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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조난 조종사 신속하게 구조하라

혹한기 조난 조종사 신속하게 구조하라

공군6전대 전투 탐색구조훈련 현장

저수지 얼음 잘라내고 구조 장비로 접근 비상탈출한 조종사 헬기이용 긴급 구출물속으로 잠수해 낙하물도 찾아내 올려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 항공구조사들이 13일 충북 진천군 초평저수지에서 펼친 전투탐색구조훈련에서 낙하물을 건져 올리고 있다.>

 

저수지 한쪽에 디지털 전투복 차림의 50여 명 장병의 모습이 보였다.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 항공구조팀 장병들이었다.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더니 이내 입고 있던 옷을 훌훌 벗었다. 순식간에 속옷 차림이 된 항공구조사들은 검은색 잠수복을 입기 시작했다. 한겨울 노천에서 뻣뻣한 잠수복을 입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서로 도와가며 능숙하게 잠수복을 입은 구조사들은 산소통을 비롯한 잠수장비와 각종 구조장비, 전기톱 등을 들고 저수지 한가운데로 이동했다.

 훈련의 시작은 꽁꽁 언 저수지 얼음판에 구멍 내기. 이번 훈련이 겨울철 강이나 호수로 비상탈출한 조종사를 구조하는 상황을 설정한 상태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훈련을 위해 얼음 밑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전기톱을 든 구조사 몇 명이 얼음을 잘라내고 얼음 덩어리를 들어내자 저수지 한가운데 가로·세로 10m쯤 되는 구멍(?)이 생겼다. 잠시 쉬는 동안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한 저수지 표면에 다시 살얼음이 덮이기도 했다.

 얼음구멍이 완성되자 조종사 복장을 한 가상조난자가 거침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물속으로 뛰어든 가상조난자가 연막을 피워 조난위치를 알리고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멀리 있던 구조사들이 대형썰매처럼 생긴 구조장비를 끌로 조난자가 있는 얼음구멍 근처로 접근했다. 로프로 묶은 구조장비에 한 명의 구조사가 타고 나머지 3명의 구조사가 로프를 잡았다. 구조장비에 탄 구조사가 조심스럽게 깨진 얼음 주위로 접근하자 ‘쩌 저적!’ 하는 얼음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살얼음을 뚫고 물 위에 구조장비가 떴다. 노를 저어 조난자 근처로 간 구조사는 조난자를 끌어올려 구조장비에 단단히 고정하고 얼음 위에서 로프를 잡고 있던 구조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로프를 잡고 있던 구조사들이 얼음판 위를 달리기 시작했고 구조장비는 순식간에 단단한 얼음 위로 올라섰다. 이렇게 첫 번째 훈련은 마무리됐다.

 두 번째 훈련은 얼음 밑 8m 깊이의 저수지 바닥에서 중요한 낙하물을 찾아내 끌어올리는 훈련.

 이 훈련은 조종사뿐만 아니라 암호장비·미사일 등 회수가 필요한 물건이 얼음 밑에 들어갔을 때를 대비한 특수훈련이다.

 한 변의 길이가 3m쯤 되는 정삼각형의 얼음구멍 밑으로 가로·세로 1m 주황색 가방 모양의 낙하물이 던져졌다. 두 명의 구조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각종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얼음 밑으로 잠수해 들어갔다. 수온은 영하 1도, 시계는 30㎝ 정도라는 게 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장비를 잘 갖췄다 하더라도 물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두 명의 구조사가 얼음구멍으로 들어간 지 10여 분, 얼음 밖으로 연결된 로프에 신호가 들어왔다. 낙하물을 찾아낸 것이었다. 신호를 받자 대기 중이던 구조사들이 신속하게 로프를 끌어올렸다. 주황색 낙하물이 먼저 곧이어 두 명의 구조사가 차례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두 번째 훈련도 끝났다.

 세 번째 훈련은 이날 훈련의 하이라이트인 물속으로 조난당한 조종사를 헬기로 긴급하게 구출하는 훈련. 항공구조사 40여 명 외에도 HH-32·HH-47·HH-60 등 탐색구조헬기 3대가 참가했다.

 영하 1도 미만의 물에 빠졌을 때, 조난자의 생존시간은 15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속한 구조에 초점을 맞춰 훈련이 진행됐다.

 탐색구조 헬기가 조난현장 해상에 도착하자, 먼저 구조사는 조난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풍향 파악을 위해 해상용 연막을 투하한 후 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인명을 확보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될 때 조난자가 저체온증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구조사는 신속하게 조난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헬기 조종사에게 수신호로 상황을 알렸다.

 항공기가 다시 낮은 고도로 수상에 접근한 사이, 조종사는 구조용 줄(Hoist)을 내려 구조 스트랩(Rescue Strap), 바스켓 등의 장비를 써서 조난자를 구조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공군 항공구조팀(SART: Special Airforce Rescue Team)은 평시에 항공기 사고구조, 응급처치, 환자후송, 각종 재해ㆍ재난 시 대민지원, 산불 진화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전시에는 적진을 포함해 어디든 투입돼 산과 강·바다 등에 조난된 조종사를 구출하는 것이 주 임무인 특수부대다.

 항공구조사들은 사격, 공중침투(고공 강하), 산악등반, 수상·수중 침투(스쿠버), 응급의료 등 특수작전에 필요한 거의 모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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