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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없다...‘지옥을 넘어’ 위풍당당 ‘휘장’ 단다

불가능 없다...‘지옥을 넘어’ 위풍당당 ‘휘장’ 단다

해군특수전전단 교육훈련대대 초급반 과정 ‘극기주’ 훈련
  

최강 전사 UDT/SEAL을 향한 뜨거운 열정

 

# 지옥주를 알리는 총성

“애애앵~! 쾅! 탕탕탕!”

14일 ○○시. 한밤의 정적을 깨우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폭음탄·공포탄이 내뿜은 화약 내음이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교육훈련대대 생활관에 진동했다. 단잠에서 깬 특수전 초급반 과정 교육생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표정으로 연병장에 집결했다.

‘지옥주’로 불리는 극기주 훈련이 문을 연 것. 58명의 장병들은 굳은 각오로 옥포만에 몸을 던졌고, 3시간 동안 냉수온 극복훈련을 계속했다. 한여름의 바닷물이라지만 장시간의 유영(游泳)은 결코 쉽지 않다. 체력은 고갈된 지 이미 오래전.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에 도달했을 때 교관이 나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교육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100㎏이 넘는 고무보트(IBS)를 머리에 이고 선착순, 목봉체조, 타이어끌기, 외줄오르기 등등.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팔과 다리에는 감각이 없다.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지만 매처럼 날카로운 교관의 눈초리와 불호령에 저절로 눈을 부릅떴다.

오후에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험한 산길을 달리는 산악기동훈련이 기다렸다. 300고지 고출산 망해봉까지 오르는 시간은 극기주가 왜 지옥주인지를 실감하게 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이를 악문 교육생들은 서로를 응원하고 의지하며 한발 한발 내디뎠고, 정상을 정복했다. 극기주는 특수전 초급반 과정 26주 중 5주차 훈련에 불과하지만 이를 극복하면 7부 능선을 넘는 거나 마찬가지다.

교육생들은 이날 꿈에 그리던, 자랑스러운 UDT/SEAL 휘장을 향한 큰 산을 넘었다.

교육훈련대대 박봉규(대위 ) 기초교육대장은 “UDT/SEAL은 세계 인질구출작전 역사에 퍼펙트 신화를 남긴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의 주역”이라며 “명예로운 전통을 계승하고, 조국 해양안보 수호에 기여하는 최정예 특전요원 양성에 전력투구하겠다”고 다짐했다.

 

해군특수전전단 교육훈련대대 특수전 초급반 과정 60-2기 교육생들이 14일 오후 훈련에 앞서 더위를 식혀 주는 물세례를 받고 있다. 김태형 기자

 





# 강철체력·팀워크 담금질

하늘과 땅·바다, 어디에서나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한 최강 전사(戰士) UDT/SEAL. 우리 해군의 가장 강력한 타격전력 중 하나인 UDT/SEAL은 1954년 상륙 전대 수중파괴대(UDT : Underwater Demolition Team)로 창설했다. 초창기에는 수중파괴 임무만 수행했다. 현재는 육·해·공 전천후 타격임무(SEAL : Sea Air and Land), 폭발물처리(EOD :Explosive Ordnance Disposal), 해상 대테러(CT :Counter Terror) 임무를 추가했다.

UDT/SEAL 일원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특수전 초급반 과정이 첫 관문이다. 26주 동안 심해잠수, 해안침투, 수중폭파, 스킨스쿠버, 근접전투, 특전전술, 해·육상 대테러, 생식·생존 훈련 등을 진행한다. 초급반 평균 수료율은 40% 미만이다.

이번 60-2기 교육생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최초 94명으로 시작했지만 15일 현재 생존자는 58명이다. 극기주 종료 후 몇명이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극기주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짐을 싸기 때문이다.

극기주는 특전요원으로서 갖춰야 할 강철 체력과 팀워크를 담금질하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한다. 이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프로그램으로 일정이 짜여진다.

교육생들은 월요일 0시부터 금요일 오후 5시까지 113시간 동안 잠을 잘 수 없다. 주야간 고무보트(IBS) 기동훈련, 갯벌 극복훈련, 목봉체조, 해·육상 경기 등을 완수해야 한다.

극기주를 포함한 초급반 과정을 통과하면 분야별 전문과정이 기다린다. 상륙작전에 앞서 적 감시수단과 장애물을 제거하는 수중파괴, 급조폭발물(IED) 등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폭발물 처리(EOD), 수중·육상·공중으로 적진 침투가 가능한 SEAL, 해상테러를 전담하는 대테러 훈련을 집중 교육받는다. 60-2기 교육생 중에는 눈에 띄는 인물도 많다. 육군특수전사령부와 해병대 수색대 장병, 방글라데시 해군장교도 2명이 참가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육군특전사 대테러대대 해상지역대 정담덕 대위(진)는 입교 전 수영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런 그는 혹독한 수련으로 2마일 바다수영 등 모든 수영훈련을 통과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퇴교할까 하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동기들의 응원과 교관들의 격려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며 “반드시 교육을 이수해 육군 해상작전 전력에 일조하는 위풍당당한 장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