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침몰 시

승조원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상>

 

잠수함 침몰 시 승조원 먼저 구조한 뒤 선체는 나중에 인양

잠수함 승조원 생활을 대표적인 3D( Difficult, Dirty, Dangerous) 직종으로 분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 잠수함 승조원들에게 물어보면 ‘위험하다(Dangerous)’는 말에는 대체로 수긍하나 다른 두 가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한다. 역시 잠수함 승조원들의 눈에는 힘들고 더러운 것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천만다행이다.

잠수함은 일단 물속에 들어감과 동시에 높은 수압을 받으면서 눈은 감고 ‘소나(음파탐지기)’라는 귀로만 듣는 장님의 상태로 항해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높은 수압을 받기 때문에 물속에서는 조그만 사고도 승조원 전체의 운명을 결정짓는 대형 사고로 확대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사고에 대비해 잠수함 승조원들이 가장 많이 숙달하는 훈련이 화재가 났을 때 불을 끄는 ‘소화훈련’과 선체가 파손돼 물이 들어올 때 막아내는 ‘방수훈련’이다.

잠수함이 물속에서 사고가 나면 일단 신속하게 수면 가까이 올라와 수압을 줄이고 수면 위로 부상해 대형 사고를 면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장비 고장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할 때는 얕은 수심에서는 맨몸으로 탈출하고 깊은 수심에서는 외부로부터의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1900년 초 군함으로서 잠수함이 탄생한 이후 발생한 200여 회의 사고 중에서 침수 또는 침몰 사고의 80% 정도가 100m 이하의 얕은 수심에서 발생했다. 이 중 침몰사고의 경우 승조원 구조에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바다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사람이 바다에 빠졌을 때 수온 섭씨 5도 이하에서는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잠수함 침몰 심도에 따른 승조원 탈출 및 구조 개념도.

 

수중에서 잠수함 운용 중 사고가 발생해 스스로 물 위로 올라오지 못할 경우에는 외부에서 구조해 줄 때까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압력 선체가 수압에 의해 파괴되지 않아야 하고, 승조원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식료품이 있어야 하며,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계통들(산소 공급, 탄산가스 제거, 청수 공급, 오수처리 및 냉난방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잠수함이 침몰하면 두 가지 구조작전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레스큐(Rescue)와 샐비지(salvage)다. 먼저 진행되는 ‘레스큐’의 사전적 의미는 위험이나 어려움에 빠진 승조원을 구하는 것이고, 다음에 시도되는 ‘샐비지’는 조난·화재 등으로 인해 난파하거나 침몰한 선박의 선체를 인양(구조)하는 것이다. 이번 회부터 3회에 걸쳐 잠수함이 해저에 침몰했을 때 1차적으로 시도되는 승조원 구조(Rescue) 작전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승조원 구조 방법으로는 ①맨몸으로 탈출하거나 비상탈출복을 입고 스스로 탈출하는 방법 ②SRC(Submarine Rescue Chamber)나 DSRV(Deep Submergence Rescue Vehicle) 등 외부 장비를 이용해 구조하는 방법 ③잠수함에 특별히 설치된 구명구(救命球: Rescue Sphere)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잠수함 구조함에서 심해 구조정인 DSRV를 진수시켜 사고 잠수함 선체에 접합시키고 있는 장면.


잠수함 구조 작전은 인접국과 연합작전 추세로 발전

잠수함 조난 상황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의 재난 상황으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수중에서 발생하는 잠수함 사고에 대비하는 안전대책은 잠수함 구조함·구조정 등 구조 전력·장비를 갖추는 하드웨어 분야와 이를 사용하기 위해 교리를 발전시키고 구조 조직을 구축하며 필요 시 인접국과 연합구조작전 절차를 숙달하는 소프트웨어 분야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수중에서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잠수함 구조함, 구조 장비, 구조전문 인력 등 막대한 재원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어느 국가도 대응책과 구조전력을 완벽하게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심지어는 막강 수중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러시아 등도 마찬가지다.

한국해군은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지휘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잠수함 보유 국가들 간의 연합구조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ific Reach Exercise)이다.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은 지난 2000년 시작됐으며, 일곱 번째인 2016년 훈련은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3일까지 제주 동방해역에서 실시됐다.

한국 해군은 이번에 두 번째(첫 번째는 2004년)로 훈련 주관국을 맡아 참가 전력을 지휘했으며 잠수함 운용국으로서의 높은 위상을 보여줬다.

이번 훈련 참가국은 한국·미국·일본·호주·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6개국이고 참관국은 영국·캐나다 등 12개국이다. 이 구조 훈련은 잠수함 조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접국가 간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2∼3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는데 갈수록 잠수함 보유국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중국·러시아 등 많은 국가가 훈련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에서는 주기적으로 조난 잠수함 탐색 및 구조훈련 집행

미국 등 선진국과 나토(NATO) 해군에서는 주기적으로 침몰 잠수함 구조 훈련을 집행하는데 코드명(Code Name)은 ‘Exercise Subsmash’다. 잠수함사령부에서는 작전임무 중인 잠수함이 ○○시간 통신이 두절되면 국제 조난 주파수로 서브룩(Sublook)을 전파하게 되고 이를 접수한 인근 해역의 모든 선박과 항공기는 잠수함 탐색 및 구조장비를 탑재하고 현장으로 출동 준비를 하며 잠수함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한다. 그래도 잠수함이 통신으로 접촉되지 않고 위치를 알 수 없을 경우 ○○시간이 경과되면 서브성크(Subsunk)를 전파하게 되며 이는 잠수함이 침몰했음을 의미한다. 이때부터는 잠수함 탐색 및 구조를 위해 모든 세력이 투입돼 항공기의 소노부이, 수상전투함의 소나, 잠수함의 소나 등을 활용하면서 침몰 잠수함을 탐색해 위치를 확인한다. 잠수함의 위치가 확인되면 위치 표시 부이를 설치하고 각종 구조장비를 이용해 승조원 구조와 선체인양을 위한 작전계획을 집행한다.

<문근식 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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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울림 국방홍보원 Trackback 0 : Comment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