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유도탄기지’ 김좌진함 떴다

‘움직이는 유도탄기지’ 김좌진함 떴다

연료 재충전없이 미국 하와이 왕복 항해 가능 국산 순항미사일 장착 적 핵심시설 정밀 타격 탁월한 수중작전 능력 세계 최고 수준 잠수함

 

<214급 잠수함 4번함 ‘김좌진함’이 1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거행한 진수식에서 위풍당당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국방일보=박흥배 기자>

 

   13일 진수한 ‘김좌진함’은 수중배수량 1800톤급으로 길이 65.3ｍ, 폭 6.3ｍ, 최고 속력은 20노트(시속 37㎞)다. 승조원 40여 명을 태우고 연료 재충전 없이 미국 하와이를 왕복 항해할 수 있다.

   특히 공기가 없어도 축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 : Air Independent Propulsion)’를 탑재해 부상(浮上)하지 않고 2주 동안 수중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좌진함은 ‘움직이는 유도탄기지’로도 손색이 없다. 국산 잠대지 순항미사일 ‘해성’을 장착, 적 핵심시설 정밀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고도의 은밀성을 바탕으로 수중에서 300개의 표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더불어 중어뢰·기뢰 등으로 무장, 대함·대공·대잠전은 물론 공격기뢰 부설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항해용 레이더·잠망경·소나 등 탐지센서와 적 어뢰를 회피할 수 있는 기만체계 등을 탑재한다.

　김좌진함은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2014년 후반기 해군에 인도되며, 9개월여의 전력화 과정을 마친 후 2015년 작전배치될 예정이다.

　‘보이지 않는 힘’으로 불리는 잠수함은 유사시 적을 기습 타격할 수 있는 국가 핵심 전략무기체계로 그 나라의 해군력을 평가하는 척도다.

　우리 해군은 현재 209급과 214급 잠수함 10여 척을 운용 중이며, 2020년 이전까지 214급 잠수함 도입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3000톤급 잠수함 도입을 적극 추진, 20여 척의 수중전력을 확보·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해군 관계관은 “독립전쟁 사상 최대 승리를 거둔 청산리대첩을 기념하고, 이를 진두지휘한 김좌진 장군의 뜨거운 조국애와 독립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함명을 김좌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김좌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은 1920년 10월 만주 청산리(靑山里)에서 독립군 토벌을 위해 출병한 일본군 5만여 명과 10여 차례 전투를 벌여 3300여 명을 섬멸하는 대전과를 올렸다. 장군은 이후에도 신민부(新民府)를 창설하고 성동사관학교(城東士官學校)를 설립하는 등 항일 투쟁 및 독립군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 진수식이란? 

 

진수식(Ship Launching Ceremony)은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군함 진수식을 주관해 이를 계기로 여성이 진수하는 게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진수식은 기원전 2100년께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함정 탄생의 의미와 안전·번영을 기원하는 일종의 종교의식 차원에서 거행했다.

진수식은 함정 이름 부여, 진수선 절단, 샴페인 브레이킹, 진수 순으로 진행한다.

진수선은 해군이 정하는 여성이 도끼로 절단한다. 여성을 택한 것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 대모(代母)를 지정하던 종교의식의 연장이며, 진수선을 자르는 것은 탯줄을 자르는 의미다.

김좌진함은 우리나라 최초로 국군통수권자가 군함을 직접 진수했다는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우리나라의 진수식은 행사에 따라 국군통수권자 부인이 하는 경우도 있고, 국방부장관·합참의장·해군참모총장 부인이 진수한 적도 있다. 일반 상선은 통상 건조를 의뢰한 선박회사 대표 가족 중 여성이 한다.

국가 전략무기체계인 잠수함을 국군통수권자가 직접 진수한 것은 안보의지를 다지고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는 매우 상징성 있는 일이다. 이 같은 사례는 아직까지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미국에도 없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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