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국 50여 척 경연…‘바다 위 군사기지’ 인산인해

 

2016 환태평양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하와이 진주만 해군기지에 정박한 미 해군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함의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 등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오후 1시 ‘2016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 참가 함정들의 공개행사로 세계 각국 최신예 함정들의 경연장이 된 미국 하와이 진주만 해군기지.

26개국에서 온 50여 척의 함정 중 유난히 많은 사람이 몰린 함정 한 척이 있었다.

바로 훈련 개최국 미국 해군의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함(CVN-74)이었다.

거대한 스테니스함이 정박한 부두 입구에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문객들이 몰려 줄이 100여m 이상 길게 이어져 있었다.

일반 방문객의 입장 대기 줄과는 별도로 부두 입구 쪽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 100여 명이 몰려 있었다.


특히 스테니스함은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 압박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미군의 주요 전략무기 중 하나여서 한국 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고, 남중국해에서 최근 미국과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기자들도 취재에 열심이었다.

이날 오전 방문했던 다른 함정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미 해군 관계자가 나와 취재진 명단을 확인한 후 일반 방문객들의 입장을 잠시 중단시키고 취재진을 스테니스함 입구로 안내했다.

길이 332.8m, 폭 78m의 비행갑판과 24층 건물 높이(74m)의 거대한 몸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소름을 돋게 했다.

한 줄로 길게 늘어서 현문 입구에 임시로 설치된 계단을 올라 격납고에 도착하자 함재기인 FA-18 전투기 10여 대가 눈에 들어왔다.

 


또 전투기 사이에는 함정이 손상되거나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쓰는 손상통제장비들도 전시돼 있었다.

격납고 안은 바다 위를 떠다니는 군사기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한쪽에 설치된 항공기용 엘리베이터는 이들을 쉴 새 없이 실어나르고 있었다.

 

미 해군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함의 함정공개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격납고에서 항공기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갑판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테니스함 공보장교 세라 히긴스 소령이 취재진을 맞았다. 취재와 관련한 몇 가지 안내를 마친 히긴스 소령은 스테니스함에 대해 소개했다.

배수량 10만3300톤, 함재기 90여 대, 5600여 명의 승조원, 1993년 11월 11일 진수, 1995년 12월 9일 작전 배치 등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였다.

격납고를 지나 항공기용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까마득히 머리 위로 항공모함의 아일랜드가 눈에 들어오면서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잠시의 기다림 끝에 움직이기 시작한 엘리베이터는 육중한 덩치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상승했고 10여 초 만에 취재진을 포함한 방문객 200여 명을 격납고에서 비행갑판으로 옮겨놓았다.

비행갑판에는 FA-18 전투기와 E-2C 조기경보기, MH-60 헬기 등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취재가 허락된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였고 취재를 할 수 있는 구역도 함미 쪽 비행갑판으로 한정됐다.


미 해군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 함 격납고에 주기된 F/A-18  전투기.

 

미 해군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함에 탑재된 E-2C 조기경보기.


비행갑판이 워낙 높다 보니 늘어선 항공기들 사이로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침몰한 애리조나함 위에 조성된 애리조나함기념관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의 핵심탐지체계 중 하나인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워낙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다니다 보니 여유를 가지고 항공모함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았지만 항모의 규모와 임무, 작전능력 등을 대략적이나마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스테니스함에서의 아쉬운 취재를 마치고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미 해군이 보유한 세계 최대의 상륙강습함 아메리카함(LHA 6)이었다.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미 해군의 4번째 군함인 이 함정은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의 1번함으로 지난 2014년 11월 취역했다.

 

미 해군의 최신예 상륙강습함 아메리카함의 비행갑판에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겉모습은 우리 해군의 독도함과 비슷하다고 느껴졌지만 규모나 작전능력 등에서는 큰 차를 보였다. 비행갑판 길이는 270여m로 우리 해군의 대형수송함 독도함과 항공모함 스테니스함의 중간 정도 크기였고 배수량은 4만5000t으로 독도함의 1만4000t에 비해 3배 이상 컸다.

기존의 상륙강습함에 비해 항공능력이 대폭 강화된 아메리카함은 수직이착륙기인 F-35B의 운용도 가능하다.

함정 갑판에는 해병원정단(MEB)을 투사하기 위해 틸트로터 수직이착륙기 MV-22(오스프리) 등 항공기 10대가 탑재돼 있었다.

 

미 해군의 최신 상륙강습함 아메리카함의 비행갑판에 주기된 틸트로터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미 해군 원정강습단(ESG: Expeditionary Strike Group)의 기함인 아메리카함은 이번 림팩에서도 ESG의 기함 역할을 맡았다.

이번 림팩에서 상륙기동부대 지휘관을 맡은 호머 데니우스 미 해군대령은 “아메리카함의 주된 목적은 상륙부대를 제대로 목표 지역에 투사하는 것”이라며 “아메리카함에는 상륙강습단을 지휘하는 지휘관과 참모는 물론 해군과 해병대의 많은 항공자산들이 있어서 주어진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해군의 아메리카함이 2016 RIMPAC에 참가하기 위해 하와이 진주만 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또 데니우스 대령은 “이번 훈련에서는 아메리카함·샌디에이고함과 호주해군의 상륙강습함 캔버라함 등 3척으로 상륙기동전단이 구성됐다”며 “특히 캔버라함과 처음으로 함께하는 훈련을 통해 미국과 호주의 항공자산과 상륙자산의 상호운용성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와이에서 글·사진=  이석종 국방일보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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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Trackback 0 : Comment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