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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아직도 파노라마처럼 생생… 해군 위상 세계에 떨쳐”

 


 

 

아직도 파노라마처럼 생생해군 위상 세계에 떨쳐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 4주년릴레이 인터뷰 검문검색대 공격1팀장 김규환 소령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검문검색대 공격1팀장 임무를 수행한 김규환 소령. 사진제공=채홍강

 

 

중사청해부대 검문검색대원들이 고속단정에 탑승, 4400톤급 구축함과 파도를 가르고 있다.

세계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검문검색대는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의 밑거름을 제공했다. 해군 제공

 

 

 


 

장병 끊임없는 반복 숙달 훈련‘전광석화’ 작전으로 임무 완수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무사히 구출하고 해적 10여 명을 생포·사살한 쾌거. 세계 인질구출작전 역사에 ‘퍼펙트’ 기록을 남긴 아덴만 여명작전이 4주년을 맞았다. 2011년 1월 21일 새벽 이역만리 해상에서 펼쳐진 작전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군의 뛰어난 임무수행 능력을 지구촌 곳곳에 알리는 자양분이 됐다. 작전 성공 4주년을 기념해 그날의 감격을 생생히 전달하는 릴레이 인터뷰와 리뷰(Review), 청해부대 파병 6년의 성과 등을 연속 3회로 소개한다.

 


 # 물 흐르듯 삼박자 ‘척척’…금자탑 완성

 

 “지금도 눈을 감으면 작전 현장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작전 종료 후 대원들과 나눈 진한 포옹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테러복 대신 함정 근무복을 입은 김규환 소령. 그는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청해부대 6진 검문검색대 공격1팀장 임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해군1함대 호위함(FF) 부산함에서 포술장으로 근무 중이다.

 김 소령은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때의 짜릿함이 세포 하나하나를 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작전 준비 과정에서 많은 대원이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죠. 그러나 우리 대원들은 ‘국가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특수전 대원이 되자’고 다짐한 후 주저 없이 고속단정(RIB)에 올랐습니다. 수없이 반복 숙달했던 훈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는 군인으로서의 사명감, 서로 믿고 지켜주겠다는 전우들의 눈빛을 보며 이 작전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작전 종료 후 동료들과 나눈 진한 포옹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청해부대는 파병 3개월 전부터 교육훈련에 심혈을 기울인다. 3단계에 걸친 개인·분야별 교육훈련으로 임무수행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 검문검색대도 마찬가지다. 1단계 개인임무 숙달 훈련, 2단계 팀워크 훈련, 3단계 종합훈련을 진행한다.

 공격팀은 특수전 기초훈련(24주)과 해상대테러 과정(6주)을 이수한 대테러 전문요원으로 구성한다. 이들의 탄탄한 기본기와 고도의 팀워크는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검문검색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공중·해상·해중 침투 훈련에 매진했습니다. 또 야시경·방독면 등 보유장비를 활용한 훈련, 흔들리는 선박·헬기에서 저격하는 능력 향상을 위해 모의구동장치 사격훈련을 병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 능력과 팀워크가 크게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떨쳐버렸습니다.”


 우리 군은 작전 당시 2~3명의 검문검색대원이 중경상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군작전사령부는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되자 똑같은 선박의 도면과 사진을 청해부대에 보냈다. UDT/SEAL은 시뮬레이션 훈련을 전개해 이동·등반시간, 진압 경로 등을 제공했다. 미국·오만 해군 등 우방국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도 원활했다. 석해균 선장도 이 같은 작전지원 덕분에 미군 헬기를 이용, 안전한 후송이 가능했다.

 

 “검문검색대는 분초 단위로 작전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또 선박 도면과 인질의 예상 위치, 인적사항을 암기한 후 머리가 아닌 몸이 반응하도록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습니다. 작전은 전광석화처럼 펼쳐졌습니다. 선박 등반 때는 최영함·해상작전헬기·저격수의 위협·엄호사격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졌습니다. 아덴만 여명작전은 상급부대의 전폭적인 지원과 현장지휘능력, 연합공조체계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이루어진 금자탑입니다.”

 


 # 조건반사적 행동절차…작전 성공 ‘방점’


 어느 군사작전이나 고비는 있기 마련이다. 아덴만 여명작전도 그랬다. 김 소령이 꼽는 위기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사다리를 설치하고 선박에 오를 때와 수색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석 선장을 후송해야 했던 상황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선박에 올라가는 순간은 작전팀이 가장 많이 위험에 노출되는 시기이며, 선박을 완전히 장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후송은 잔여 해적의 기습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대원들은 마치 훈련을 하는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훈련 시의 땀 한 방울이 전투 때의 피 한 방울’이라는 자세로 실전적 훈련을 수행한 결과입니다. 특히 우리 국민과 선박은 우리 손으로 지킨다는 사명감과 ‘불가능은 없다’라는 UDT/SEAL 신념이 어우러져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했습니다. 검문검색대를 포함한 청해부대 6진은 조건반사적인 행동절차로 절체절명의 순간을 극복하고 퍼펙트 작전을 완성했습니다.”


 김 소령은 청해부대 파병에서 복귀한 후 1년7개월 동안 UDT/SEAL 작전참모실에서 작전관 임무를 수행했다. 이어 국방대학교 석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 15일 함정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김 소령은 과분한(?) 상훈에 보답하기 위해 국민의 군대 확립에 전력투구할 것을 다짐했다.

 


 

긴박했던 48시간, 작전명 "아덴만 여명"

 


 

 


 

   2011년 1월 15일 오전 7시 40분(이하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출발한 삼호주얼리호 앞에 무장한 해적선 해적들 선원들 위협

  이날 오후 7시 30분  

청해부대 6진 최영함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는 특명을 받고 긴급 출항

  17일 오후 11시 

전속력으로 항해하던 최영함 레이더에 삼호주얼리호 발견

  18일 오후 2시 44분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 동북방에서 항해 중인 몽골 선박을 추가 납치하기 위해 자선(子船·작은 배)을 내린 것

  오후 2시 51분  

해적들의 삼호주얼리호 합류를 막기 위해 링스헬기 기관총 경고·위협사격 검문검색대원들 삼호주얼리호 인근에서 구출작전 준비

  오후 3시 24분  

해적들이 ‘백기’를 달고 투항의사 표시, 그 순간 해적들의 기습사격, 고속단정(RIB)에 탑승한 안병주(소령) 팀장과 저격소대장 김원인 상사, 2작전대 강준 하사 부상, 비록 인질을 구출하지는 못했지만 청해부대는 해적의 전력을 약화시키고,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소기의 성과 거둠

  


 

 

 

  21일 새벽 4시 43분  

조영주(당시 대령) 청해부대장 해군작전사령부에 작전준비 완료 보고. 15분 후 건군 사상 첫 해외 인명구조작전 시작

  새벽 5시 17분  

 고속단정 3척 바다에 띄운 후 저격수를 태운 링스헬기 이륙. 12분 후 최영함은 상선검색망(무선통신)을 이용, 삼호주얼리호를 한국어로 호출
 “선원 여러분! 잠시 후 우리 해군이 여러분의 구조를 위해 공격할 것입니다. 가능한 한 안전구역으로 대피하고, 외부로 나오지 마십시오.”

  새벽 5시 40분 

 링스헬기 삼호주얼리호로 접근. 저격수가 레이더와 통신안테나 무력화 후 갑판·선교를 조준사격, 해적 1명 사살 

  6시 9분 

검문검색대 공격팀 삼호주얼리호 선미 갑판 진입. 내부기동 공격팀 4층 선교 장악 위해 좁은 계단을 오르는 순간 해적 1명 출현.

공격팀원의 총구에서 불이 뿜어졌고, 해적 소탕

 


 

 

 

   6시 30분  

공격팀 선교 완전 장악. 석해균 선장이 무릎과 복부에 총상을 입은 것 확인. 즉시 지혈 후 구조요청.
 응급처치를 마친 공격팀 2개 조로 나뉘어 수색작업 전개. 공격팀 해적 4명과 선장실 주변에 있던 해적 두목 사살.

  6시 45분  

공격팀 선교에서 선원 13명 구조. 이때 링스헬기에서 방송.

“선원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입니다. 현재 선박은 청해부대가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안심하시고 갑판으로 나와 주십시오”

  7시 57분  

인질수색 및 해적소탕 작전 재개. 최영함에서 음향송신장치를 이용, 투항 경고문 방송.

해적 2명이 손을 들어 투항, 5명의 선원 선상으로 나옴.

  날이 훤히 밝은 8시 16분  

한국인 8명을 포함한 18명의 선원 구조. 공격팀은 남은 57개의 객실을 샅샅이 뒤져 해적 완전히 소탕. 21명의 선원 모두 구출

 9시 56분  

인질 21명 전원 구조, 해적 8명 사살,  5명 생포, 아군 피해 전무.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 임무 성공적 완료

  4시간 58분 만에 작전 종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구하겠다는 수많은 노력, 치밀한 작전계획과 모의연습이 각본 없는 드라마로 승화된 순간이었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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