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다운 용모·개성 팍팍…‘계룡대 스타일’
- <11>계룡대 근무병사 대상 이발봉사 컷사모<커트를 사랑하는 모임>
매주 화요일 250여명 머리손질 병사들의 외적 군기·사기 증진
<이미용 봉사단체 컷사모 회원들이 12일 계룡대에서 지속적인 무료봉사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황규수 상사>
<컷사모 회원들이 12일 계룡대 복지회관 병사 이발소에서 병사들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사각사각 가위질, 샤방샤방 내 얼굴
“사각사각! 위~이이잉!”
따사로운 햇살과 봄바람이 두툼한 겨울 외투를 벗게 한 12일. 계룡대 복지회관 2층 병사 이발소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충북 청주시 이미용 봉사단체 ‘커트를 사랑하는 모임’(컷사모) 회원 16명이 계룡대 근무 병사들을 대상으로 이발봉사를 온 것.
“옆머리는 일자로, 앞머리는 최대한 조금만 깎아주세요.”
“조 병장님은 동그란 얼굴형이라 옆머리를 일자로 올려치면 두상이 더 커 보여요.”
계룡대근무지원단 관리대대 조형준 병장과 미용사 정인성(여) 씨가 실랑이 아닌 승강이를 벌였다. 대화를 이어 가던 두 사람은 타협점을 찾은 듯 잠시 후 이발기구(바리캉) 소리가 들렸다. 이발을 마친 조 병장은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는지 정씨에게 연방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조 병장은 “그동안 외출·휴가 때마다 미용실에서 1만5000원을 주고 머리를 손질했는데 그에 못지않은 것 같다”며 “제 얼굴형에 맞는 커트법까지 조언해 주셔 정말 기분 좋다”고 흡족해했다.
정씨는 “봉사를 오면 하루 평균 20명 정도 이발을 하는데 90% 이상이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며 “신세대 병사 취향과 얼굴형을 고려해 잘라주면 모두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매월 평균 병사 1600여 명 무료 혜택
헤어스타일은 자신 만의 개성을 연출하는 중요한 요소다.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는 더욱 그러하다. 20대 초반이 대부분인 병사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계룡대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이발에 대한 고민을 접었다. 컷사모 회원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방문해 개성 넘치는 헤어스타일을 완성해 주기 때문이다.
컷사모 이발봉사는 계룡대근무지원단이 병사들의 외적 군기와 사기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찾아낸 묘안이다.
계룡대에는 2200여 명의 병사가 근무하지만 이발병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된 혜택을 누릴 수 없었다. 병사들은 이로 인해 외출·외박·휴가 때 거금을 들여 민간 헤어숍에서 머리를 자르는 경우가 많았다.
부대는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무료 이발봉사단체를 수소문했다. 그러나 계룡대 인근지역 단체는 비용·시간 등을 이유로 지원 불가 통보를 했다. 그러던 중 청주시 소재 컷사모를 알게 됐고, 이들은 흔쾌히 무료 이발봉사 자매결연을 했다.
컷사모는 이미용 자격증을 보유한 35명으로 구성된 이발봉사단체다. 직접 미용실을 운영하는 회원도 있지만 자영업·주부·목사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형성됐다. 이들은 지난달 19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계룡대에서 5시간 동안 병사 250~300명에 대한 이발봉사를 진행한다.
이발봉사는 채 한 달이 안 됐지만 현재까지 컷사모의 손을 거친 병사는 1000여 명에 달한다. 부대는 매월 평균 전체 병사의 70%가 넘는 1600여 명이 혜택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컷사모와 자매결연을 추진한 이헌상(중령) 관리대대장은 “무료 이발봉사는 병사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게 특징이다”며 “앞으로도 장병들의 외적 군인자세를 확립하면서 사기·복지를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발굴·도입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가 더 만족” 이구동성
컷사모 회원들은 1인당 하루 평균 20명씩 쉴 틈 없이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특히 나이 어린 병사들이 대상이지만 나라를 지킨다는 것에 보답하기 위해 존칭을 사용하는 등 언행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또 이발병에게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다.
컷사모는 계룡대뿐만 아니라 청주시 사회복지시설과 충북 진천군 소재 군부대 등 여러 곳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다닌다. 이들은 그러나 이구동성으로 계룡대 봉사활동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컷사모 오종진 회장은 “부대에서 왕복 차량과 점심을 제공해줘 감사하고 이제 한 달에 불과한데도 국방가족이라고 칭찬해줘 부끄럽다”며 “봉사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회원들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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