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군 잠수함, 돌고래부터 홍범도까지

 

 

해군은 오는 4월 5일, 홍범도함을 진수하고 1년여 간 시험 평가를 한 뒤 내년 7월에 정식 인도받을 예정이다. 홍범도함이 내년 해군에 인도되면 1,800t급으로는 7번째 214급 잠수함이 된다. 해군의 기존 214급 잠수함은 1번함인 손원일함을 비롯해 정지함, 안중근함, 김좌진함, 윤봉길함, 유관순함 등 6척이다. 해군은 항일 독립운동에 공헌하거나 국가 위기 극복에 기여한 위인을 214급 잠수함의 함 명으로 사용해 왔다. 그만큼 214급 잠수함은 만약 우리의 영해에  위기가 닥쳤을 때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 할 핵심적인 해군의 전력자산인 것이다. 오늘은 우리 해군 최초의 잠수함 돌고래 잠수정부터 최신의 214급 잠수함 까지 우리의 잠수함 전력을 알아보겠다.

 

○돌고래급 잠수정
한국해군은 1970년대 초부터 잠수함 보유계획을 수립하였지만, 당시는 우리의 경제사정이 넉넉지 않은 편이었고, 북한의 간첩선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느라 바쁜 시기였다. 하지만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를 절감하고 있었던 한국 해군은 독일과의 협력으로 기존 독일제 잠수정인 202급 잠수정을 확대 재설계하는 방식으로 차근차근히 잠수함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1983년, 이른바 한국형 잠수정의 첫 번째 주자인 돌고래급 잠수정 돌고래-051함이 진수되었고, 1984년 12월에 해군에 인도되게 된다. 돌고래급 잠수정은 전체적으로 고속보다는 충분한 내부공간의 확보와 함께, 저속에서 높은 기동성을 위한 선체를 가지고 있다. 선체 외부에 2문의 483mm 어뢰발사관을 가지고 있는 관계로 선체 내부는 상당히 넓은 휴게실이 있다. 이 휴게실은 특수부대의 침투 작전용으로 쓰기 매우 적합하며, 따라서 적 연안에서의 매복 작전, 적의 연안지역 침투 및 기뢰 부설작전 등에 적합한 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돌고래급은 함 전체의 균형밸런스가 우수해 잠항할 때나 부상할 때 안정적인 패턴을 그리며, 예비 부력이 상당하여 비교적 빨리 부상할 수 있게 설계되어있다. 또한 만약 밸러스트탱크가 손상을 입어도 이 예비부력 덕분에 언제든 부상이 가능하다.

 

 

항해중인 돌고래급의 모습. 우리 해군 수중무기체계의 시작점이 되었다. (국방일보 DB)

 

돌고래급은 기뢰 투발은 물론, 2문의 어뢰발사관을 가지고 있어 제한적이나마 수상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크기에 비해 우수한 소나시스템과 국내에서 개발된 우수한 해상수색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어 작지만 잠수함에 필요한 핵심 시설들을 야무지게 갖추고 있다. 다만, 소나시스템의 구성 요소 중 정확한 거리측정과 수색을 위한 액티브 소나는 돌고래급 크기의 한계 때문에 탑재가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수중의 대잠수함작전은 어렵다. 따라서 돌고래급의 사격통제장치는 잠망경을 통한 수상함 공격에 집중된다. 사실 돌고래급의 주 임무가 특수부대 침투용이기 때문에 돌고래급이 적을 향해 어뢰를 발사 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한국 해군은 총 3척의 돌고래급을 운용했으나, 지난 2003년 1번함을 퇴역시켰고, 우리의 잠수함 전력이 보강됨에 따라 나머지 2척도 오래지 않아 퇴역할 것으로 생각된다. 돌고래급은 한국해군 잠수함대가 보유한 최초의 잠수정임은 물론, 국내 기술이 대폭 적용된 잠수정이다. 돌고래급의 건조를 통해 한국은 잠수함의 기본 개념을 확실히 수립할 수 있었고, 차후에 개발될 한국형 수중무기체계 발전에도 큰 원동력이 되었다.

 

돌고래급 1번함은 퇴역하여, 현재 해군본부에 전시되어있다.

 

장보고급 잠수함
1980년대, 한국이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한국 해군은 그 모습을 일신하게 된다. 특히 동해, 울산, 포항급 등의 강력한 수상함 전력 확보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 6~70년대와는 달리 80년대에 남파되는 간첩선은 거의 예외 없이 우리 해군의 경비망에 걸려 격파되거나 도주하기 급급했다. 이에 북한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로메오급과 위스키급 등 20여척의 디젤잠수함을 도입해 한국해군을 비대칭전력으로 위협한다. 한국 해군은 당연히 이들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고, 다단계 해군전력발전계획을 통해 독일로부터 1,200톤급 잠수함을 도입하게 되었다. 바로 이것이 장보고급(209급) 잠수함이다. 특히 장보고급은 이전의 한국해군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선진화된 콘솔형태의 지휘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며, 첨단화된 소나시스템과 컴퓨터 사격통제장치를 통해 최대 64개의 목표물을 추적하고, 그 중 가장 위험성이 높은 16개의 표적에 대해서는 어뢰에 즉각적인 공격데이터 입력이 가능하다. 어뢰발사 시스템 역시 자주추진식 발사관을 가지고 있다. 자주추진식 어뢰 발사관은 어뢰가 자체 추진력을 이용해 밖으로 나가는 방식인데, 덕분에 구조가 간단해지고 어뢰가 스스로 어뢰발사관에서 나아가므로 압축공기나 수압을 사용할 때 발생되는 강력한 발사소음이나 압축공기의 낭비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1993년 대우 조선소에서 열린 해군의 세 번째 잠수함인 최무선함 진수식장면. 그해 후반기에는 해군의 네 번째 잠수함인 박위함까지 진수해 한 해 두 척을 진수하는 기록을 세웠다. (국방일보 DB)

 

장보고급(209급)은 총 9척을 도입했는데, 후기형인 3척은 ‘하푼’ 대함미사일 발사능력과 함께 KNTDS( Korea Naval Tactical Data System : 해군전술자료처리체계)와의 연동장비를 통해 잠수함의 공격가능 범위를 150km이상으로 연장시켰다. 그리고 한국형 대함·대지미사일 ‘해성’ 시리즈를 장착해 지상의 목표물 역시 타격할 수 있어 제한적이나마 전략 공격이 가능해졌다. 환태평양 해군훈련인 ‘림팩’ 훈련에서도 장보고급 잠수함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가상의 대항군으로 미 해군항공모함을 격침하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워 미 해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현재 장보고급은 9척 모두가 작전 상태로 운용중이며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을 보여주고 있다. 장보고급을 운용하는 해군 잠수함전대의 의견도 아주 좋다. 기본적으로 잠수함이 조용할 뿐만 아니라 신뢰성이 높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고장으로 위험이 닥친 일이 없다고 한다. 다만, 장보고급의 추진시스템은 스노클작업이 필수적인 통상의 디젤엔진 방식이기 때문에 최대 잠항기일은 3일에 불과하며, 수중에서의 통상 항해 속도도 5노트정도이다. 따라서 한국해군은 이를 극복하기위해 손원일급(214급) 잠수함을 도입하게 된다. 

 

대양을 가르며 나아가는 손원일급 잠수함. 이 작은 선체로 대양을 건너 림팩훈련에 참가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손원일급 AIP 잠수함

이번에 진수되는 홍범도함은 앞서 언급한대로 손원일급 7번째 함이다. 한국 해군은 1990년대 중반, 한반도의 해상안정을 위해 독자적인 기술로 중형급잠수함(SSX)을 개발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하였고, 이에 과도기적으로 중형급 잠수함을 도입함과 동시에 도입국가로부터 설계기술을 받아들여 독자적으로 한국형 중형잠수함을 개발하기로 한다. 그리고 기존 장보고급(209급)의 제작사인 독일 업체의 설계가 선택되어 손원일급(214급)함이 탄생하게 된다. 1,800톤급으로 장보고급보다 배수량이600톤 정도 증가한 손원일급의 최대 특징은 바로 AIP 시스템이다.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 공기 불요 추진)시스템이란 말 그대로 외부의 산소공급 없이 추진동력을 제공하는 여러 종류의 기관을 통틀어서 말한다. 재래식 디젤 잠수함은 필연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수면 바로 아래로 부상하여 스노클을 노출해야 되는데, 바로 이 순간이 잠수함으로써는 가장 위험하고 포착되기 쉬운 때이다. 따라서 잠항중의 작전기간에 대단히 큰 제약을 받았던 재래식 잠수함에게는 아까운 산소를 소모하지 않고 동력을 얻는 AIP가 커다란 장점일 수 있다. AIP 시스템은 수중에서 추가적인 산소공급 없이 동력을 공급할 수 있어서 더 오랫동안 스노클링을 하지 않아도 잠항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덕분에 214급의 경우 209급에 비해 잠항기간이 3배정도 늘어났다. 또한 배전시스템의 효율화로 배터리 충전시간이 줄어들었으며, 넓어진 내부공간을 이용해 전용의 어뢰재장전 공간과 장비를 갖추어 8문의 어뢰발사관 모두에 대해 빠른 재장전이 가능하며, 무장 탑재량도 장보고급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손원일급 번함 SS-076 김좌진함 진수식 모습이다. AIP체계를 갖춘 재래식 잠수함으로써는 최고 레벨의 잠수함으로 평가 받는다.

 

무장은 533mm 어뢰 외에도 ‘하푼’이나 ‘해성’등 대함·대지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어 유사시 북한에 대해 제한적인 전략공격을 할 수 있고, 컴퓨터 제어장치를 통해 하나의 통합된 조종간으로 종타와 횡타 모두 손쉽게 조종이 가능하다. 또한 첨단화된 콘솔형식의 CIC(Combat Information Center : 전투정보실) 자동화 덕분에 승무원수가 30명으로 감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209급보다 훨씬 효율적인 작전수행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보다 넓어진 공간을 이용해 생활환경과 밀접한 시설들이 대폭 향상되어 장기간 작전에 더욱 적합하다. 이번에 진수되는 홍범도함 이후에도 앞으로 2척의 손원일급(214급)잠수함이 더 취역할 예정이다. 디젤잠수함이라는 면에서만 놓고 볼 때 분명 한세대 앞선 잠수함이며, 앞으로 209급을 대신해 한국 해군의 주력 잠수함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나아가 차기 국산 3,000톤급 중형잠수함(SSX) 건조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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