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을 알아보자
북한이 핵실험에 연이어 로켓발사실험을 하였다. 이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상황은 높아지고 있다. 그 어느 시점보다 한·미 군사동맹이 중요해지고 강한 결속력을 발휘 할 때다. 이번 북한의 로켓발사 후, 한·미 동맹군은 곧바로 키리졸브 훈련과 쌍용훈련 등이 실시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늘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키 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Foal Eagle) 훈련
15년 동안 이어져온 ‘팀 스피릿’ 훈련이 남북합의서로 상징되는 1991년 남북관계의 진전을 배경으로 1992년부터 중지 되었고, 그 후 북핵(北核) 문제로 남북관계가 악화되자 한·미 연합사령부는 1992년 10월 훈련재개를 결정하고 1993년 3월 규모와 기간을 축소한 훈련을 실시하였다. 1994~1996년에도 팀 스피릿 훈련이 계획됐지만 북한과 핵협상 와중에 취소됐다. 1994년부터 2007년까지 RSOI(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and Integration of Forces)로 바뀌었다가, 2008년 3월부터는 ‘키 리졸브’라는 새로운 한·미 연합훈련이 탄생하게 된다.
사실 미군의 입장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이 별로 없던 시절, 팀 스피릿 훈련은 새로 개발한 전술이나 전투기술의 훈련 및 테스트를 위한 최적의 훈련이었다. 특히, 1983년 ‘아웅산 테러사건’이 일어난 이듬해에는 사상최대규모인 20만 명의 병력이 훈련에 참가하면서 훈련의 규모는 점차 확대 되었고, 이는 북한에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북한군에게는 그야말로 ‘헬 게이트’가 열린 것 이었다. 훈련이 있을 때 마다 북한군은 준전시상태에서 바짝 긴장했고, 한 북한군 귀순 병사는 팀 스피릿 훈련 일정이 다가오는 2, 3월이 북한군에게 있어서 가장 괴로운 시기였고, 이 훈련을 한 번 거를 때마다 휴가 받은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고 술회했다.
1984년 당시 팀 스피릿 훈련에 참가한 미군의 모습. 한미연합군을 상징하는 철군 스티커가 헬멧에 부착되어있다.
‘팀 스피릿’ 훈련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키 리졸브’ 훈련은 기존 한국군, 주한미군과 미 해외원정군이 벌이는 정기 군사 훈련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2008년부터 2012년의 전시작전권 이양에 대비하여 그동안 미군이 작전을 주도하던 것을 한국군 지원업무 위주로 전환하면서 '중요한 결의'라는 뜻인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하였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의 신속하고 원활한 전개를 위해 매년 실시하는 ‘지휘소훈련(CPX)’으로 유사시에 한반도 이외의 지역(일본 오키나와 및 괌 등)에서 미군 증원 전력을 수용, 대기, 이동 및 통합하는 것을 포함하여 다양한 긴급상황에 숙달하도록 훈련하고, 한국군의 전시지원, 상호 군수지원, 동원, 후방지역 통제, 전투력 복원 절차 등을 익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미연합사령부가 주관하고 주한미군 사령부, 3군 사령부 요원들이 참여하며, 2002년부터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Foal Eagle)’과 통합하여 실시하고 있다.
키 리졸브 훈련은 매년 3월 초에 실시하며 2009년에는 주한미군 1만 2000명과 해외 미군 1만 4000명 등 총 2만 6000명의 병력을 비롯하여 미국 제3함대 소속의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CVN-74, 니미츠급)와 핵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10여 척의 함정이 동원되었으며, 독수리연습에는 한국군 군단급 병력과 함대사령부급, 비행단급 부대 등 2만 명 이상이 참가하였다.
키 리졸브 훈련에서 한·미 연합군이 시가지 모의 전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는 훈련내용이 북한과의 전면전 대비에서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하는 내용으로 변경되었다. 한·미 양국군이 다음달 시작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키 리졸브 훈련에서는 북한의 지휘부와 핵·미사일 시설 등을 정밀 타격한다는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 개념을 상정해 훈련에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컬 스트라이크’는 북한의 최고지도부와 핵·미사일 시설 등을 정밀 겨냥해 핵심시설을 도려내는 이른바 ‘외과수술 방식’의 정밀타격 개념이다. 지난 걸프전과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코소보 전쟁 등에서 각종 순항미사일을 통해 그 능력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또한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공격모드의 새로운 작전개념인 ‘작계5015’을 최초로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15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사이버전·생화학전 등에 대비한 계획을 모두 통합한 개념이다. 이에 따라 한미는 북한의 도발 징후가 가시화되면 선제타격을 하거나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전력배치 소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차원에서 ‘작계5015’ 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한미 해병대 1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내륙침투 작전도 시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 양국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키 리졸브 훈련의 단골손님인 존 C. 스테니스 항공모함(니미츠급)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한반도에서의 우발적인 긴장상황 발생 시, 대한민국 합동사령부(JFC) 및 미군 한국사령부(US KORCOM)의 전투지구(戰鬪地區) 작전수행능력 배양을 목적으로 하는 한·미 공동연습으로, 작계에 기초하여 모의로 진행되는 군사지휘소연습(Freedom Guardian)과 정부(을지)연습이 합쳐진 훈련이다. 민관군 합동이라는 것이 특징. 1954년부터 유엔사 주관 하에 시행해 오던 ‘포커스렌즈’ 군사연습과 1968년 1.21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차원의 군사지원훈련인 ‘을지연습’이 통합된 컴퓨터 워게임 기법을 이용, 정부 및 군사 분야 종합 지휘소연습으로 발전되었다가, 1991년부터 1993년 사이에 남북관계 및 대전 엑스포 행사지원 등으로 정부연습과 군사연습을 분리하여 실시하였고, 1994년 이후 재통합되어 매년 8월말에서 9월초 사이에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군·구급 이상 행정기관과 주요 동원산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및 함대사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 미군 및 계획된 전시증원 부대가 참가한다. 참고로 민관군 합동 훈련이기 때문에 첫날 상황이 발령되면 군뿐만이 아니라 정부 및 행정기관, 공기업 등들도 같이 상황이 발령된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은 군뿐만 아니라 미, 관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훈련의 형태를 띠고 있다.
맥스 썬더 훈련
‘맥스 썬더’ 훈련은 미 공군의 ‘레드 플래그’ 훈련을 벤치마킹한 훈련으로, 한·미 연합 공군의 통합작전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대규모 공중훈련이다. 2008년 처음 실시된 뒤 전반기는 한국공군이, 후반기는 미 공군이 주도로 하여 연 2회 실시된다. 맥스 썬더 훈련을 통해 한국공군은 미 공군으로부터 파트너쉽을 인정받았고, 지속적인 상호호환체계 점검이라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 공군은 F-15K, KF-16, F-4E, F-5, C-130, E-737 등 50여대 이상을, 미국 공군 역시 F-15, F-16, AWACS(공중조기경보통제기), FA-18, EA-18 등 50여대의 항공기를 매번 훈련에 참가시키고 있다. 미 공군의 입장에서도 이정도의 대규모 항공훈련을 동맹국과 실시한다는 것에 매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맥스 썬더는 참가 전력들을 아군(청군)과 적군(홍군)으로 구분, 가상 전투를 벌이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미 연합전력으로 구성된 청군은 아군의 전력운용 계획을 적용해 임무를 수행하고, 한국 공군 전력 단독으로 구성된 홍군은 현재까지 습득한 적의 전술을 토대로 가상 적기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한미 연합 공격편대군은 실시간으로 식별된 적의 도발원점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하고, 공군 수송기들은 적의 중심에 침투해 임무 중인 특수부대에 물자를 보급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아울러 한·미 공군 간 전투탐색구조훈련인 '퍼시픽 썬더' 훈련도 병행되어 실시되고 있다.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 공군의 구조전력인 HH-60G와 한국 공군의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 등이 훈련에 참가해 전시임무 수행 중 조난된 양국 조종사를 적기에 구출하는 연습을 한다.
맥스 썬더 훈련을 마친 한·미 공군 조종사들의 모습이다. 맥스 썬더 훈련은 지극히 실전적인 훈련이라 조종사들 사이에서도 그 효과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쌍용훈련
2012년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해병대 훈련이다. 기존의 해안교두보 확보 훈련이 해병대 훈련의 주된 테마인 반면, 쌍용훈련은 막강한 한·미 해병전력을 바탕으로 적의 내륙으로 진격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훈련이다. 특히 북한 내륙 깊숙한 곳 까지 진격해 적의 핵과 미사일 기지 같은 핵심 전략시설을 파괴 및 확보하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내륙작전을 할 때, 적과의 교전이 발생하는 것을 가정해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고 대항군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매우 실전적인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이번 쌍용훈련에는 한국 해병대 1만 명과 미 해병대 약 7천 명이 참가해 역대 가장 대규모의 훈련이 실시될 예정이다.
한·미 연합 해병대가 상륙훈련을 하고 있다. 쌍용훈련은 단순 상륙해안 확보 훈련이 아니라 적 내부로 진격하는 공세적 개념의 훈련이다.
TTX(Table Top Exercise)
‘TTX’ 는 Table Top Exercise 의 약어로 억제수단 운용연습이다. 즉, 일종의 토의형 훈련인데, 한미합동훈련 TTX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정치 및 군사적으로 어떤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찾는 연습이다. 기존에 시나리오가 정해진 한·미 연합훈련과는 달리, 넓은 틀에서 복수의 가상시나리오를 설정한 뒤 한·미 양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모여 다양한 변수에 사용 가능한 대응방안을 도출해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독특한 방식의 훈련이다. 미래 예측을 할 때 사용하는 델파이 기법과 시나리오 플래닝을 적용, 현실성이 높은 결론을 내놓은 의사결정(Decision Making) 훈련으로써 다수의 의사결정자들이 서로 개별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접근해 돌발 상황에 대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찾는 고도의 훈련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TTX를 시작해보는 단계이기는 하나, 향 후 가장 효과적인 대북 대응책이 될 것이다.
지난 2012년 12월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에서 열린 TTX훈련의 한 장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이러한 형태의 고도화된 훈련이 한·미 연합군에게 필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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