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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분야의 전문가’ 부하들 본보기 우뚝

‘나는 내 분야의 전문가’ 부하들 본보기 우뚝

육군 부사관 미래 밝다<4>부사관 ‘훈’ 정통해야 따른다

 “정통해야 따른다”… 전문성 뜻하는 경례 구호처럼 해당분야 정통한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로 거듭나

 

<육군부사관학교 교수부 화기학교관이 초급반 교육생들에게 K-4 실사격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학교제공>

 

육군부사관학교 교육생들의 경례구호는 “충성! 정통해야 따른다”로 아홉 자다. 보통 부대나 학교들이 2~3자인데 비해 좀 길다. 그런데 이렇게 긴 경례구호를 부사관 후보생은 물론 원사 진급자 보수과정인 관리자반 교육생들도 정확한 경례 동작과 함께 우렁차게 실시하고 있다.

 군에서 구호는 대체로 학교기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교육의 명확한 목적을 위해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제정 또는 재정립한 것이 지금의 학교 구호다. 육군포병학교의 ‘알아야 한다’ 국군의무학교의 ‘살려야 한다’ 등이 대표적이다.

 육군부사관학교의 구호인 ‘정통해야 따른다’는 1998년 제정했다. 당시 학교장인 송열재 준장이 학교 구호 제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군 현역 장병과 예비역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탄생했다. 육군부사관학교가 전체 부사관을 양성하고 보병 초·중·고급반과 전 병과 관리자반 및 주임원사반을 교육하기 때문에 학교 구호는 동시에 부사관 ‘훈’이자 부사관 ‘구호’나 마찬가지다. 양성반 때 부사관이 되기 위해 외쳤던 “정통해야 따른다”는 구호가 강산이 두세 번 바뀌고 계급도 원사가 돼 모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다시 외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통해야 따른다”는 구호의 의미는 무엇일까. ‘정통’이란 사전적 의미로 ‘밝고 자세히 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즉 부사관의 전문성을 뜻한다. 장교는 19개 기본·특수병과로 해당 분야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알아야 하는 반면 부사관은 이 병과가 다시 53개 직군으로 세분화된다. 장교 기갑병과(특기번호 120)의 경우 부사관은 전차승무(121), 전차정비(122), 장갑차(123)로 나뉘는 것이 그 예다.

 부사관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예가 하나 있다. 육군부사관학교에서는 해병대 간부를 포함 연 2회 박격포 전문교관반을 운용한다. 입교생들은 대체로 훈련방법이 상이하고 관행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 이는 야전에서 스스로 연구하거나 선배들로부터 보고 배운 대로 부하들을 교육하기 때문이었다. 이 교육을 화기학과장 한승섭 원사를 비롯한 부사관 화기학 교관들이 담당하는데 교범과 개정교리, 교관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교육생을 박격포 전문교관으로 육성해 낸다. 또한 여기에서 해당분야의 교리 발전 요구도 활발히 이뤄진다. 이들의 장점은 바로 박격포 등 화기학과 관련한 분야에서 5~10년간 교관 역할을 수행한 실질적인 ‘전문가’라는 것이다. 이들이 수료시킨 교관 요원은 지난 2009년부터 약 1000명에 이르고 있다.

 누군가가 “당신이 이 분야의 전문가입니까”라고 물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자.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어차피 장교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며 방관하고 있다면 부사관은 피동적인 존재일 뿐이다. 장교들의 전체를 살피는 시각(大觀)에 부사관들의 노하우(細察)가 합쳐진다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부사관들은 해당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 집단이다. 앞으로 미래 군 구조는 기술집약적이고 첨단화돼 이들 ‘전문가’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군부사관학교의 “정통해야 따른다”는 구호는 각자가 선택한 분야에 ‘전문가’가 돼 부하들이 스스로 따르게 하겠다는 부사관 교육생들의 자기 다짐이기도 하다.

 

<서정훈 대위 육군부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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