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오지 부대, 의사처방 전문의약품 갖춘다
보건복지부 고시 통해 30종 취급
원격진료소 내년엔 76개소로 확대
격오지 장병, 24시간 화상진료 받아
처방·후송 신속 결정, 골든타임 확보
원격진료 부스가 설치된 격오지 부대에서는 오는 12월경부터 항생제 등 전문의약품 처방이 가능해져 장병들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일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국군의무사령부는 16일 원격진료 1만 회 달성을 맞아 지금까지의 성과와 보건복지부 고시 ‘특수 장소에서의 의약품 취급에 관한 지정’ 임시승인 등 향후 발전방안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군의관이 없는 군부대 의무실에는 진통소염제와 소화제·진해거담제 등 15종의 일반의약품만 보유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의무사가 군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개시한 후에도 격오지 부대가 전문의약품들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간단한 질환에도 약을 타기 위해 후송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의무사에서 원격진료 군의관으로 임무를 수행 중인 신진호 대위는 “간단한 항생제도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부대 비치가 곤란했다”면서 “전문의약품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많은데, 부대에 약이 없어 불편을 겪는 장병들이 많아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신 대위의 건의로 시작된 격오지 부대 비치 의약품 확대는 국방부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 승인을 받아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의무부사관과 의무병이 원격진료 군의관이 처방한 약품을 환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한 고시가 발효되면 격오지 부대는 기존의 2배인 30종의 의약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경구용 약품에 한한 것으로 주사제는 제외된다.
특히 각종 염증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 세프라딘(Cephradine)과 항히스타민제 하이드록시진(Hydroxyzine HCL), 피부질환에 잘 듣는 스테로이드제 등의 긴요한 약품들이 추가되면, 장병 건강복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대위는 “격오지 부대에서 단순 감기에 걸린 장병이 진료와 약 처방을 받기 위해 2~3주간 고통 속에 순회진료를 기다리거나, 먼 거리를 후송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 원격진료는 2014년 시작된 이래 현재 육군 30개소, 해군 6개소, 공군 2개소, 해병대 2개소 등 총 40개소로 늘어났으며, 올해 안에 63개소, 내년에는 76개소로 계속 확대될 예정이다.
최전방 소초(GP)와 도서 지역 등 격오지 부대에 원격진료 부스가 설치된 이후부터는 질병 증상이 있는 장병이 원하면 즉시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전문의 군의관의 화상진료를 받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응급환자는 의무사 의료종합상황센터 내 응급환자지원팀에 의해 즉각 군 병원 또는 가장 가까운 민간 병원으로 후송돼 골든 타임을 지킬 수 있게 된 것.
군 원격진료 실적 분석에 따르면 전체 이용환자 중 원격진료만으로 진료가 종결된 환자가 전체의 81%였으며, 중증의심환자로 후송 결정된 환자는 400여 명이었다. 가장 많이 진료한 질환은 감기 등 호흡기계 질환, 최다 빈도 후송지시 사유는 골절 등 정형외과 진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일웅(육군준장) 국군의무사령관은 “군 원격진료는 격오지 부대 장병들이 진료의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며 “환자의 처방과 후송 여부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되어 환자 진료에 필요한 골든 타임 확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일보 김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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