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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자료

나라 잃은 광부들의 슬픈 이야기

■ 강원도 정선, 사북탄광과 화암동굴

 

필자는 최근 가족과 함께 강원도 정선을 다녀왔습니다. 정선 아리랑으로 유명한 강원도 정선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더불어 카지노와 레일바이크 등의 관광산업으로 외부인들의 방문이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강원도 정선은 이러한 관광산업이 일어나기 전에는 관광지이기 보다는 인근 태백과 더불어 광부들이 모여살던 지역이었습니다. 특히, 정선의 사북탄광은 동양최대의 탄광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4년 폐광 때까지 정선의 지역경제의 한 주축이었습니다.

 

 

지금은 사북유물전시관을 통해 그 흔적을 방문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는 곳입니다. 사북유물전시관에는 관련 유물들이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 석탄을 캐내던 광부들의 땀 내음과 애환을 겪었던 광부들의 이야기를 전해지는 듯 하였습니다. 석탄을 캐내는 벌이를 통해 자녀들을 교육시키던 지난 세대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 아플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듯 가난을 벗어 나기 위해서는 칠흑 같은 탄광속으로 들어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조금 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 강점기때 탄압을 받으면서 정선군 일대에서 지하자원을 채굴했다고 합니다. 바로 그 현장이 화암동굴인데, 지금은 화암동굴을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다듬어져 있는 국내최초의 테마동굴이지만 이 곳 또한 지난 아픔들이 서려져 있는 곳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5개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되어졌으며, 첫번째는 역사의 장으로 일제강점기때 광산개발 당시의 과정 및 애환이 담긴 광부의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금맥따라 365라는 이름으로 상부갱도와 하부갱도를 연결하는 365개의 아찔한 계단을 내려가는 코스로 되어있습니다. 세번째는 동화의나라로서 금깨비와 은깨비라는 캐릭터르 통해 금광 개발과 금의 가치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네번째는 금의 세계로서 순금괴를 비롯하여 다양한 금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자연의 신비로서 천연종유굴의 신비를 관람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첫번째 테마에서는 일제 강점기때에 나라 잃은 백성들이 강제로 이 곳으로 끌려와 금을 캐는 광부로 생활했던 아픔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화암동굴 곳곳에 도깨비 캐릭터를 도입하여 동화적 요소를 연출한 도개비 금광, 황금공장 등으로 구성된 동화의 나라가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곳에 위치한 화암동굴 입구까지 모노레일이 설치 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방문하기에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절 가파른 계단을 오르던 선조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특히 채굴된 높이를 보면 당시 비명에 죽어나간 선조들이 떠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높이 10m로 골짜기 같은 곳에서는 금맥을 캐던 선조들이 유난히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그들의 혼들이 아직도 이곳에 남아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으스스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국력이 강했다면 이들이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갱도를 통해 조금도 깊숙이 들어가다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갱도를 지나 급경사를 이루는 365개의 아찔한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지나가면 타원형의 넓은 지하광장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화암동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곳에는 종유석 등 대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눈치를 챘을지 모르지만 화암동굴은 특이하게도 화암동굴은 갱도+천연동굴의 모습을 갖고 있고, 굴 입구에서 200m정도는 옛날 갱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화암동굴은 일제 강점기인 1934년 금광을 파 들어가다가 발견되어졌다는데,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동굴내부에서는 동양에서 제일 큰 황금빛 종유벽(2,800m2) 등 갖가지 종유석을 볼 수 있는데 지금도 종유석이 생산되고 있는 국내유일의 동굴이라고 합니다. 동굴에 오시면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통해 종유석과 석순이 자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저마다 기념촬영을 하기 바빴습니다.

 

태고의 동굴 생성물이 잘 보전되어 아직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화암동굴은 금과 대자연, 동화속의 나라가 함께 어우러지는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동굴로 우리 선조들의 애환과 함께 자연의 성숙해짐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이번 여름에 강원도 정선을 방문한다면 사북유물전시관과 화암동굴을 찾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 화암동굴 입장시간 정보

- 동절기 09:00 - 17:00 (16:00까지입장)

- 하절기 09:00 - 18:00 (17:00까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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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종근 기자 (국방홍보원 블로그 '어울림' 기자단)