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사동향/국내

전우가 다친 그날 가슴이 멍든 우리 응징을 맹세하며 오늘도 DMZ로

한순간도 잊을 수 없었던…북한 지뢰 도발 1년

육군1사단 수색팀 작전수행 현장을 가다

 

김정원·하재헌 중사(진) 생명 구한 수색 7팀 변함없이 임무 수행과

학화 경계시스템 아래 최악 상황 가정 실전같은 응급조치훈련

“또 도발하면 처절하게 갚아주마” 강한 결의로 공세적 DMZ 작전

 

북한의 지뢰 도발 1년을 하루 앞둔 3일, 육군1사단 수색대대 수색 7팀이 경기도 파주 작전지역에서 상황조치훈련을 하며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 파주=양동욱 기자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8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에 이르게 하는 단초가 됐던 이 사건은 ‘북한은 언제 어디서든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도발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고, 우리 군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당시 작전을 수행했던 육군1사단은 도발 이후 하루 24시간 적을 촘촘히 감시할 수 있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적의 침투를 원활히 감시하기 위해 철책 인근에 수목을 제거하고 감시장비를 추가 설치해 감시율을 향상했다. 이외에도 당시 작전을 통해 확인한 여러 비무장지대(DMZ) 작전의 제한사항을 개선했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1년을 맞아 3일 다시 찾은 당시 작전 현장에선 이를 바탕으로 1사단 장병들이 ‘전방의 작은 움직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결의를 다지며 공세적인 DMZ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1. 8월 3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통문

“전진! 신고합니다. 중사 정교성 등 8명은 2016년 8월 3일부로 DMZ 수색작전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전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을 하루 앞둔 3일, 도발 당시 수색작전을 수행했던 육군1사단 수색대대 수색 7팀이 다시 DMZ로 들어가는 통문 앞에 섰다.

1년 전 북한의 도발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도 작전수행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상황조치를 하며 김정원·하재헌 중사(진) 등 부상 전우의 소중한 생명을 살려냈던 바로 그 팀이다.

도발 당시 팀을 이끌었던 팀장 정교성 중사는 1년이 지난 이날도 여전히 7명의 팀원을 이끌고 DMZ 수색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평소 동료와 후배들로부터 가장 원칙적이고 혹독한 조련자로 정평이 나 있는 정 팀장은 이날도 팀원들에게 공세적 DMZ 수색작전을 강조했다.

도발 당시 통신관 임무를 수행했던 이형민 중사(진)도 그날과 다름없이 수색 7팀의 일원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들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 중 부상한 김·하 중사(진)는 다른 부대로 자리를 옮겼고, 당시 상병이었던 2명의 병사는 전역했다.

당시 신임 소대장으로 동반작전에 나섰던 문시준 중위와 주임원사 박선일 원사는 이날 수색작전에 투입되진 않았지만, 여전히 수색대대의 일원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통문 앞에 선 8명의 수색 7팀 장병들이 30여 분에 걸쳐 군장검사와 안전검사를 마치자 두꺼운 철문으로 된 통문이 “철커덩”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두 줄로 길게 늘어선 수색 7팀 장병들은 부대의 DMZ 작전 3원칙인 ‘임무에 집중’ ‘변화에 적응’ ‘현장격멸 작전종결’을 머릿속에 새기고, 두 명의 전우가 부상을 당한 1년 전 그날을 가슴에 담고 통문 너머로 서서히 사라져 갔다.

수색 7팀의 수색작전 투입 신고를 받은 GOP대대 부대대장 김순길 소령은 “내일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날”이라며 “지난해 2명의 전우가 부상한 그 작전을 잊지 말고 반드시 완전작전을 하고 무사히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통문 통과에 앞서 정 팀장은 “지난해 8월 4일은 나의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며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도발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처절하게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육군1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경기도 파주 작전지역에서 즉각조치사격훈련을 하기에 앞서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 파주=양동욱 기자

 

#2. 8월 3일 오전 10시 육군1사단 수색대대 인근 전술훈련장

“좌측 적 발견. 수색조 우회!”

정 팀장을 비롯한 수색 7팀 장병 8명이 DMZ 수색작전 중 적과 조우한 상황을 가정한 상황조치훈련을 하고 있었다.

K1·K2 소총 등 개인화기와 지뢰탐지기 등 장비를 갖춘 수색 7팀 장병들이 DMZ 내부와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된 훈련장의 수색로를 따라 이동하던 중 선두에 섰던 수색조장 조한결 하사가 적을 발견했다. 즉시 조 하사는 작전 중 침묵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명령이나 간단한 통신문을 손과 팔로 전달하는 신호인 완수신호로 팀원들에게 상황을 전파했다.

 

팀원들은 조 하사의 신호를 보자마자 신속하게 몸을 숨겼다. 이어서 정 팀장이 상황을 파악하고 팀원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정 팀장이 나지막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하자, 수색조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이어 정 팀장을 포함한 고착조는 조심스럽게 도주하는 적을 압박해 갔다.

 

 "타다당! 탕! 탕!"

 

정 팀장의 지시에 따라 지휘조가 엄호사격을 해 적을 고립시키자 수색조가 우회해 적의 측면으로 재빨리 이동했다. 수색조의 엄호사격으로 훈련장에 총성이 울리자 이번에는 지휘조가 조심스럽지만 신속하게 전진하며 적을 압박했다. 이렇게 몇 차례 총성이 울리고 지휘조와 수색조가 적 가까이 접근해 갔다. 수색 7팀의 압박에 적은 고립됐고, 고립된 적을 향해 지휘조와 수색조 장병들이 일제히 제압사격을 해 적을 모두 격멸했다. 섭씨 30도가 넘는 뙤약볕 아래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된 상황조치 훈련을 마친 장병들의 전투복은 땀으로 완전히 젖어버렸다. 하지만 장병들은 잠시의 휴식도 없이 사격장으로 이동해 수색작전 중 이동하며 사격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즉각조치사격훈련을 이어갔다.

 

 수색 7팀을 포함한 1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은 DMZ 작전 투입 전 매번 이 같은 훈련을 비롯해 워게임과 응급조치훈련 등을 하고 있다는 게 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평소 다양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훈련하고 있고 매일 이런 훈련을 반복해 몸이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훈련은 지난해 수색 7팀이 목함지뢰가 폭발한 긴박한 상황에서도 군인정신과 전우애를 발휘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부상 전우를 후송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정 팀장은 "부대원 개개인이 팀장과 같은 몰입도를 가질 때 전투력도 최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평소 팀원들에게 ‘팀원 스스로 팀장이라고 가정하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