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전투기, 최초부터 최강까지

 

2차 대전 이후, 인류의 항공기역사는 급속하게 제트기시대로 넘어갔다. 특히 강대국들의 주력전투기는 일순간 제트전투기로 일신되었고, 전쟁이 끝난 지 불과 5년 만에 한반도 상공에서 세계최초의 제트전투기 공중전이 벌어졌다. 이후 제트전투기들은 여러 세대를 거치며 발전해왔고, 현재 5세대 전투기는 유인전투기로써 그 성능의 정점을 찍고 있다. 오늘은 세계 최초부터 최고까지 제트전투기의 변천사를 알아보자.

 

최초의 제트전투기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제트기는 2차 세계대전당시 폭격기로 유명한 독일 하인켈 사에서 만들어졌다. He178로 명명된 이 제트기는 단발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한 단순한 비행기였다. 기수에 공기흡입구를 장착한 형태(nose inlet)를 가지고 있다. 이는 50년대 제트기들의 표준적인 형태가 되었다. 놀랍게도 2차 세계대전 개전 직전인 1939년 8월 27일 시험비행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바보이자 몰핀 중독자였던 독일공군사령관 헤르만 괴링은 이 혁신적인 제트기의 등장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럼에도 하인켈 사는 지속적인 개발을 시도하여 세계 최초의 제트전투기인 He280을 만들어 내고 제트엔진 개발도 계속하였다. He280은 He178보다 훨씬 커진 기체에 2기의 제트엔진을 양쪽 주익에 탑재하였다. 또한 기수에 20mm 기관포 3문을 장착해 당시로서는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으며, 세발자전거 형식의 착륙장치를 도입하는 등 엔진 외의 요소에서도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선진적인 항공기였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엔진이 문제였다. 터보제트엔진의 고장이 속출했고, 조금만 급격한 기동을 하거나 엔진출력을 높여도 엔진에 트러블이 생겼다. 당시에는 아직 공기를 균일하게 압축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한 엔진수명도 매우 짧아 실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난제가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경쟁사인 메서슈미트 사에서도 제트전투기 개발에 나섰고, 결국 메서슈미트 사의 Me262가 오히려 성능에서 앞서게 되었다. 사실 이전부터 메서슈미트는 전투기, 하인켈은 폭격기를 생산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졌고, 이 편이 모양새가 좋다는 등의 이유로 He280의 개발은 중단되고 만다. 이렇게 해서 Me262는 세계 최초의 실용화 제트전투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Me262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연합군 조종사들은 프로펠러가 없는 독일군 전투기의 모습에 경악하고 만다. 더구나 800km가 넘는 빠른 속도는 연합군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하지만 40시간이 채 안 되는 엔진수명과 아직은 불안한 신뢰성, 그리고 절대적인 숫자부족과 결정적으로 제트전투기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 한 히틀러의 오판 때문에 전쟁의 향방을 바꿀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제트전투기의 기술은 곧 이어질 제트기시대의 중요한 초석이 된다.
 

 

 

세계최초로 비행한 제트기 He178. 제트기 시대의 장을 열었다.

 

비운의 He280. 결국은 Me262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세계최초의 실용화 제트전투기 Me262. 성능과는 별개로 연합군에게 충격과 공포를 준 것은 사실이다.

 

세대별 전투기
곧바로 찾아온 제트전투기 시대가 시작되자 그야말로 각국에서 제트전투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특히 미국과 소련은 이를 주도했는데, 제트전투기는 그 발전의 단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대가 구별된다.
첫째로 1세대 전투기이다. Me262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최고속도 900km내외의 제트전투기들이 이에 해당된다. 6.25전쟁에서 최초로 선을 보인 F-86, Mig-15와 같은 초기 제트전투기가 대표적이다. 이들 전투기는 개발 시기 면에서 1940년대부터 50년대 중반까지 등장한 기종이며, 기존의 프로펠러 전투기에서 속도가 빨라진 것 외에 무장이나 운용 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세계 최초의 제트기 공중전을 펼쳤던 F-86(아래)과 Mig-15(위). 두 기체 모두 독일의 기술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외형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

 

2세대 제트 전투기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에 등장한 전투기들로서 이들 전투기는 대(大)출력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하며 마하 1.2에서 2,2에 이르는 초음속 전천후 전투능력을 갖는 것이 큰 특징이다. 2세대 전투 제트기부터는 새롭게 등장한 적외선 유도 미사일을 탑재해 기총을 탑재하지 않는 기종도 있었고, 기종에 따라서는 거리 측정용 레이더가 탑재되어 제한적인 전천후 요격성능을 갖게 된 기종도 등장하게 된다. 대표적인 전투기로는 Mig-19, Mig-21, F-8, Mirage-III, 그리고 기체번호 100번대로 시작되는 미국의 센추리 시리즈가 있다.

 

미국의 센추리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수출된 F-104. 하지만 그 운용결과는 썩.....

 

공산 측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Mig-21. 하지만 서방측 2세대 전투기들과의 대결에선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3세대 제트 전투기는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 초에 등장한 초기의 다목적 초음속 전투기로 레이더 유도 미사일 운용을 통해 제한적인 시계외(BVR) 교전 능력을 특징으로 한다. 대표적인 전투기로는 F-4, Mig-23, Mig-25, Su-15/-21, F-111, Mirage-F1 등으로 이들 전투기는 적외선 유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전천후 요격이 가능한 레이더 유도방식의 미사일을 운용해 공중전 전술의 큰 변화를 가져왔고, 제한적이나마 다목적전투기 개념이 시작되 이른바 전폭기가 등장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전천후 전폭기의 대명사 F-4팬텀. 한 때 하늘의 제왕이었다.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Mirage F-1. 중동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진제공 : 프랑스 공군 홈페이지)

 

197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까지 등장한 4세대 전투기는 3세대 전투기와 비교해 완전한 시계외(BVR(Beyond Visual Range) : 육안으로 적을 찾아 기총 및 보어 모드로 적을 요격하는것이 아닌 레이더로 적을 탐지하여 요격하는 방식) 교전능력과 전천후 다목적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들 전투기는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운 지표방향 표적의 탐색과 공격 능력을 갖췄고 완전한 중장거리 교전이 가능하다. 또한 지상 공격능력이 강화된 화력통제장비를 탑재해 다목적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1990년대부터는 제한된 스텔스 설계와 센서 통합개념 등이 적용된 라팔, 유로파이터 전투기 등이 등장하여 4.5세대로 진화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4세대 전투기로는 F-14, F-15, F-16, F/A-18, Mig-29, Su-27, F-20, Mirage2000등이 있다.

 

항공 매니아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는 미국의 F-14 톰캣. 오늘의 톰크루즈를 만든 전투기이다.

 

러시아의 Su-27전투기는 F-22를 제외하면 여전히 최고의 기동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특유의 코브라기동은 백미.

 

5세대 최강의 전투기
5세대 제트 전투기는 2000년대부터 등장한 차세대 전투기들로 스텔스 설계와 통합된 항공 전자장비, 초음속 순항능력과 추력편향기술을 결합한 초기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최초의 스텔스 군용기는 F-117 이였으나, F-117은 전투기가 아닌 순수 공격기였다. 따라서  F-117을  전투기로 분류할 수 는 없다. 일단 진정한 5세대 전투기의 가장 큰 특징은 스텔스 성능으로 초기 개념 설계부터 전(全)방위 스텔스 기술을 완전히 적용하여 동체 내부에 무기고를 탑재하고 있으며 항공전자 장비와 센서, 무장이 통합되어 운용된다. 기동성면에서도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고 초음속으로 순항비행이 가능하며, 엔진의 추력방향을 제어해 저속에서도 급선회가 가능한 놀라운 기동성을 자랑한다. 현재 상기한 모든 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는 전투기는 미 공군의 F-22가 유일하다. F-22는 공대공 상황에서 확실히 그 어떤 종류의 전투기와도 우세한 전투를 펼칠 수 있다.

 

명실상부한 세계최강 F-22스텔스 전투기. 10년 전에 실전배치된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사벽의 성능을 자랑한다.

 

5세대 전투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PAK FA, 중국의 J-20과 FC-31 등이 5세대전투기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최소 미국과의 해당부문 기술 격차는 10년 이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F-35설계도를 해킹해 제작한 중국의 FC-31은 형식명칭이 J-31이 아닌 FC-31로 밝혀진 뒤, 곧 중국 공군은 이를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생각한 만큼 성능이 안 나오는 이유가 클 것이다. 당장 F-35에 적용된 AESA 레이더, 전자전 및 센서 퓨전 능력을 중국이 따라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 상기해야 할 점은 F-22의 출현 시점이 벌써 10년 전이란 것이다. 현재 미 공군은 스텔스 성능을 더욱 강화한 무인 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중국의 스텔스전투기 J-20. 내부무장창이 보인다. 하지만 카나드를 장착한 순간 스텔스성은.....

 

중국의 FC-31. 이건 뭐 F-35와 구분이 안 간다. 하지만 실전배치는 안 될 것 같다.

 

글, 사진 이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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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Trackback 0 : Comment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