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용 타이어는 맞춤식?
항공기용 타이어는 Goodyear, Michelin, Bridgestone, Dunlop 4개사가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은 제품이다. 개발이 그만큼 까다롭다는 뜻인데, 이유는 각 기체별로 요구하는 타이어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항공기용 타이어의 제원을 좌우하는 마찰열, 온도 변화, 하중, 사이즈, 무게 등은 항공기의 무게, 속도, 고도 등에 따라 좌우되고, 각 항공기별로 상이한 조건을 만족해야하기 때문에 맞춤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용 타이어 개발에 성공한 금호타이어의 경우도 3년여가 소요되었으니, 그 어려움을 능히 짐작 할만하다.
앞 뒤 바퀴의 타이어 크기가 다른 이유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여객기는 앞바퀴가 더 작다. 그러나 경비행기의 경우에는 그 반대인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유는 착륙 장치 방식 때문으로, 항공기 무게 중심의 뒤쪽에 메인랜딩기어(Main landing gear)를 장착하는 후륜 방식과 무게 중심의 앞쪽에 장착하는 전륜 방식이 대부분이다. 후륜 방식은 조종사의 시야 확보의 측면에서, 전륜 방식은 경제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후륜 방식을 채택하는 항공기의 경우, 앞바퀴에 걸리는 하중이 10% 미만 정도가 된다. 항공기는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적은 하중을 견디는 타이어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를 가진다.
후륜식 착륙장치 (출처 : 국방일보 DB)
전륜식 착륙장치 (출처 : www.aeroflies.com )
항공기용 타이어는 한 가지 모양 뿐?
유심히 항공기용 타이어를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그 표면이 자동차용 타이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동차용 타이어는 우천시 수막 현상을 피하기 위해 그 표면이 매우 과학적으로 설계되는 반면, 항공기용 타이어는 직진과 제동이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직선 홈(groove) 몇 개만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보이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항공기용 타이어도 용도에 따라 적합한 형상을 가진다. 사진의 A가 기본 형상, B는 비포장 활주로용, C는 전천후용이며 D는 초기 항공기에 주로 사용되던 형상이다. E는 Chine 타이어로, 전륜에 장착되어 제트 엔진 입구로 유입되는 수분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측면에 chine이라고 하는 돌출 구조를 가지는 타이어이다. 메이커마다 홈의 형상이 다른 자동차 타이어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항공기용 타이어도 용도에 따라 나름의 개성이 있다.
(출처 : aeronautics guide)
흰색 타이어도 존재할까?
눈을 감고 타이어를 떠올리면 도넛 모양의 검은색 물체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타이어가 검은 것은 내구성을 높이는 재료인 카본블랙 때문이다. 카본블랙은 검은색 잉크의 원료로 사용되는 물질로써 그야말로 “검은” 물질이다.
카본 블랙
그렇다면 다른 색상의 타이어는 존재하지 않을까. 아래 사진은 블랙버드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SR-71의 타이어로, 검은색이 아닌 회색에 가깝다. 색상이 다른 이유는 역시 재료 때문으로, SR-71은 높은 속도 때문에 비행시 동체에서 발생한 열이 일반 항공기 타이어가 견딜 수 없을 만큼 높았기 때문에 알루미늄 파우더를 첨가한 고무를 이용해서 타이어를 제작했다. 이 알루미늄 덕분에 타이어는 회색에 가까운 색상을 가지게 되었다. SR-71의 퇴역으로 이 특이한 타이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지만, SR-72가 개발 중이라고 하니 어떤 독특한 타이어를 등장할지 기다려 보자.
SR-71 블랙버드 (출처 : 나무위키)
회색 빛깔의 SR-71용 타이어 (출처 : www.airliners.net)
항공기 타이어의 미래
미래의 항공기용 타이어는 어떤 모습일까? 자동차 타이어의 발전 방향을 고려해 볼 때, 긴수명을 가지면서 고장의 위험이 없고 친환경적인 재료로 제작된 타이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미쉐린에서 소개한 미래 타이어의 개념도로, 공기 주입을 하지 않으면서 하중과 마찰을 견딜 수 있도록 타이어와 휠이 결합된 모습이다.
Michelin 사의 미래의 항공기용 타이어 개념도
과거에 미국은 B-36은 무한궤도를 타이어 대신으로 시험한 사례가 있고, 프랑스의 SE 5000은 아예 랜딩기어를 생략하고 동체에 붙은 썰매로 미끄러지듯 착륙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적이 있는 만큼, 기술의 발전과 발상의 전환이 결합되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타이어가 개발될지도 모른다.
B-36의 시험용 무한궤도 랜딩기어 (출처 : Axis and Allies paint works)
썰매로 착륙하는 프랑스의 SE 5000 (출처 : avia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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