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으로 분쟁의 싹 잘라낸다
- 중국파키스탄령 카슈미르아프가니스탄시아첸 빙하지역통제선인도령 카슈미르파키스탄국경선인도 UN PKO 20주년 특집 남수단 ·파키스탄에 펄럭이는 유엔기와 태극기
관측소 운영·정찰감시활동으로 분쟁 억제 단장 포함 한국군 장교 8명 근무 1주일에 평균 2~3회 위반 사항 발생 총소리 잦지만 하늘로 쏘는 경우 많아
<이은경 대위가 모라사다 관측소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정전감시단 소속의 칠레ㆍ필리핀 장교들과 함께 인도-파키스탄 양국군 간의 움직임에 대해 관측, 논의하고 있다. 사진=부대제공>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동남쪽으로 200여㎞ 떨어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빔버(Bhimber) 초소.
이은경(32·여군48기) 육군대위는 인도-파키스탄 정전감시단(United Nations Military Observer Group in India and Pakistan : UNMOGIP) 본부와의 연락을 마친 뒤 망원경 등 관측 장비를 챙기고 초소를 나섰다. 그는 연합작전을 경험해 보고 싶어 남편과 친정부모의 동의를 얻고 지원, 1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곳에 파견된 당찬 군인이다.
이날 목적지는 초소에서 10㎞가량 떨어진 모라사다 관측소. 이곳에서 우리의 휴전선에 해당하는 실질통제선(LOC : Line of Control)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인도군과 파키스탄군의 정전 위반 행위가 있는지 정찰하기 위해서다. 같이 근무하고 있는 초소장 구스타보 벨트란 칠레 대위와 아리엘 에체베리아 필리핀 소령도 함께 갔다. 초소장은 계급에 관계없이 가장 먼저 온 선임장교가 맡는다. 지난 5월 부임한 이 대위는 현재 적응교육을 받고 있으며 얼마 후 다른 초소로 전출, 그곳에서 초소장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LOC로부터 45㎞ 거리에 있는 관측소로 가기 위해서는 모래와 돌로 메워진 협곡을 지나야 했다. 비라도 오면 오르지 못할 험한 지형이다. 인근에는 파키스탄군의 훈련장도 있다.
관측소에 도착한 이 대위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유엔기와 백기 설치. 오인과 오폭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비슷한 이유로 총기도 소지하지 않는다. 초소에서도 정찰임무에 들어갈 때 비무장이 기본이다.
이어 망원경을 설치하고 주위를 살펴본 이 대위는 관측 결과를 기록했다. 동행한 에체베리아 소령도 마찬가지. 관측은 혼선을 방지하고 더욱 정확을 기하기 위해 2개국 이상의 장교들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협정 위반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안내한 문성호(육사61기) 대위는 먼저 본부에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격 등 위반사항을 일으킨 부대를 방문해 왜 상황이 발생했는지 경위를 듣고 조사한 뒤 결론짓고 이를 다시 본부에 보고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 간의 위반 사항은 빔버 초소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만도 1주에 2~3회다. 다행히 총소리는 자주 나지만 사상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총을 상대에게 겨누기보다 하늘로 쏘아 서로 ‘기싸움’을 하는 성격이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초소로 복귀해서는 라디오·무전기 등 장비와 인원을 점검한 뒤 정찰 및 점검 결과를 본부에 보고한다. 본부와는 무선과 유선, 휴대전화 등으로 통신이 이어져 있으며, 이를 통한 통신 보고는 오전 8시와 오후 5시, 하루 두 차례 이뤄진다.
이 지역의 기온은 섭씨 40도에 육박했다. 생활은 한국의 70~80년대 수준. 같은 한국군 장교도 멀리 떨어져 있어 외로움도 많이 탈법했다. 이 대위는 이에 대해 “네 살배기 아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어려움을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인 목적은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런 세상이 하루빨리 오도록 최선을 다해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 인도-파키스탄 정전감시단은 2개의 본부와 함께 빔버 초소를 포함한 10개 초소를 산하에 두고 있다. 본부는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11~4월), 인도의 스리나가(5~10월)에서 각각 6개월 단위로 교대 운영하며, 초소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7곳, 인도령 카슈미르에 3곳이 있다. 감시단에는 최영범(육군소장) 단장 등 8명의 한국군 장교가 근무하며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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