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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하면 즉각 수장…적 잠수함 반드시 잡는다

도발하면 즉각 수장…적 잠수함 반드시 잡는다

해군6항공전단, 해상초계기 P-3C 대잠작전 르포
 

 해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 대잠작전태세 확립에 박차를 가해 왔다. 그 한 축을 담당하는 부대가 해상초계기 P-3C와 P-3CK, 대잠헬기 링스(Lynx) 등을 운용하는 6항공전단이다. 해상초계기는 흔히 ‘잠수함 킬러’로 불린다. 하지만 임무와 능력은 잠수함을 잡는 데 그치지 않는다. 드넓은 작전해역에 대한 광역 초계와 대수상함전은 물론 조기경보, 정보수집 임무도 수행한다. 지난 14일 서해상에서 펼쳐진 해상초계기 P-3C 대잠훈련을 함께했다.

 

<무장요원들이 비상출격하는 해상초계기 P-3C에 경어뢰 청상어를 장착하고 있다.>

 

 

<훈련 구역에 도착한 해상초계기가 경비작전을 수행하는 최영함과 교신하고 있다.>

 

<해상초계기 무장 조작사가 적 잠수함 탐색을 위해 수동 소노부이를 투하하고 있다.>

 

▶비상상황 대비 즉각 출격태세 확립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적 잠수함 활동 예상됨. 해상초계기는 즉각 출격할 것.”

 북한의 무모한 안보위협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14일 오전 9시. 경북 포항시 해군6항공전단 비상대기실에 대잠상황을 가정한 긴급출격 명령이 하달됐다. 해상초계기 승무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튕기듯 일어났다.

 브리핑실로 향한 승무원 10여 명은 곧바로 훈련상황에 대한 전술토의에 들어갔다. 같은 시간 무장요원들은 경어뢰 청상어와 대함유도탄 하푼, 대잠폭탄 등을 해상초계기에 장착했다.

 전술토의를 마친 승무원들이 해상초계기에 탑승하고 4910마력의 터보 프롭(TURBO PROP) 엔진 4개가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해상초계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비상출격은 통상 1시간 내에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채 50분이 걸리지 않았다. 평소 단내나는 반복훈련이 이뤄낸 결과다.

 해상초계기는 보슬비와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목표 궤도에 도달했다. 승무원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전술통제·항법통신·음향조작·전자조작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어 경비작전에 투입된 4400톤급 한국형 구축함 최영함(DDH-981)과 교신을 주고받으며 적 잠수함 잠항(潛航·잠수함이 수중에서 항해하는 것) 예상 위치로 접근했다.
 

 ▶전우가 목숨으로 지킨 바다 절대 사수

 “P1, P2. P3에 58번, 59번, 60번 소노부이 장착!” “스탠바이~. 나우! 나우! 나우!”

 전술통제관(TACCO)이 표적 예상 위치를 중심으로 수동 소노부이(Sonobuoy) 투하를 하달하고, 해상초계기가 고도를 100m 이하로 낮추자 무장 조작사가 소노부이를 투하했다. 소노부이는 바다 위에 뿌려 수중 음파를 탐지하는 일종의 소형 소나(Sonar)다.

 “자기탐지장비(MAD) 탐색!”

 해상초계기 꼬리 부분에 장착한 근거리 자기탐지기가 자성을 가진 물질과 접촉할 때 지구 자장이 왜곡되는 것을 탐지해 나갔다. 이어 해상초계기 분석장비에 각종 정보가 표시되자 음향 조작사들이 음파를 분석해 미식별 접촉물 위치를 한 치 오차 없이 찾아냈다.

 항법통신관이 상급 부대로부터 인근 해역에 아군 및 우군 잠수함 활동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전술통제관은 접촉물을 적 잠수함으로 판단, 즉각 부상(浮上)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적 잠수함은 묵묵부답이었다. 전술통제관은 상급 부대에 공격인가를 요청했고, 상급 부대는 어뢰 공격을 허가했다.

 “전 승무원 3분 후 어뢰 공격 예정! 어뢰 투하 준비!”

 어뢰 투하는 비록 절차 훈련으로 진행했지만 승무원들은 해상초계기가 목표물 주위를 저고도 선회 비행하는 찰나를 이용해 어뢰발사 준비를 마쳤다.

 “어뢰 투하 완료! 공격 결과 확인 중!” “현시각 수중 큰 폭발음 청취! 잠수함 소실!”

 손에 땀이 밸 듯한 긴장감을 맛보게 해 준 해상초계기 비상출격 및 대잠작전은 가상의 적 잠수함을 수장시키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훈련을 진두지휘한 전술통제관 이우형 소령은 “적 잠수함이 영해를 침범한다면 바로 그곳이 무덤이 될 것”이라며 “우리 승무원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지속 시행해 전우가 목숨으로 지킨 조국의 바다를 끝까지 사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잠폭탄 도입 등 작전수행능력↑

 해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 해상초계기 작전구역을 북쪽으로 확대했다. 서해의 얕은 수심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적 잠수함 특징을 감안, 단 한 뼘의 침범도 용납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에서 나온 조치다.

 해군은 또 적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마련했다. 대잠폭탄이 바로 그것. 해상초계기는 부상하거나 수면 근처에서 잠망경 항해를 하는 잠수함에 대한 공격 수단이 없다. 어뢰는 일정 이상의 심도에서만 작동·타격하기 때문이다.

 해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공군 전투기가 운용하는 Mk-82 폭탄을 해상초계기에 장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k-82 폭탄은 재고량이 많아 별도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 장점도 보유했다. 해군은 2011년부터 Mk-82 폭탄을 도입, 잠망경 항해 중인 잠수함을 바로 타격할 수 있는 대잠폭탄으로 활용 중이다.

 해군은 현재 16대의 해상초계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인 8대는 2010년 10월 작전배치한 P-3CK다. 이 기종은 기존 해상초계기에 비해 표적 탐지·식별능력이 5배 이상 정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통해 남한 면적의 3배가 넘는 동·서·남해 30만㎢ 해역을 24시간 감시한다.

 해상초계기는 적 해안포·다연장포 사정거리 밖에서 작전수행과 공격이 가능하다. 더불어 첨단 레이더와 전자전 및 탐지장비로 잠수함을 찾아낸 후 어뢰로 공격하는 등 보다 신속하고 독립적인 대잠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1998년 해안으로 침투하던 북한 반잠수정을 욕지도 근해에서 격침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6항공전단 관계관은 “해군 유일의 항공부대인 전단은 한반도 전 해역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도발해도 가장 먼저 격멸할 수 있는 전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병노 기자  trylover@dema.mil.kr, 사진 = 이헌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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