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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국방일보

F-15K 알래스카 상공 첫 출격 ‘판타스틱’

F-15K 알래스카 상공 첫 출격 ‘판타스틱’

출격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 이석종 특파원 현장을 가다<2>
 

    5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9시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

 이미 태양은 중천에 떠 있었고 항공기 날개 밑 말고는 그림자라고는 찾을 수 없는 활주로 끝 주기장에는 한국공군의 F-15K 전투기 6대가 3대씩 마주보며 근육질의 우람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우리보다 이틀 늦게 전개해 50여m 떨어진 곳에 비슷한 모습으로 주기된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J 전투기의 왜소한 몸집보다는 훨씬 당당해 보이는 게 두 항공기의 차이를 확연히 느끼게 해 줬다.

 외형의 차이는 공기 흡입구 옆에 장착된 컨포멀(Conformal) 연료탱크 때문. 양쪽 날개 안쪽으로 붙은 공기 흡입구 옆으로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추가로 연료를 주입할 수 있도록 장착된 컨포멀 연료탱크가 F-15K 전투기를 훨씬 당당한 근육질로 보이게 했다.

 또 이 때문에 F-15K 전투기는 일본의 F-15J가 양쪽 날개와 동체 아랫쪽 등 3개의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한 것에 비해 양쪽 날개 아랫쪽에만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해 훨씬 균형잡힌 모습이었다.

 이미 주기장에는 1시간 전부터 문성규 중사 등 각 항공기마다 3명의 정비요원들이 달라붙어 알래스카에서의 첫 출격 임무를 수행할 전투기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절차는 한국에서와 똑 같았지만 정비요원들의 손놀림 하나하나는 예사롭지 않았다. 정비요원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곧 모습을 드러낼 조종사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동안 레드 플래그 - 알래스카 훈련단 본진이 자리잡은 건물 안에서는 이날 출격임무를 부여받은 조종사 8명이 비행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이창용 소령을 비롯한 조종사들 역시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긴장하거나 또는 조금 들뜬 모습이었지만 첫 번째 출격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만큼 진지하면서도 평소보다 더 세밀하게 비행 절차 등을 점검했다.

 오전 9시 10분쯤 브리핑을 마친 조종사들이 훈련단장 박하식 대령에게 보고를 마친 후 주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대구기지 같았다면 중형버스를 타고 등장할 조종사들이었지만 이날은 픽업트럭과 앰뷸런스같이 생긴 흰색 탑차에 나눠타고 나타났다. 차량에서 내려 장구류를 들고 각자의 항공기로 향하는 조종사들의 모습에서 비장함이 비춰졌다.

 항공기에 올라타고도 다시 30분 이상의 점검을 마친 조종사들이 정비요원들과 눈을 마추더니 두 주먹을 불끈 들어올리며 주기장을 빠져나가 활주로 반대편 끝단에 마련된 최종기회점검장(LCI)으로 이동했다.

 잠시 후 4대의 F-15K 전투기가 굉음을 내뿜으며 활주로를 내달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다. 주기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비사들도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 듯 장비들을 챙겨 선더돔으로 돌아왔다.

 약 1시간 30분쯤 지나고 본 훈련이 펼쳐질 훈련공역과 무장투하가 이뤄질 사격장 등에 대한 관숙비행을 마친 F-15K 전투기 4대가 활주로 위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4대의 전투기들은 한 번은 활주로 위를 그냥 지나쳐 가더니 두 번째에는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 앉아 주기장 쪽으로 이동해 왔다. 일부러 착륙지점을 정확히 하기 위한 연습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착륙한 F-15K 전투기들이 주기장에 거의 다 와서는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갔다. 착륙 이후 절차에서 의사소통에 사소한 문제(?)가 발생한 것. 착륙 이후 최종 점검에 대해 미군 측의 관제요원과 우리 측 조종사 간에 서로 이해가 달랐던 것이다. 이 때문에 사전 적응훈련을 하는 것이기도 했다.

 무사히 주기장으로 돌아온 F--15K 전투기들은 다시 전효진 중사 등 정비요원들의 손에 맡겨졌다. 비행 동안 이상은 없었는지 조종사와 의견을 교환한 정비요원은 항공기 이곳 저곳을 점검해 나갔다.

 전 중사는 “한국에서와 똑같은 절차로 정비하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이고 더 꼼꼼하게 점검하게 된다”며 “항공기와 대화하는 마음으로 항공기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사히 비행을 마치고 복귀한 조종사 이 소령은 “첫날 첫 번째 비행이어서 다소 긴장도 했고 실수 없이 비행하기 위해 신중하게 노력했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 적응 훈련을 잘해서 본 훈련에 돌입했을 때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한국공군의 우수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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