이나 10일장은 도시의 백화점이나 마트와는 다른 특유의 그것이 있습니다. 시장에서의 시골냄새, 사람들의 수다소리, 지붕에서 날아다니는 제비등은 5일장과 맞물려 시장은 축제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시장거리 가운데에는 할머니가 순대국밥과 국수를 팔고 있었습니다. 5일장에서만 파는 순대국밥과 국수는 여기 사람들에게도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입니다.

국밥을 맛있게 먹고나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철원에 온지 겨우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금새 이 곳에 정이 붙어버렸습니다.

한철희 기자(국방홍보원 블로그 '어울림' 소속, cp1613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