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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향/국내

각군 해빙기 안전점검 활동<2> 해군1함대, ‘선봉함대’ 안전 대진단 추진

봄바람 부는 이때 ‘안전사고 제로화’ 손길 빨라진다

선체에 생긴 녹 제거·철판 보강
화학물질·유류시설 등 현장조사
안전 위험 관리 점검·지도 방문

해군1함대사령부 고속정 참수리-319호정 정장 조현웅(왼쪽) 대위와 기관장 박주영 중위가 동해 군항 내 수리창 상가대에서 파공 부위를 선체 기록부 도면에 표시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대지가 기지개를 켠다. 긴장했던 마음조차 같이 풀어져 자칫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요즘이다. 해군1함대사령부는 따뜻한 봄을 안전하게 맞기 위해 ‘해빙기 선제적 안전 대진단’을 시행, 해빙기 사고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부대 내 각종 재난 발생 위험요소를 철저히 파악해 다양한 예방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해군1함대 소속 남원함 승조원들이 연마기를 이용해 76㎜ 함미 포에 쌓인 염분과 페인트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해수로 부식 빠른 선체 정비·보수

 해군 함정의 선체 대부분은 철로 구성된 데다 내부에도 수많은 장비들이 설치돼 있다. 이러한 함정은 강한 염분을 지닌 해수에 항상 노출돼 있어 녹이 쉽게 발생한다. 녹을 초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함정의 뼈대인 선체나 함 외부의 부속품들을 쉽게 부식시켜 함정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된다. 특히, 겨울철 높은 파도와 찬바람으로 선체 피로도는 높다. 그래서 해빙기 기간 예방정비는 필수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일. 해군1함대 동해 군항 내 수리창 상가대에서는 고속정 참수리-319호정의 상가(上架) 중 선저검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상가는 함정을 바다에서 완전히 들어 정비를 위해 상가대 위에 올리는 작업으로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력이 요구된다. 319호정의 함수 우현 아래에서는 바닷물이 닿아 부식된 부분을 수리하고 있었다. 거친 파도를 온전히 맞아 군데군데 부식돼 표면이 고르지 못하고 울퉁불퉁했다. 해군1함대 수리창 선체품질담당인 김동길 주무관이 초음파 두께 측정기로 선체 외판 두께를 측정했다.

 319호정 보수장 김훈 중사는 김 주무관이 얇아진 부분을 알려주면 청락(선체의 녹을 없애는 작업) 망치로 두드렸다. 조금 뒤, 얇은 부위에 파공이 발생했다. 다시 이 부분에 보강재를 덧대서 선체의 두께를 맞춰 처리했다. 김 주무관은 “온도 차에 의해 철판에 결로가 생겨 부식이 빨리 진행된다”며 “안전을 위해 철판의 얇아진 부분에 대해 정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속정 내부 함수 제독소로 들어가 봤다. 바닥에 있는 플레이트 판을 들어 올리자 수많은 배관이 보였다. 마치 얼굴에 난 여드름처럼 표면이 조금씩 부풀었다. 김훈 중사는 청락 망치로 두드려 부풀어 오른 곳의 녹을 정비했다. 벗겨진 부분은 페인트칠로 마무리했다.

 자리를 옮겨 해빙기 점검을 위해 정박해 있는 남원함(PCC)으로 갔다. 갑판장 주광완 상사가 외부에 노출돼 있는 단정 인양기에 대해 점검하고 있었다. 인양기는 해빙기인 요즘 얼었다 녹으면서 빠른 속도로 부식하기 쉽다. 주 상사는 부식된 단정 인양기 와이어 로프 부분의 녹을 제거했다. 이곳에 녹을 방지하고 윤활제 역할을 하는 그리스를 꼼꼼히 발랐다. 아울러, 남원함에서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마감된 76㎜ 함미 포에 대해 연마기를 이용해 겨울철 해수에 노출돼 쌓인 염분과 페인트를 제거하는 등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었다.


해군1함대 소속 남원함 갑판장 주광완(왼쪽) 상사와 한 승조원이 부식된 단정 인양기의 와이어 로프 녹을 제거한 뒤 그리스를 바르고 있다. 사진=양동욱 기자




해빙기 맞아 ‘선봉함대 안전 대진단’ 운영

 1함대는 해빙기를 맞아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15일까지 한 달간 ‘선봉함대 안전 대진단’ 집중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선봉함대 안전 대진단’은 해빙기를 맞아 안전점검과 선제적인 사고 예방활동, 장병들의 안전의식 고취 활동 등을 통해 함대의 비전투손실을 최소화하는 제반 활동이다. 함정 항해·장비 및 정비·시설 및 차량·급식 및 위생·병기 및 탄약·소방 화재 안전분야 등으로 이뤄진다.

 지난 3일까지는 함대 예하 부대별로 해빙기 점검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와 점검 대상을 검토했다. 6일부터 15일까지는 함대 주관으로 안전 대진단 활동을 한다. 예하 부대가 선정한 해빙기 안전 위험 시설에 대한 관리실태 점검과 안전 지도방문을 병행하고, 화학물질 및 유류시설 등 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안전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함대 차원에서 안전에 관한 규정과 제도, 절차 등을 정비하고 개선사항을 도출해 현실에 맞는 안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1함대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을 ‘안전 및 재난대비 점검의 날’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안전 예방활동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해빙기에 따른 부대·함정별 안전진단으로 안전위험 개소를 철저히 관리하고 지반 침하 및 붕괴 예상지역에 대한 안전점검, 화재위험 개소에 대한 소방점검, 안전 지도방문,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안전교육 등을 통해 해빙기 안전 예방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아울러 1함대는 ‘상시 안전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군수·시설 등 부대 안전관계관으로 구성된 안전 전담팀은 해빙기 도래 전인 지난달부터 해빙기 안전관리 대비지침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초동조치를 할 수 있는 ‘안전사고 조치 행동 매트릭스’를 보완했다. 이 밖에도 1함대는 부대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안전지도 방문을 전개하고 있다. 맞춤형 안전지도 방문은 지역별, 임무별로 상황이 다른 부대 특성을 고려해 함대 차원에서 예하 부대에 맞는 안전업무를 지원하고, 부대의 의견을 수렴해 해빙기 안전사고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1함대는 산사태, 산불, 시설물 붕괴 등 해빙기에 일어날 수 있는 재난 상황에 대비해 상시 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참모장이 재난대책본부장으로서 재난대책본부는 재난 상황 발생 시 구조, 구호, 복구 등 신속하게 상황을 처리할 수 있도록 안전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1함대 안전업무를 주관하는 군수참모 김성웅 중령은 “1함대는 선제적 안전 예방활동과 장병들의 안전의식 고취를 통해 안전사고 제로 화에 노력하고 있다. 함대가 동해수호와 북방한계선(NLL) 사수의 전투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더욱더 안전 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해에서=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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