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보병의 대전차무기
2차 대전에서부터 보병은 전차라는 천적을 만나 매우 괴로운 전투를 했어야 했다. 그나마 미군이나 소련군 등 연합군은 비교적 풍부한 전차 전력으로 그럭저럭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만성적인 전차부족에 시달렸던 독일군이나 전차 전력이 형편없었던 일본군은 오롯이 보병만으로 연합군의 전차에 대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매우 빈번히 발생하곤 했다. 일본군은 워낙 기술력이 뒤쳐졌기 때문에 육탄돌격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독일군은 보병에게 제대로 된 대전차무기를 지급함으로써 연합군에게 호된 교훈을 준 바 있었다. 이 후 냉전에 접어들면서 보병의 대전차 무기는 더욱 다양화 되었고, 현재는 전차가 더 이상 보병의 천적이 아니게 되었다. 오늘은 우리 육군이 보유한 대전차 무기에 대해 알아보자.
M72 LAW
소련에 RPG-7이 있다면 미군에는 M72 LAW가 있다고 할 정도로 성격이 비슷한 대전차 화기이다. 1965년부터 미군에 채용되어 월남전에서 주로 벙커나 참호 파괴용으로 대 활약하였다. 한 번 쓰고 버리는 1회용 대전차 로켓으로, 관통력이 RAH(Rolled Homogeneous Armour : 균질압연강판으로 해석되며 가장 일반적인 군용 장갑자재이다)300mm에 이르러 대전차 전투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개량형인 M72A5 LAW가 역시 대 활약 하였다. 한국군은 월남전과 FMS 구입을 통해 대량의 M72 LAW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목적 용도로 거의 모든 병과에 지급되어 사용되고 있다.
판저파우스트-3 대전차 로켓
1990년대 초반에 북한의 T-72 보유가 확인되자, 육군은 기존의 M72 LAW로는 대처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경쟁 입찰을 통해 독일제 판저파우스트를-3을 수입하게 된다. 개념은 러시아의 RPG시리즈와 같지만, 탄두가 110mm로 훨씬 커 RAH 700mm 이상의 관통력을 갖는다. 가장 큰 특징은 탄두 발사 시 후폭풍과 반동이 없어 실내에서도 사격이 가능하다. 정지 표적에 대해서는 500m의 유효사정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동표적에 대해서는 대략 200m 미만의 유효 사거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은 약 1만발 이상의 발사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67 90mm 무반동총
월남전 때부터 사용된 M67은 1971년 이 후 대량의 숫자가 한국군에 넘겨졌고, M67의 우수한 성능을 확인한 한국은 1976년부터 국산화 하여 현재까지 중대급 대전차 화기로 운용되고 있다. 유효사정거리는 450m, 관통력은 RAH 350mm 수준으로 아직까지 북한 전차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T-62이하 계열의 전차들에게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무반동총은 후폭풍이 커 실내에서는 운용이 불가하고, 중량도 무거운 편이라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다.
M40A2 106mm 무반동총
1950년대부터 사용된 대전차 화기로 거의 모든 서방세계 표준 무반동총이었다. 미군이 TOW를 사용하면서 대량의 M40A2가 한국군으로 넘겨졌고, 1978년에는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유효사정거리는 1,100m이고 RAH 관통력은 420mm에 이른다. 높은 직사 명중률을 가지고 있어 아직까지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군은 K116 지프에 탑재하여 운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구식장비이기 때문에 차기 대전차 미사일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M67과 함께 퇴역할 가능성이 높다.
TOW 대전차 미사일
2세대 대전차 미사일의 대명사인 TOW 미사일은 1990년대 까지 지상 및 공중플랫폼에 탑재되어 대 활약하였다. 유선유도방식으로 사수가 직접 표적을 지정하면 미사일이 와이어로 정보를 받아 목표로 날아가는 방식이다. 사정거리는 약 3,750m로 TOW 개량형의 경우 표적까지 12초의 비행시간이 걸린다. 또한 유선유도방식이라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운용이 곤란한 단점이 있다. 관통력은 RAH 800mm 수준으로 현존하는 대부분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 한국군은 80년대 이 후 대량 도입해 1/4톤 지프차량과 500MD 헬기 및 코브라 헬기에 탑재해 운용하고 있다. AN/TAS-4 야간관측 장비를 갖추고 있어 주/야간 전천후 사격이 가능하다.
METIS-M 대전차 미사일
불곰사업을 통해 METIS-M 대전차 미사일을 도입한 한국군은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 확보와 함께 중거리 미사일의 국내개발을 위한 데이터축적을 할 수 있었다. 운용방식은 TOW와 비슷한 반자동 유도방식으로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에는 사수가 목표에 대한 조준을 유지하면 미사일이 자동으로 목표에 명중하게 된다. 상반신을 노출한 상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TOW와는 달리, METIS-M은 사수가 완전히 은폐한 상태에서 미사일을 발사 할 수 있어 생존성이 높고, 관통력도 TOW보다 우수해 현재 우리 육군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IPN86V1 열 영상 장비를 이용해 야간사격이 가능하다. 이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METIS-M은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에서도 2,500m에서 목표의 유무를 포착할 수 있고, 2,000~1,500m에서 목표를 식별하고 공격할 수 있어 대전차 능력이 더욱 상승되었다.
METIS-M의 발사모습. 우리 군의 평가가 매우 높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
현궁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
러시아제 METIS-M을 운용하면서 얻은 데이터와 이스라엘 제 스파이크 미사일을 참고하여 개발한 대전차 미사일 ‘현궁’은 현재 배치를 앞두고 있다. F&F(Fire and Forget : 발사 후 망각)방식으로 지상 발사 시 약 2.5Km의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AH 900mm에 근접한 극강의 관통력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노후화된 무반동총과 TOW시리즈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3종의 탄두와 함께 비행형태는 직사 및 탑 어택(TOP ATTACK : 전차의 상부를 수직으로 돌입) 모두가 가능하다. 최대 마하 1.7 속도로 비행하며, 미 육군이 운용하는 대전차미사일 재블린처럼 대전차, 대 엄폐호 공격과 함께 제한적이나마 헬기에 대한 공격도 가능하다. 특히 사출 후 로켓점화 방식 덕분에 후폭풍이 적어서 사수에 대한 배려와 함께 적에 대한 노출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우리 육군은 매우 다양한 종류의 대전차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보았을 때 다소 구식인 무기도 있지만, 이는 이들 무기가 아직 북한군 전차에게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육군은 다시 한 번 대전차 무기의 일신을 도모하고 있다. 즉, F&F방식(Fire and Forget, 유도미사일 발사 방식으로 발사(fire)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알아서 날아가니 발사자는 미사일에 대해 잊고(forget) 있어도 알아서 표적에 날아간다는 의미)의 대전차무기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보병의 대전차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사정거리가 대폭 늘어난 헬기탑재 대전차 미사일도 준비 중이다. 우리 육군의 막강한 기갑전력과 공중전력, 그리고 이러한 대전차 전력들은 이미 북한군의 전차 전력을 압도하고 있으며, 향후 동북아 최강의 대전차 전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글, 사진 : 이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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