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킨 희생 장병 위해 민과 군이 팔 걷었다
해군, 영화 ‘NLL-연평해전’ 기금 마련 자선바자회 열기 ‘후끈’
<영화 ‘NLL-연평해전’의 후원금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14일 서울 해군회관에서 열린 바자회에서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김계순(오른쪽 둘째) 씨가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군가족과 시민들이 자율 모금함에 돈을 넣고 있다>
<진해에서 열린 바자회 모습>
33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린 17일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의 집’ 일대는 인파로 들끓었다. 도대체 무엇이 블랙홀처럼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길까? 숨이 막히는 무더위에도 이날 해군 장병과 가족, 시민 등 3만여 명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한 것은 제2연평해전의 뜻을 상기하는시민들의 열정이었다.
제2연평해전 발발 11주년을 맞아 제작되는 영화 ‘NLL-연평해전(이하 연평해전)’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해군과 국민이 관심을 갖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영화 연평해전의 제작 성공을 기원하고 후원금을 조성하기 위해 보인 해군 장병과 가족들의 결연한 의지는 살인적인 뙤약볕도 막지 못했다.
예비역 해군 병장 출신인 김학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NLL-연평해전’은 올해 10월 개봉을 목표로 40% 촬영을 마쳤다. ‘눈물로 만드는 영화’라고 할 정도로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의 의지만큼은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다.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해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상급 기관인 국방부의 승인을 받아 함정 19척과 항공기 2대, 의상ㆍ숙소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제주도 출신 탤런트 양미경 씨 등 뜻있는 배우들이 노개런티로 출연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들의 열정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 제작비가, 필요한 15억 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한 해군 가족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오전 10시부터 진해 ‘해군의집’에서 열린 바자회도 그렇게 탄생했다. 이날 바자회는 농수산물·의류·잡화 등 알뜰장터와 추어탕과 모듬 꼬치, 팥빙수, 생과일 주스 등 먹거리 장터, 자매결연 단체와 장병 기증물품으로 열린 나눔장터로 풍성하게 열렸다.
여좌동에 사는 이복남(71) 씨는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사서 좋고,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쓰인다니까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 아니냐”며 활짝 웃었다.
천안함장병전우회와 함께 바자회에 참여해 성금을 전달한 전 천안함 함장 최원일(중령) 해군교육사 기준교리처장은 “영화 제작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나라를 지킨 희생장병들을 생각해 천안함장병전우회에서 뜻을 모았다”면서 “천안함 승조원이 모두 104명이다. 전사자까지 합쳐 1인당 1만 원씩 모아 104만 원의 기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행사장에서는 무더위를 식힐 시원한 음료와 빙과류가 인기였다. 또 시중가보다 저렴한 농산물과 휴지·비누 등 생필품은 일찌감치 동났다. 점심시간 먹거리 장터에는 부추전과 어묵, 닭꼬치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뜨거운 불 앞에서 부추전을 부치는 해군군수사 정병호 대령의 부인 류성선(49) 씨는 “해군 가족으로서 당연하다”며 “덥지만 뜻 깊고 의미 있는 행사라 즐겁다”고 말했다.
해군 장병과 가족들은 군함이 한 척도 없었던 창군 당시 월급을 갹출하고 삯바느질로 성금을 마련해 최초의 군함 백두산함을 구입하는 데 보탠 전례가 있다. 이번 바자회도 이러한 해군 가족들의 아름다운 전통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해군부인회의 주축으로 열린 이날 바자회에서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의 부인 김계순(58) 씨는 “우리를 위해 몸 바친 해군을 위해 뭉쳐야겠다고 생각해 이번 바자회를 열기로 결심했다”면서 “해군을 사랑하고 제2연평해전이 잊혀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 뜻이 모인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바자회는 지난 14일 서울 해군 재경근무지원단을 시작으로 15일 계룡대, 17일 진해를 거쳐 22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해군은 당초 바자회 성금 목표를 1억5000만 원으로 잡았지만 서울과 계룡대, 진해에서 열린 바자회 수익금이 벌써 2억5000만 원을 돌파했다.
해군 관계자는 “바자회 성금 목표를 4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22일 바자회에도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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